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왜 시가총액 40위 기업을 통째로 날렸나

조회수 2020. 8. 20. 09: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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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개 사모펀드 환매 어려워

잇따라 터지고 있는 ‘사모펀드 대란’의 피해는 거의 개미(개인 투자자)만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와 금융당국의 도덕적해이 때문이란 지적이다.

◇평균 10.9% 손해


국회 정무위원회 윤두현(미래통합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48개 자산운용사의 사모펀드가 환매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펀드 상황이 어려워서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줄 수 없는 지경이란 뜻이다. 이 펀드들에 투자된 돈을 모두 합치면 5조296억원에 이른다. 라임(1조4766억원)과 옵티머스(5151억원) 등 피해액이 이 안에 들어 있다.

출처: 더 비비드
한 시중은행의 금융상품 판매 창구


5조296억원은 미래에셋대우 같은 시가총액 40위권 기업의 시가총액과 비슷한 돈이다. 이 기업들을 통째로 살 수 있는 규모의 돈이 피해를 본 것이다.


사모펀드에 든 전체 개미 투자자들을 평균으로 보면 납입한 돈 가운데 평균 10.9%를 돌려받지 못할 지경이 됐다. 48개 사모펀드가 환매가 어려워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의 무책임


이 같은 문제가 벌어진 것은 금융회사들이 사모펀드를 특별한 규제장치 없이 팔았기 때문이다.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 개인들에게 펀드를 대거 팔았고, 몰린 뭉칫돈으로 위험한 투자를 하다가 결국 큰 손실이 난 것이다.

출처: 조선DB
금융회사와 금융당국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결국 개미들만 피해를 봤다.


금융당국이 부채질한 측면이 있다. 지난 2015년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명분으로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크게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크게 늘었고 돈이 대거 몰린 계기가 됐다.


또 금융회사들은 ‘한 개의 사모펀드는 총 49인 이하까지만 참여할 수 있다’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한 개의 사모펀드를 여러 개로 쪼개서 각각 49인씩 수백, 수천명의 투자자를 모집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금융회사와 금융당국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결국 개미들만 피해를 봤다. 한 금융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철저히 조사해서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투자는 결국엔 개인 결정으로 이뤄진 만큼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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