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LG 옛 영광 '초콜릿폰' 개발자, 15년 뒤 한 의외의 선택

조회수 2020. 9. 22.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나도 교수될 수 있을까

현재 하는 일에 전문성을 쌓아 학위도 따서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이 많다. 얼마나 실현 가능한 일이고, 또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일까. 직장인 출신으로 교수의 꿈을 이룬 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경북 영천)의 박주열 교수와 김현돈 교수를 만나 비결을 들었다.

출처: 한국 폴리텍 대학
(좌)한국폴리텍 로봇캠퍼스 전경과 (우) 로봇관


한국폴리텍대학은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근로자의 직업능력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에 따라 설립된 공공직업교육대학이다. 전국 39개 캠퍼스를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로 대학으로, 교수 인원만 1,077명이다.

로봇을 좋아했기에 가능했던 다채로운 이력

두 교수가 근무하는 한국폴리텍대학 로봇 캠퍼스는 국내 최초 로봇 특성화 대학이다.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1기 신입생 100명을 모집하고 있다. 신입생 전원 장학금을 지원한다. 두산로보틱스 등 로봇 분야 100개 기업과 학생 100명을 1대 1로 매칭했다. 입학부터 ‘1인 1기업 인턴제’를 운영해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보장한다.

출처: 더 비비드
(좌) 김현돈 한국폴리텍 로봇캠퍼스 로봇자동화과 교수와 (우) 박주열 한국폴리텍 로봇캠퍼스 로봇 IT과 교수


이곳 교수들은 대부분 풍부한 실무 경력을 갖고 있다. 박주열 교수는 아주대학교 전자공학부를 졸업했다. 한양대 전자컴퓨터통신공학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김현돈 교수는 고려대학교 제어계측 공학과를 나와 동대학원에서 임베디드 시스템과 로봇제어기술로 석사를 취득했다. 일본 교토대학교에서 문부성 장학생 신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로봇청각시스템 연구로 정보과학 박사를 취득했다.

폴리텍 교수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김현돈 교수) "박사 취득 후 LG전자의 전자기술원 ‘미래IT융합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5년동안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위한 음성 인터페이스 연구 개발을 맡았죠. 이후 에스원 융합보안연구소로 이직해서 이상음원 감지 알고리즘 개발과 생체인증(목소리) 출입시스템 연구 업무를 역시 5년 간 담당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로봇을 좋아해서 로봇과 관련된 일을 쭉 해온 셈인데요. 10년의 실무 경험을 쌓은 뒤 로봇을 더 연구하고 싶어서 미국 조지아텍 대학교로 건너가 AI와 로봇을 접목하는 기술을 연구했습니다.”

출처: 더 비비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좌) 박주열 교수와 (우) 김현돈 교수


(박주열 교수) "학사를 마치고 LG전자 이동통신연구소에 취업했어요. 휴대폰의 데이터 동기화 프로그램 만드는 일을 맡았죠. 당시 LG전자의 전략폰인 초콜릿폰 개발 등에 참여했습니다. 이후 철도 관련 회사로 옮겨서 10년동안 무인 열차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습니다. 현재 인천 영종도에서 운영되는 자기부상열차의 무인자동운전시스템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이후 빅데이터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회사를 다니면서 관련 석,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박사 학위를 딴 뒤 한양대 소프트웨어융합원에서 겸임교수와 소프트웨어 전담교수로 근무했습니다.”

현장 교육에 매력 느껴…학생들에게 기술 전하고파
출처: 더 비비드
인터뷰질문에 답변 하고 있는 박주열 교수
왜 대기업을 포기하고 교수가 되었나요.

(김현돈 교수) “대기업 연구소에 있으면서 ‘연구 주제가 지나치게 상용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철저한 분업 탓에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로봇에 관련된 보다 다양한 기술을 배우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렇게 공부를 더 해서 학위 취득까지 성공했고, 미래를 고민하던 와중에 한국폴리텍대학의 로봇특화 대학 신규교수 초빙공고를 발견했어요. 학생들에게 최신 로봇기술을 전달하는 일이 재밌을 것 같아 지원해서 교수가 됐습니다.”

출처: 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 공학관은 요소별 부품을 협동로봇(사람과 협업하는 로봇)을 이용해 조립하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박주열 교수) “한양대에서 소프트웨어를 가르치는 전담교수를 맡으면서, 대졸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직업훈련 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교육과정을 담당했죠. 그러면서 폴리텍 교수들을 만났어요. 직업교육과정에 대한 방향성을 전문적으로 제시해 주시더군요. 폴리텍대의 현장중심형 교육에 깊은 인상을 받아 지원했고 폴리텍대 교수가 됐습니다.”

