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국 히트친 국산 유분 제거기의 신기한 소재

조회수 2020. 8. 18. 08: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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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유분과 노폐물 흡수하는 ‘지우개’ 개발

와인 수입하다 해외 전시회에서 아이디어

외국에서 더 인기, 11개국 수출


창업은 다양한 위험 부담을 필요로 한다. 모든 것을 걸고 덜컥 5톤이나 되는 원재료를 구입해서, 결국 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11개국 수출까지 하고 있는 하루엔라이프의 황준호(52) 대표를 만났다

출처: 하루엔라이프
황준호 대표


◇화산석으로 유분 흡수


하루엔라이프는 천연 미네랄 화산석 소재로 만든 얼굴 유분과 노폐물 지우개 ‘오일몬스터’를 만든다. 유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는 천연 화산석을 볼(ball) 형태로 만들었다. 피부에 화산석 볼을 굴리면 마찰열이 발생하면서 원적외선이 방출된다. 원적외선은 피부를 안쪽부터 따뜻하게 해 모공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이후 모공에서 나오는 유분과 노폐물을 화산석이 흡수해 뽀송한 피부를 만들게 된다. 화산석의 미네랄이 피부 진정 효과를 내고, 볼, 목덜미, 페이스 라인 등을 끌어올리 듯 문지르면 얼굴 근육의 뭉침을 풀어 마사지 효과도 있다.


더운 나라를 중심으로 외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두바이, 인도네시아, 베트남, 일본, 유럽 등 11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유해물질 걱정이 없는 천연 제품이라면서 바이어들이 많이 찾습니다.” 국내에선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출처: 하루엔라이프
오일몬스터 제품(왼쪽)과 미국 매장에 전시된 모습


◇운명처럼 접한 화산석


황준호 대표는 와인수입업체 회사원 출신이다. “외국에서 좋은 와인을 들여와 레스토랑 등에 추천하는 일을 17년 했습니다.” 외국 와인을 전문으로 다루면서 해외 출장갈 일이 많았다.


한 전시회에서 우연히 천연 화장품을 접했다. 그중 화산석에 눈길이 갔다. “지인 등을 통해 더 알아보니 화산석이 유분 흡수력이 무척 뛰어나더라고요. 유분 때문에 화장이 잘 안먹어서 스트레스 받는 여성들에게 제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산석을 구해 유분 흡수 실험을 해봤다. “화산석으로 얼굴 유분을 흡수한 후 파우더를 바르니 더 잘 먹더라고요. 불편한 기름종이를 대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산석은 천연물질이니 얼굴 유해물질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요.”

출처: 하루엔라이프
전시회에 참가한 황준호 대표(가운데)


일단 저지르기로 했다. 회사에 사표를 내고 화산석 수입부터 알아봤다. “알아보니 캐나다 화산석이 미세한 구멍이 많아 유분 흡수력이 가장 뛰어나더라고요. 캐나다 화산석을 수입하는 광물회사를 찾아가 5톤 물량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대차게 거절당했어요. 최소 10톤 이상을 주문만 받아준다는 거에요.” 포기하지 않았다. 한달 넘게 매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한 끝에 5톤 물량을 받을 수 있었다.


◇물파스에서 사용 아이디어


물파스처럼 공이 구르는 제품을 고안했다. 상품화하기까지 시행착오가 많았다. “공이 구르게 하면 휴대하기도 편하고 이용하기도 쉬울 것 같았어요. 그런데 일반 플라스틱으로 케이스를 만들어 굴려보니, 잘 구르지도 않고 소음도 심하더라고요.”


돌이 잘 구를 수 있는 케이스 소재부터 찾기로 했다. “ABS란 소재를 알게 됐습니다. 고무처럼 물렁해서 감싼 돌이 잘 구르고 소리도 안 나더군요. 이후로 1년 정도 온갖 실험과 보완 끝에 제품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출처: 하루엔라이프
일본 매장에 전시된 오일몬스터


테스트해보니 얼굴 T존과 U존 위주로 마사지하듯 굴리면 유분기가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분기가 많이 나오는 더운 여름 화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휴대해 다니면서 쓸 수 있다. “얼굴 클렌징 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대로 클렌징 하지 않으면 모공이 그대로 막혀 있어 기초 화장품을 발라도 30% 밖에 흡수하지 못하고 피부가 제대로 숨 쉬지 못하는데요. 화산석이 그 부족한 세안을 보완해서 모공 속 남은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제 남은 건 판매. 쉽지 않았다. 제품이 생소해서 만나는 영업점마다 거절을 당했다. “화산석 자체를 처음 들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미팅을 하기로 했놓고 정작 만나면 제품만 놓고 가란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홍보만 잘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발로 뛰는 방법 밖에 없었다. 전시회 등을 다니며 바이어마다 붙잡고 상품을 소개했다. “그렇게 국내 업체들에 공을 들였는데 처음 제대로 관심을 가져준 사람이 한 전시회에서 만난 미국 바이어였어요. 천연 제품이면서 기능도 좋다고 칭찬하더군요. 그 자리에서 다른 바이어도 소개 받으면서 미국 진출을 하게 됐습니다.”

출처: 하루엔라이프
외국 바이어와 계약을 체결하는 황준호 대표


◇미국, 일본 등 11개국 수출


처음 미국 미용샵에 납품했다. 결혼식 등을 앞두고 1시간 이상 메이크업을 받다 보면, 땀과 유분이 나면서 고치는 일을 반복해야 하는데 오일몬스터가 그걸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곧 입소문이 나면서 미국 각지 드럭스토어에 진출했습니다.”


한번 물꼬가 트이자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독일,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수출에 성공했고, 일본 마쿠아켓과 입점계약을 체결해 일본에도 진출했다. “세계에서 유저가 모이는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회사 ‘인디고고’에 곧 제품이 올라갑니다. 전세계를 상대로 수출을 늘릴 기회입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천연자원으로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친환경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화산석으로 칫솔통, 수저통, 칼집, 그릇 같은 제품을 만들 계획이에요. 화산석이 습기를 잡는 데도 좋거든요. 화산석으로 만든 정수기 필터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창업하면 바로 돈벌 수 있을 거라고들 기대하는데 실은 힘듭니다. 천천히 등산하는 마음으로 창업을 시작하세요. 초반에 너무 빠르게 올라가면 쉽게 포기하면서 실패할 확률이 높아져요. 소나기나 산사태 같은 일도 만날 수 있습니다. 조바심 갖지 마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중간지점만 와도 그동안 올라왔던 길이 보이면서 앞으로 가야할 정상도 손에 잡힐 듯 보일 겁니다. 이후 묵묵히 다시 길을 가면 됩니다. 제품의 완성도도 중요합니다. 제품 그 자체 뿐 아니라 재질, 포장, 디자인까지 모두 높은 완성도를 추구해야 합니다. 완벽을 추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십시오.”


/박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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