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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첫 한인 태권 관장, 15만명 매료시킨 엉뚱한 발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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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도 회전하는 칫솔모로 저절로 ‘폰즈법 칫솔질’

두번의 창업 실패 후, 잇몸질환 고민하다 칫솔 연구

인도, 말레이시아 수출 앞둬

유명 스타트업 CEO들은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 출신의 기술적 배경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창업을 꿈꾸다가도, 유명 CEO들의 약력 앞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창업이 꼭 좋은 학벌과 아이디어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창업기를 소개하는 ‘나도 한다, 창업’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여러분들의 창업에 진짜 도움이 되는 피부에 와닿는 실전 교훈을 얻어 보세요.


사업에 실패한 후 다시 일어서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건설업과 화환 판매에 연이어 실패해 위기에 몰렸다가, ‘폰즈칫솔’을 개발해 특허를 내고 재기에도 성공한 그린테크롤의 이일주 대표를 만났다.

이일주 그린테크롤 대표

출처더 비비드


◇저절로 되는 폰즈법 칫솔질


양치질할 때 옆으로 세게 닦는 건 치아 마모의 원인이 된다. 미국 치과의사 알프레드 폰즈는 1900년대 초반 ‘폰즈법’이란 칫솔질을 고안했다. 둥글게 타원을 그리며 이를 닦는 것이다. 치아에 가는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치아 사이 잔여물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그런데 둥글게 타원을 그리며 닦는 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는 문제도 있다. 결국 옆으로 박박 닦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360폰즈칫솔’은 둥글게 돌아가는 칫솔모가 두 개 달려 있다. 옆으로 밀어주면 원형 칫솔모가 저절로 돌아간다. 나는 옆으로 박박 닦는데, 저절로 폰즈 칫솔질이 되는 것이다. 온라인몰(https://bit.ly/32pQT36) 등에 출시한 후 입소문이 나면서 3년 만에 15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사우디에서 태권도장 운영


이일주 대표는 원래 태권도 사범이었다. “9살 때 처음으로 태권도를 배우고 재미를 느껴서 성인이 돼서도 계속 했습니다. 태권도 공인 7단이죠. 대학 졸업 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태권도 사범까지 돼 4년동안 태권도 체육관을 운영했습니다.”

360도 수동방식으로 회전할 수 있는 두개의 원형 칫솔모로 만들어진 칫솔을 개발했다.

출처그린테크롤


어느날 사우디아라비아에 태권도장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1978년이었어요. 전세계인의 운동이 된 줄 알았는데 아직 태권도장이 없는 나라가 있다는 걸 알고 놀랐습니다. 곧 사우디로 건너가 태권도장을 세웠습니다. 12년 동안 운영했죠. 괜찮았습니다. 당시로선 꽤 큰 돈인 한 달 500만원 정도 매출이 나왔습니다. 제자도 1000명 이상 생겼고, 한국 태권도를 많이 알릴 수 있게 됐죠.”


1990년 걸프전이 터졌다. “저희 집 바로 앞에 폭탄이 터졌어요. 대사관에서 귀국하라는 지시를 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은연중 바라기도 한 일이었습니다. 12년 동안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많이 지친 상태였거든요. 고국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기로 했습니다.”


◇두 번의 창업 실패


첫번째 창업 아이템은 건설이었다. “아파트 건축을 위한 목형 골조를 만드는 하청을 했어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알게 된 건설업계 지인을 통해서 창업했죠. 지인을 믿고 시작했지만, 잘 모르는 분야라 수익관리에 실패하면서 창업 2년 만에 파산했어요. 창업을 하려면 해당 분야에 대한 철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두번째 창업 아이템은 화환이었다. 종이로 화환 만드는 방법을 1년 동안 연구해 특허까지 냈다. “틈새시장을 노렸어요. 하지만 기존 업자들의 견제가 너무 심해서 사업을 확장할 수가 없었어요. 결국 이 역시 3년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장애인올림픽 태권도 훈련장에 방문한 이일주 대표

출처그린테크롤


◇3년 동안 칫솔 연구


연이은 사업실패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잇몸이 약해졌다. “일반 칫솔모로 약한 잇몸을 닦으니까 출혈이 심해지면서 염증이 심하게 생기더라구요. 좋은 칫솔질을 알아보니 폰즈법이 있더군요. 그런데 귀찮아요. 순간 ‘이거다’ 생각이 들더군요.”


저절로 원을 그리듯 닦을 수 있는 둥근 모양의 칫솔모를 개발하기로 했다. “일자 형태인 일반 칫솔은 치아 사이에 칫솔모가 들어가기 어려워요. 두개의 원형 브러시 사이에 3mm간격을 뒀습니다. 칫솔모가 치아 사이로 깊숙히 삽입될 수 있도록 했죠.”


시행착오 끝에 두개의 원형 브러시를 다른 크기와 높이로 만들었다. 치아의 높낮이가 제각각이고 고르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것을 고려했다. 칫솔대는 ‘트라이탄’이란 소재로 만들었다. “칫솔을 화장실에 오래 두면 세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끓는 물에 소독하면 좋은데 칫솔대가 금세 휘어지죠. 트라이탄은 아기 젖병을 만드는 소재입니다. 끊는 물에 10초정도 담가 변형없이 소독할 수 있습니다.”

박람회에서 360폰즈칫솔을 시연하는 이일주 대표

출처그린테크롤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칫솔대와 칫솔모를 분리형으로 만들었습니다. 칫솔모가 나가면 칫솔모만 교체해서 쓸 수 있죠. 돈을 아낄 수 있고 환경에도 좋습니다.” 색상을 5가지로 다양하게 하고, 휴대하는 사람들을 위해 칫솔대 하단에 치간 칫솔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인도, 말레이시아 수출 앞둬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3년이 걸렸다. 세상에 없던 제품이라 특허도 받았다. 성인용, 유아용, 임플란트용으로 라인업을 짜고 출시했다. 박람회 등을 통해 열심히 홍보했다. “일단 신기하다는 반응이 첫째고요. 잇몸이 아프지 않고 출혈이 줄었다는 후기가 계속 나왔습니다. 곧 유통업체들 MD(머천다이저)에게서 입점 제의가 오면서 신세계 백화점, 세븐일레븐, 약국 등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수상도 했다. 2016년 특허청 주최 ‘서울국제발명전시회(SIIF)’에 입상했고, 2017년 같은 대회에서 동상을 받았다. 서울산업진흥원(SBA)에서 해외규격인증취득을 지원받아 친환경 인증을 받고, 미국 FDA 의료기기 1등급 인증도 받았다. 2020 대한민국 녹색상품에도 선정됐다. 덕분에 판매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온라인몰(https://bit.ly/32pQT36) 등에서 올해 15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왼쪽) 2016년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에서 상을 받고 있는 모습, (오른쪽) 발명대회에서 특허상을 받은 메달들

출처그린테크롤, 더 비비드


-앞으로 계획은요.

“중앙대학교와 협업해 구강관리 교육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어린이들에게 올바르게 이 닦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입니다. 해외수출도 곧 시작합니다. 말레이시아, 인도 바이어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원하는 분들께 조언 부탁드려요.

“창업 후 순이익이 나기전까지는 혼자 운영하는 걸 추천합니다. 처음부터 투자를 받고 직원을 둔다면 성장하는 데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 기술개발 자금도 적극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제품 출시 후에는 상품 설명을 가급적 자세히 쓰시고요.”


/박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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