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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영 나와 KT 퇴사한 후 '창고 관리' 하는 이유

조회수 2020. 11. 2. 20: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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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데이터 기반 온라인 물류처리 대행 플랫폼

KT 다니다 퇴사, 대학내일로 옮겨 성장기업 경험

인플루언서 커머스 성장 자극 얻어 창업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지난해 134조원을 넘어섰다. 인플루언서(온라인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가 온라인 시장의 신흥 판매자로 자리잡으면서 중소형 온라인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 흐름을 미리 읽고 AI 물류 종합대행 플랫폼을 개발한 콜로세움코퍼레이션(콜로세움)의 박진수 대표를 만났다.

출처: 콜로세움
박진수 대표
AI데이터 기반, 온라인 주문 처리부터 반품까지 처리


자체 창고가 없는 온라인 판매자는 창고를 가진 창고주에게 물류 위탁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주문부터 배송까지 과정이 길고 번거롭다. 우선 고객이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주문하면 판매자는 창고에 재고가 있는지 확인부터 요청해야 한다. 주문에 대해 즉각 대응이 가능하려면 평소 관리가 잘돼 있어야 한다. 물건이 확인되면 창고주는 제품을 포장해서 택배사에 배송 요청 등을 진행하게 된다. 세세하게 점검하지 않으면 사고가 나기 쉽다. 특히 다양한 제품에 대한 주문이 한꺼번에 들어오거나, 반품 요청까지 맞물리면 상황이 무척 복잡해진다.


콜로세움은 AI 물류 종합 대행(풀필먼트) 플랫폼 ‘콜로’(Colo)를 개발했다. 중소형 판매자와 중소형 창고주를 연결해 온라인 물류의 모든 과정을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출처: 콜로세움
온라인 판매자가 주문정보를 업로드하면 주문 처리부터 제품보관, 포장, 배송, CS, 반품까지 모두 콜로가 대행한다.


콜로는 평소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재고 관리를 하면서, 온라인 판매자가 주문정보를 업로드하면 주문 처리부터 포장, 출고, 배송 등 물류와 관련한 모든 절차를 대행해준다.


배송 의뢰를 마치면 송장정보를 판매자에게 전달해 매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CS, 반품 등 사후 관리도 전담한다. “실시간 재고 확인도 가능해서요. 온라인 판매자는 평소 물류 걱정없이 개발과 마케팅만 집중하면 됩니다. 개인 온라인 판매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젊은세대 마케팅 관심

박진수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KTF·KT에 입사해 마케팅전략과 상품·요금기획 업무를 맡았어요. 4년동안 휴대폰 데이터 요금 설계와 기획, 마케팅을 담당했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외활동 프로그램도 담당했어요.”


젊은 세대를 상대로 하는 일을 하면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외 협력 파트너를 찾다가 대학내일 대표님을 만나게 됐어요. 대학생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만들면서 광고를 유치하는 매체죠.”

출처: 콜로세움
사업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박 대표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전격 이직을 결정했다. 처음 매니저로 시작해, 20대연구소장, 인재경영팀장 등을 역임했다. “채용, 인사평가, 사내 보고 체계 등의 시스템을 만들면서 다양한 신사업 추진도 맡았어요. 20대연구소장을 할 때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 변화를 직접 연구할 수 있었죠. 그사이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8년 간 회사 있으면서 매출 500억 규모로 급성장하는 것을 경험했죠.”