출처: 한국폴리텍대학
한국폴리텍대 로봇캠퍼스 도서관 내부 모습
폴리텍대 교수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김현돈 교수) “무엇보다 현장 경험이죠. 현장에 바로 투입할 인력을 양성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 경험이 많아야 합니다. 로봇캠퍼스 교수들의 경우 대기업과 연구소 등에서 평균 15년의 근무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박주열 교수) “로봇산업이 워낙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실무 수업이 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로봇캠퍼스는 폴리텍대 중에서도 현장실습 수업 비중이 높고, 교수들에겐 최신 기술을 바로 전수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크게 요구됩니다. 학생들과 직접 부딪히면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교감능력도 필요합니다.”

팀 티칭 기반 융합형 프로젝트 수업 실시
출처: 더 비비드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김현돈 교수
로봇캠퍼스, 무엇이 다른가요?

(박주열 교수) “로봇에 필요한 모든 학문을 종합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에요. 로봇은 기계, 전기전자, 컴퓨터 공학 등 여러 학문을 복합적으로 배워야 작동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데요. 1학년 1학기 까지는 로봇기계과, 로봇전자과, 로봇 자동화과, 로봇IT과 등 4개의 세부 전공에 상관없이 같은 로봇 기초이론을 배우고요. 2학기부터는 철저하게 프로젝트 과제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학생과 교수가 팀을 형성하고 자유롭게 팀 단위 활동을 진행하죠. 작품설계, 제작, 시험평가, 결과 피드백, 작품완성, 교내(외) 경진대회 참여 순의 과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의욕을 고취할 계획입니다.”

출처: 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 공학관은 로봇 설계 디자인과 로봇 기구물을 조립할 수 있는 설비가 구축 됐다.


(김현돈 교수) “융합형 프로젝트 실습을 위해 캠퍼스의 공학과 전체(총 4층)를 로봇실습장으로 구축했어요. 제품 설계부터 빅데이터 수집과 관리가 한 공간에서 가능하죠. 1층은 로봇 도면을 설계해 로봇의 프레임을 만드는 작업, 2층은 프레임을 운영할 수 있는 전자회로를 만들 수 있는 실습장비가 있습니다. 3층은 완성된 프레임과 전자회로 기판 등 요소별 부품을 협동로봇(사람과 협업하는 로봇)을 이용해 조립하고 4층은 각 층의 로봇 공정을 모니터하고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모든 설비와 PC장치를 구축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4개 학과가 유기적으로 협업해 돌아갑니다. 다양한 실습 경험을 쌓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실습 위주로 로봇을 배우는 장점이 뭔가요.

(김현돈 교수) “복합적인 기초이론의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습득력이 빨라집니다. 현장에서는 로봇설치, 운영관리, 보수 등 여러가지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쉽게 응용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거든요.”


(박주열 교수) “다양한 융합 교육이 가능합니다. 실습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협동로봇분야 대표기업인 유니버셜로봇(UR) 코리아와 협무협약을 체결했어요. 국내대학 최초로 공인인증교육센터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로봇을 학습시키고,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 로봇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고급 수준의 실습 교육을 실시해 협동로봇 전문능력을 키워줄 예정입니다.”

학생과 기업이 모두 만족하는 인재 양성 계획
출처: 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 공학관은 로봇 공정을 모니터할 수 있는 PC장치도 구축됐다.
교수가 되기 위해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요.

(박주열 교수) “호기심이 있어야 하고요. 한 가지 학문을 장기간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산업 트렌드가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산업을 미리 예측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해당 트렌드를 미리 예상해 관련 학문을 지속적으로 공부하면, 관련 교수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더 빨리 교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김현돈 교수) “실무 경험은 기본이고요. 연구중심 대학의 교수가 되기 위해선 연구실적이 포함된 논문이 필요합니다. 정부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출처: 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 공학관은 로봇 프레임 만드는 장비와 전자회로를 만들 수 있는 실습장비도 있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김현돈 교수) “내년 3월 로봇 캠퍼스 개교를 앞두고 있어요. 당분간 학생모집과 신입생 지도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외국 대학과의 교류를 추진해서 재학생들이 방학기간동안 선진기술을 체험하고 또 해외취업에도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습니다.”

(박주열 교수) “1기 학생들을 제자로 맞이하기 때문에 열심히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있어요. 입학부터 로봇 기업과 학생을 매칭한 채용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생과 기업이 모두 만족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민지 에디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