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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라인’ 말 만든 여자, ‘일본의 자부심’에 도전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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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전문 기자 출신

사슴오일 원료로 녹유크림 개발

‘마유크림’ 본고장 일본서 인기...대만 시장 공략

경험은 최고의 사업 자산이다. 현장에서 시장을 연구하며 얻은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면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할 수도 있다. 뷰티 전문 기자, 프리랜서 뷰티 컨설턴트 경력으로 쌓은 지식과 인맥을 활용해 K 뷰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베터랩의 옥지윤 대표를 만나 창업 이야기를 들었다.

옥지윤 대표는 새로운 화장품 원료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

출처베터랩
<동의보감>과 에스키모인
피부관리법에서 힌트

지난해 2월 창립한 베터랩은 코스메틱 회사다. 창업 후 처음 내놓은 제품이 녹유(사슴 오일·deer fat oil)를 활용한 스킨케어 제품이다.


에스키모인들이 극도로 춥고 건조한 환경 때문에 피부가 트면 순록오일을 바르는 데서 착안했다. 사슴오일은 사람의 피부 지질 성분과 구성이 비슷해서 발림성이 좋고, 보습과 안색 개선에 좋다고 한다. 제품 출시 후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반응이 빠르게 왔다. 일본과 대만에서 먼저 입점 제안이 와서 히트를 쳤고, 러시아, 중국, 유럽 등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마유(말오일), 악어, 달팽이 등 쟁쟁한 동물성 원료 화장품 시장에서 의미있는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유크림 본고장으로 자부심이 큰 일본에서 인기가 있어 즐겁습니다.”

기자 시절 옥 대표의 별명은 '공부하는 뷰티기자'였다.

출처베터랩


옥지윤 대표는 연세대를 나와 잡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현재는 폐간된 쎄씨(Ceci)를 시작으로 여성중앙 기자, 싱글즈 뷰티 디렉터를 거쳤다. “별명이 ‘공부하는 뷰티기자’ 였습니다. 시간 나면 브랜드 홍보팀, 피부과 원장님, 제조사 연구진을 붙잡고 화장품 원료와 적용 기술을 배웠습니다. 독자에게 화장품을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알리고 싶었어요.”


기자로 활동했던 2000년대 초반에는 해외 브랜드가 뷰티 시장을 거머쥐고 있었다. “한국 브랜드가 부진한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되도록 한국 브랜드를 더 소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제 노력이 전해졌는지, 국내 화장품 업계 관계자분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V라인 용어 처음 만들어 써

화장품 개발을 논의하는 옥 대표

출처베터랩


얻은 지식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프리랜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전직했다. 제품의 콘셉트를 개발하고 스토리와 적절한 이름을 부여하는 일을 했다. “후, 수려한, 숨, 오휘 등 LG생활건강의 한방 브랜드의 컨설팅 작업을 했습니다. 압구정이나 청담동의 병원과 함께 제품을 만든 적도 있고요. 얼굴을 갸름하게 만들어주는 유럽 유명 브랜드의 세럼에 ‘V라인’이라는 수식을 최초로 도입한 사람이 저입니다.”


컨설턴트로 10년 활동하니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한국 브랜드들의 저력이 폭발하던 시절이었어요. 그 현장의 한가운데서 새로운 원료 이야기를 듣는 게 정말 즐거웠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피부에 좋은 원료를 소개하는 K 뷰티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사슴오일로 화장품 개발 도전

컨설턴트와 고객 사이로 인연을 맺은 옥지윤, 조영욱 대표. 두 대표는 연세대 동문이다.

출처베터랩


창업의 불씨를 지핀 일등공신이 녹유였다. 컨설턴트 시절 고객사였던 바이오스탠다드의 조영욱 대표가 녹유 원료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제품화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바이오스탠다드는 화장품 원료와 처방을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덩치는 작지만 독창적인 원료를 개발해 흥미롭다고 느끼던 찰나, 녹유 이야기를 듣고 반했습니다. 조영욱 대표님이 같은 대학 생명공학과 출신이라 친밀함도 느꼈고요.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에서 약물 전달 소재 연구도 하셨더군요.”


