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뚜기 제발로 나온 여자, 두 번 실패 끝 성공한 12억원 아이디어

조회수 2020. 10. 19. 22: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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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체형에 맞춰 제작한 카시트 목베개

두 번의 창업 실패 후 내 브랜드 상품 개발

미국과 일본 수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스타트업계도 여성 전성시대입니다. 여성 창업자들의 성공 비결을 들어 보는 ‘스타트업 여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우리나라 경제의 당당한 일원으로 활동하는 여성 창업자들을 함께 응원해 보세요.


사업에 실패한 후 다시 일어서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카페와 무역 도소매 사업에 연이어 실패한 뒤, 유아동 카시트 목베개를 개발해 재기한 컬쳐메이커스의 손원영 대표를 만났다.

출처: 컬쳐메이커스
손원영 컬쳐메이커스 대표
오뚜기 출신이 개발한 카시트용 목베개

컬쳐메이커스는 유아동 아웃도어 라이프 브랜드 ‘마마푸메’를 운영한다. 주력 상품은 아이들이 카시트에 앉을 때 목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만든 카시트용 목베개다. 아이들 목 체형에 맞춰 앞쿠션은 두텁게 뒷부분은 얇게 만들어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맘카페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온라인몰(https://bit.ly/3k3104d)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손원영 대표는 식품회사 출신이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으로 오뚜기 온라인 영업팀에 입사했어요. 오프라인 판매 채널에서 온라인 신규채널로 확대하는 영업 업무를 담당했죠. 2년동안 경력을 쌓은 후 풀무원으로 이직해 마케팅 업무를 맡았어요. 만두 신제품 기획, 프로모션 등을 담당했습니다.”

출처: 컬쳐메이커스
박람회에서 외국 바이어와 상담하는 손 대표
투잡으로 창업 시작, 두 번의 실패

회사를 다니면서 첫 창업에 도전했다. “대학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나이 들어 은퇴 후 창업하게 되면, 실패할 경우 돌이키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살이라도 젊을 때 빨리 창업해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첫 창업 아이템은 프랜차이즈 와플카페. “직장을 다니면서 관리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것을 할 수는 없었어요. 한 와플카페 프랜차이즈 선택했습니다. 9평정도 규모로 한 대기업 본사 근처에 자리잡았죠.”

출처: 컬쳐메이커스
고객선호브랜드를 수상한 손원영 대표


잘됐다. 한달 순수익으로 600만원이 나왔다. 1년 정도 하자 회사 업무와 병행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곧 위기가 왔다. “주 고객층인 근처 대기업 건물 안에 카페가 생기는 거에요. 이후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했습니다. 본사가 공급하는 와플 원재료 가격이 비싸서, 회전이 잘 되지 않으면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였죠. 결국 2년 만에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포기할 수 없었다. 두번째 창업으로 해외무역 도소매 유통에 도전했다. “의류, 액세서리 등을 해외에서 가져와 유통하는 일이었어요. 한 스웨덴 액세서리 브랜드와 독점 계약을 해서 백화점에 납품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져온 제품이 우리나라 여성들이 좋아하는 스타일과 맞지 않았어요. 연매출이 1000만원도 나오지 않으면서 1년 반 만에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출처: 컬쳐메이커스
유아동 카시트용 목베개
'내 제품'에 도전, 카시트용 목베개 개발

한 번 더 해보기로 했다. “잇따라 사업실패를 겪으면서 내가 직접 상품을 개발해서 내 브랜드를 만들어야 겠다는 결심이 섰어요. 길고 어렵더라도, 결국엔 내 상품이 있어야 내가 모든 걸 컨트롤하면서 오래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카시트에 앉은 아들의 목이 심하게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카시트가 아이들의 체구에 비해 굉장히 큽니다. 차로 이동할 때 급출발이나 급정차시 아이 목에 큰 충격이 가해지죠. 그래서 손으로 목을 받쳐주거나 어깨에 수건을 넣어줘야 합니다. 카시트용 유아 목베개가 있으면 좋은데, 찾아보니 없더라고요. 맘카페에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많았습니다. ‘이거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처: 컬쳐메이커스
카시트용 베개를 한 모습(왼쪽)과 하지 않은 모습 비교


아이들 체형에 맞춘 디자인으로 개발했다. “뒷쿠션은 얇게 만들었어요. 뒤로 기댔을 때 불편함이 없죠. 앞쿠션은 두텁게 만들어서 어깨와 머리사이를 지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급정거할 때 앞으로 목이 꺾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죠.”

 

앞 쿠션의 고정력을 강화하기 위해 똑딱이를 활용했다. “쿠션 안쪽의 똑딱이를 고정하면 빠지지 않아 안전하도록 했습니다. 아이들 체격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도록 S사이즈(6개월~36개월), M사이즈(48개월~7세)로 세분화해 만들었습니다.”


원단은 고민 끝에 아이들 땀띠를 막을 수 있는 원단으로 선택했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체온이 높고 땀을 많이 흘려요. 면 소재 베개에 땀이 고이면 땀띠가 생기게 되죠. 열심히 동대문 등을 돌아다니면서 흡한건성 원단을 찾았어요. 땀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일반 섬유보다 30% 빠르게 땀을 배출시켜서 오랜 시간 착용해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죠. 항균 기능도 있습니다.”

출처: 컬쳐메이커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우먼 정경미(왼똑)와 정주리씨가 카시트용 목베개를 소개하는 모습
매출 12억원 달성…미국, 일본 수출

온라인몰(https://bit.ly/3k3104d)출시 이후 맘카페에서 입소문이 났다. “아이들 목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잘 받쳐준다는 후기가 나오면서 저절로 홍보가 됐어요.”


제품이 알려지면서 현대백화점 입점에 성공하고, 일본과 미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불안정했던 매출은 작년 12억원까지 뛰었다.

출처: 컬쳐메이커스
카시트용 베개를 착용한 어린이


-앞으로 계획은요.

“수출 확대가 가장 중요합니다. 독일과 영국에 수출하기 위해 바이어와 미팅이 잡혀있습니다. 유럽 수출에 성공하면 동남아시아도 공략할 계획입니다. 아이를 위한 다양한 차량 용품을 개발해 상품영역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조언이 있다면요.

“사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고 창업하기를 추천해요. 온라인 몰로 사업하면 물건을 판매해도 30일 후에 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 사이를 버틸 수 있는 여유자금이 필요하죠. 다양한 현장과 박람회를 찾아가서 업계 관계자를 만나는 것도 권하고 싶어요. 궁금한 것을 직접 물어보면서 새로운 정보도 얻고 인맥도 구축해 나가다 보면 서서히 노하우가 쌓일 겁니다.”


/박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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