회사 성장을 주도하면서 창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창업에 대한 꿈이 늘 있었어요. 다만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요. 작은 기업이 크게 성장하는 걸 경험하면서 창업에 대한 간접경험을 한 것 같아요. 하나의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기까지 어떤 일이 필요한지 등을 알게 된 거죠. 이제 창업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처: 콜로세움
박 대표와 콜로세움 직원들


사업 아이디어는 이커머스 시장을 분석하면서 얻었다. “인플루언서들이 개인 판매자가 돼서 젊은 소비자들을 상대로 물건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어요. 개인 판매자들은 주문이 50건만 넘어도 재고와 물류 관리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대행할 곳을 찾게 되는데요. 개인 판매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종합 물류대행 서비스가 의외로 없더라구요. 유통 대기업들이 자체 창고를 통해 물류 대행을 하지만 대량 유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개인 판매자에게 맞지 않거든요. 제가 한 번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시간·비용 크게 단축
출처: 콜로세움
인공지능을 통해 배송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한다.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주말마다 유통물류업계 지인과 함께 전국 각지의 창고를 견학하고, 물류 시스템을 분석해 사업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오랜 기간 준비한 덕에 자신감을 얻고 2019년 5월 콜로세움을 창업했다. 두 달 후인 7월 콜로 베타버전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5월 1차 버전 출시에 성공했다. 주문처리부터 배송까지 복잡했던 물류 과정을 자동화해서, 온라인 판매자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제품을 여러 유통채널에서 제품명까지 다르게 해 판매하는 사업자가 많은데요. 물류 단계에서 제품명을 일일이 대조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 일을 저희는 다양한 제품명도 하나의 품목코드로 관리해서, 자동으로 출고할 수 있도록 단순화했습니다.”

출처: 콜로세움
콜로세움이 관리하는 창고 내부 모습


중소형 창고의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비용 부담도 낮췄다. “전국적으로 중소형 창고가 크게 늘어 공실 문제가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자체적으로 창고를 짓기 보다 중소형 창고들의 공실을 활용하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각종 고정비 부담을 확 낮출 수 있거든요. 그 덕에 택배비, 포장작업비, 보관비 등을 포함해 최저 2500원으로 건당 물류 이용료를 책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출처: 콜로세움
상품 품목에 따라 전문화된 인력을 채용해 물류 처리를 하고있다.


중소형창고의 설비투자 대행도 한다. “창고에서 효율적으로 배송 작업을 하려면 제품인식, 센싱, 촬영 등에 필요한 설비가 있는데요. 저희 콜로를 기본 시스템으로 해서 자동화 환경을 만들어 드립니다. 창고 내 재고 파악부터 원할한 피킹(창고에서 상품을 꺼내는 것), 평소 동선 관리 등을 세부적으로 제안하죠. 그러면 주문 접수부터 포장, 송장 처리까지 평균 2시간 이상 걸리던 것을 약 40분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건비 등이 줄면서 결과적으로 관련 비용이 최대 30% 정도 내려갑니다.”

선도 물류기업 목표

서울, 경기, 충청 등 권역에 12개의 창고를 관리하고 있다. 상온, 콜드체인, 특수포장 등 다양한 유형의 물류서비스를 한다. 누적 물류처리량은 28만건을 돌파했고,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5개 운송사와 협력을 맺고 있다.


2019 물류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1위인 국토교통부장관상을, KDB 2019 스타트업 프로그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아산나눔재단 창업지원센터 2020년 상반기 입주 스타트업에 선정돼 서울 역삼동에 있는 마루180에 입주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대표 기술 기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도 선정됐다.

출처: 콜로세움
KDB 2019 스타트업 프로그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앞으로 계획은요.

“전국 단위 창고 네트워크를 40개 이상 빠르게 확장 구축할 예정입니다. 고객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아 시스템 고도화에 집중하겠습니다. 서비스, 기술개발, 창고관리 등의 인력을 추가 채용해 전문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이커머스의 키는 물류입니다.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게 물건을 배송하는 지가 이커머스 시장의 키라고 생각해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물류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출처: 더 비비드
박진수 대표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언이 있다면요.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일단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물론 쉬운 길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도전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싶게 할 수 있을 겁니다. 다양한 업무와 사업에 부딪치면서 얻게 되는 배움은 그 깊이부터 다를 겁니다. 정부의 다양한 창업 지원제도가 있어요. 명확한 사업 아이디어와 시장조사가 돼 있다면, 정부지원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아이템과 의지, 그리고 함께 할 사람들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훨씬 나을겁니다.”


/박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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