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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영업사원, 공기업 직원 되기 위해 선택한 현실 방법

조회수 2020. 11. 2. 18: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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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가구영업팀 3년 반 재직

폴리텍대 입학, 전기 기술 배워 

한국전기안전공사 취업 성공


하던 일을 그만두고 뒤늦게 다른 대학에 입학하는 선택을 하는 건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만두는 직장이 대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한샘 퇴사 후 폴리텍대에서 기술을 배워 한국전기안전공사에 취업한 최성현(32)씨를 만났다.

출처: 본인제공
최성현씨
수능점수 맞춰 대학 진학, 한샘 입사

고등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수능점수에 맞춰 남서울대 국제유통학과에 입학했다. “원래 다른 대학이 목표였지만 재수는 하기 싫었어요. 이왕 들어온 것. 열심히 대학생활을 하기로 했습니다.”


연극 동아리, 댄스동아리 등 활동을 하면서 학교 홍보 모델도 했다. 공부도 열심히 했다. “다시는 공부로 후회하고 싶지 않았어요. 시험기간이면 새벽까지 공부해 매번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4년 간 전액장학금을 받았고요. 졸업 평점은 4.5점 만점에 4.4점을 받았습니다.”

출처: 본인제공
대학시절의 최성현씨


졸업 후 한샘 입사에 성공했다. “가구영업팀에 배치됐습니다. 한샘플래그샵에서 고객들께 가구, 인테리어, 벽지 등을 상담해드리고 영업하는 업무를 맡았어요. 일이 성격에 잘 맞았습니다. 덕분에 담당 분야 매출이 잘 나왔고요. 사내 고객 서비스상을 2번이나 받았습니다.”

기술인 되고 싶어 폴리텍대 진학

그런데 만족스럽지 않았다. 업무 강도가 너무 높고,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생각이 늘 머리를 맴돌았다. “항상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어요. 일단 힘들었습니다. 아침 9시 출근해서 저녁 10시까지 일하는 날이 많았고요. 고객을 응대하는 직업 특성상 주말에 일하고 평일에 이틀 쉬는 근무 체계도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쉬는날에도 고객 전화가 계속 와서 편하게 쉴 수 없었죠. 몸과 마음이 서서히 지쳐갔습니다. 장기적으로 영업이 전망 있는 일이 아니란 생각도 계속 들었습니다. 결국 3년 반만에 회사를 나왔습니다.”

출처: 본인제공
최성현씨는 한샘 재직시절 고객 서비스대표상을 받았다.


여러가지 다른 일을 알아 봤다. 전문성 있으면서 오래 일할 수 있는 기술인이 돼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 중에서도 전기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어떤 산업이건 전기가 쓰이지 않는 곳이 없고, 일상 생활에도 가장 필요한 게 전기니까요. 전망이 계속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천 등을 통해 한국폴리텍대학 하이테크과정을 알게 됐다. 학사학위를 취득한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한 10개월 기술교육과정이었다. “당장 기술을 배워 취업해야 하는 저에게 딱 맞는 교육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커리큘럼이 전기 기초와 실습으로 구성돼 있어서, 초보자도 전문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게 보였죠. 바로 전주에 위치한 한국폴리텍대학 신기술교육원 스마트 전기에너지과에 지원해서, 29살에 입학했습니다.”

출처: 본인제공
한샘 재직시절의 최성현씨
새벽 2시까지 공부, 한국전기안전공사 합격

문과출신이라 기술 공부가 쉽지 않았다. 새벽까지 공부하는 수 밖에 없었다. “직장에서 승진하며 잘 살고 있다는 친구들 소식이 계속 들려왔어요. 늦은 나이에 새로 시작한 저로선 무척 초조해질 수 밖에 없었죠. 열심히 공부해서 빨리 기술인이 돼야 겠다는 생각만 계속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기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는 상황이었죠. 공부가 너무 어려워 포기할까 고민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고, 결국 열심히 공부하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마음 다잡아가며 낮에는 학교에서 이론과 실습수업을 들었고, 이후 숙소 돌아와 새벽 2시까지 복습하는 일상을 반복했습니다.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교수님께 여쭤보면서 이해할 때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어떤 수업이 가장 큰 도움이 됐나요.

“기초이론 수업이요. 전기 기초 개념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출발했으니 당연합니다. 회로이론, 전기기기, 전기자기학 등 기초를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구성돼 있어서 개념을 확실히 잡을 수 있었습니다. 실습수업도 좋았습니다. 태양관 판넬 작동원리, 전류의 흐름 등을 배울 수 있도록, 실습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서 빠르게 관련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본인제공
한국전기안전공사 신입교육원 연수에서 동기들과 찍은 모습


전기 기술을 배우면서 자격증도 3개 취득했다. “전기기사, 전기공사기사,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능사(태양광) 자격증을 땄습니다. 토익도 열심히 공부해 850점을 받았어요. 절실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했더니 다 가능하더라구요. 마음을 굳게 먹고 하고자 한다면 다 이룰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죠.”

전기기술사 취득, 전기 전문가 꿈

하이테크과정 졸업과 함께2019년 3월 한국전기안전공사에 지원해 합격했다. “기술 배우기로 결정할 때부터 목표는 단연 공기업이었어요. 한국전기안전공사 공개채용 공고가 가장 먼저 나더라고요. 그래서 지원했더니 바로 합격해서 놀랐습니다. 폴리텍 교수님들께 받은 취업 특강 수업과 면접 팁 전수가 많은 도움이 됐어요.”

출처: 본인 제공
성현씨는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 전기설비안전진단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 전기설비 안전 진단 업무를 맡고 있다. “빌딩 등 건축물의 전기선반이나 고속도로의 분전반 등의 안전성을 점검하는 일이에요. 감전 사고나 전기로 인한 화재를 방지하는 일이죠. 이제 2년차니 선배들께 업무를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이라 보람이 큽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일단 열심히 업무를 배워 역량 있는 인재가 되고 싶습니다. 추가로 건축전기설비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어요. 가장 어려운 자격증 중 하나죠. 40대가 되기 전에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전문성을 키우고 싶습니다. 자격증 취득 후에는 전기 전공으로 석사 공부도 할 계획입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전기 전문가가 꼭 되겠습니다.” 


/박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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