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가격 올렸는데, 대기줄은 더 길어진 한국인의 명품 사랑

조회수 2020. 8. 19. 09: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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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매출 증가는
왜 지치지 않나

코로나로 인한 심각한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속에서도 명품 시장은 여전히 뜨겁게 달아오르며 ‘호황’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가격을 인상한 곳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증가는 지칠줄 모른다는군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명품은 왜 잘 팔리는걸까요?

주요제품 10% 이상 인상하는 명품 브랜드

명품 브랜드는 매년 1~3회 정도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게 관행처럼 돼 있습니다. 수요가 많은 봄과 연말이 대표적인 인상 시즌이죠. 루이비통의 경우 올해 3월과 5월 잇따라 주요 제품 가격을 6~10% 인상한 바 있습니다.

출처: 조선DB
샤넬 핸드백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


샤넬은 더 심합니다. 매년 분기에 한번 꼴(2017년 3차례, 2018년 4차례, 2019년 3차례)로 화장품, 가방·패션, 주얼리·시계 등 모든 제품 라인업의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지난 5월 주요제품 가격을 최대 18% 인상했습니다. 이에 대해 명품 업계는 제작비와 원가 변화,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해 국가 간 가격 차이를 조정해야 한다는 명분을 대고 있습니다.

인상할 수록 오히려 더 잘 팔리는 명품
출처: 더 비비드
지난 5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서 샤넬 제품을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소비자들.


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소비자들은 마스크 쓰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은 채 명품관에 줄을 서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 3사의 매출은 각각 17.1%, 8.4%, 15% 감소했지만, 각사 명품관은 4.5%, 14%, 5.6% 매출이 늘었습니다.


이는 계속된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기는 커녕 "명품은 오늘이 가장 저렴하다"며 높은 소비열기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경제학에는 '베블런 효과'(가격이 오르는 데도 과시욕이나 허영심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란 용어까지 있습니다.

포미족 증가로 젊은 세대가 명품 매출 신장

명품 구매 연령은 계속 내려가고 있습니다. 과거엔 40대 이상이 주력이었지만, 이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가 핵심 구매 계층이 됐습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 상반기 20대 이하와 30대 명품 매출 신장률은 각각 25.7%, 34.8%로, 40대(13.7%)와 50대(10.5%)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신세계백화점도 20~30대 명품 매출 신장률이 30.1%로 작년 증가율(20.3%)을 넘어섰습니다.

출처: 조선DB
나를 위해 특별한 것을 꼭 사겠다는 '포미(For-me)족'들이 많아지면서 젊은 세대들도 명품 구매율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나를 위해 특별한 것을 꼭 사겠다는 '포미(For-me)족'이 많아진 탓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거 젊은 세대는 고가의 물건은 내가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원하는 것을 사고 싶은 욕구를 그대로 실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남들 다 가진 것이라면 나도 가져야 한다는 체면 문화의 영향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억눌러온 ‘보복소비’도 영향
출처: 더비비드
지난 4월 말 황금연휴 기간이 지난해 황금연휴보다 명품매출이 급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사람들의 억눌렀던 소비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보복 소비 현상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말 황금연휴 기간 동안 1년 전의 황금연휴(5월1~6일)보다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올해 황금연휴 기간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명품 매출은 작년 황금연휴 기간과 비교해 각각 22%, 23.5%, 20.3%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우울해진 마음에 대한 보상심리와 외출 자제로 미뤄둔 쇼핑 수요를 분출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형태로 현금을 지급한 것도 명품 소비 증가에 기여했다고 합니다.


/박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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