알고 보니 비슷한 제품을 쓰는 나라가 이미 있었다. “독일에 순록오일로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가 있더라고요. 이 오일보다 발림성이 좋은 게 녹유(사슴오일)라고 해서, 바이오스탠다드에서 녹유를 공급받아 화장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녹유는 조영욱 대표가 어릴적부터 관심이 있던 원료다. 함께 인터뷰에 참여한 조 대표는 “사슴농장을 운영하는 친척으로부터 ‘사슴 오일을 바르면 상처가 다 낫더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며 “효능을 직접 밝히고 싶어 2015년부터 녹유 원료화에 착수해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조영욱 대표는 연구개발한 내용을 현실에 적용하고 싶어 창업했다. 화장품 분야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성과가 빨리 반영되고 이 산업이 패션의 속성을 띠고 있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출처바이오스탠다드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이 뭐였나요.

“동물성 원료는 식물성 원료와 비교해 공정이 무척 까다롭습니다. 결국 완성품을 내기까지 4년이 걸렸는데요. 뉴질랜드의 국영 기업 파트너사인 사슴농장 원료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최적의 배합을 찾았습니다. 가장 큰 관건은 까다로운 정제 과정을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었는데, 바이오스탠다드의 연구원들이 그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 기술로 특허도 냈습니다.”


크림 등으로 완제품 출시를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했다. “녹유 외에 사차인치, 히알루론산, 황금추출물 등을 넣었어요. 이질감 없는 제형 덕분에 바르면 내 피부를 한 겹 더 덮는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원료 때문에 제형이 무거워지지 않을까 걱정이 있었는데, 산뜻하게 피부에 흡수되면서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주더라고요. 보습, 피부결 개선, 안색 개선, 피부보호 등 기능도 검증받았습니다.”

백년약방 제품 이미지

출처베터랩


이제 남은 것은 마케팅. “동의보감에 사슴오일로 종양이나 욕창을 치유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보스턴 의학과 외과 학회지에는 ‘심한 발가락 부상을 녹유 한 스푼으로 치료한다’는 논문이 실리기도 했죠. 이 스토리를 기반으로 고서와 기록물 속 녹유의 효용을 홍보 메시지에 넣기로 했습니다.” 찾아낸 스토리를 기반으로 뉴트로 감성 더마 기초 화장품 브랜드 ‘백년약방’을 론칭했다. 100년 전 전통과 민간의 피부관리법을 현대로 가져온다는 의미다. 

일본 도쿄 대형 쇼핑몰 진출

해외에서 먼저 백년약방을 알아봤다. “대만 온라인 패션쇼핑몰 3곳에서 연락을 받아 ‘K-뷰티 라이징 스타’로 소개되며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마유 크림의 본거지 일본에서 연락이 와 녹유크림 등을 일본 도쿄의 대형 쇼핑몰 뷰티 매장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야후재팬, 라쿠텐, 바이마 등 현지 오픈 마켓에도 진출했습니다. 소비자 취향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진출은 화장품 브랜드에게 의미가 큽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8월 론칭 행사를 시작으로 판매처를 확대하는 중이다. 국내 최대 뷰티 커뮤니티에서 마케팅을 진행해 호응도 이끌어냈다. “처음 느껴보는 질감인데 발림성과 보습력에 놀랐다는 반응이 가장 기분 좋았습니다.”

바이오스탠다드 연구실(왼쪽)과 백년약방 론칭 행사 당시의 모습(오른쪽)

출처베터랩


-앞으로 목표는요.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서 K 뷰티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백년약방의 제품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된 K-뷰티 홍보부스 행사에서 호평을 받아 유럽 CPNP(유럽 화장품 안정성 검사)도 진행 중입니다. ‘좋은 화장품은 무엇인가’란 소비자 고민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 브랜드, 한국의 좋은 원료와 숨겨진 비법을 발굴하는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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