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로 모든 것 잃어, 사업으로 월매출 4000만원 셀러로 일어선 청년

조회수 2020. 8. 16. 08: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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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이에 큰 성공과 실패 모두 겪은 시오뉴 하윤호 대표

오후 4시5분 디자인으로 색조 시장에 돌풍 일으키며 재기


화장품은 대표적인 레드오션 카테고리로 꼽힌다. 경쟁자가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선 남다른 제품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유통채널 공략이 중요하다. 실제로 상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나 후발주자임에도 성공을 거둔 1인 셀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시오뉴
시오뉴 하윤호 대표는 사업 실패를 딛고 새 아이템으로 인생 2막을 맞이했다.
실패했던 청년
월 매출 4000만원으로 재기하다

-소개 부탁드려요.

“화장품 브랜드 시오뉴의 대표 하윤호입니다. 한 번 실패했다가 재기했습니다.”


-처음 어떤 일을 했나요.

“동대문에서 의류 디자인 프린팅 사업으로 대박을 냈습니다. 젊은 나이에 큰 돈을 쥐니 욕심이 나 비상장회사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정신을 쏟느라 본업을 소홀히 했더니 투자와 본업 모두 망했습니다. 5년간 동대문에서 쌓은 탑이 순식간에 무너져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충격에 집에서 칩거하고 있다가, 친구의 권유로 화장품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화장품 회사 직원이 어떻게 화장품 회사의 대표가 됐나요. “처음 회사 동료에게 ‘토너가 뭐냐’, ‘세럼이 뭐냐’고 물을 만큼 화장품을 몰랐어요. 그러다 해외 전시회에서 단 20분 만에 베트남 바이어들이 저희 제품 전량을 사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생소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줄 서서 사가는 바이어의 모습에 사업가 DNA가 꿈틀대는 것을 느꼈습니다. 화장품이야 말로 내가 재기할 수 있는 아이템이겠다는 확신이 들어 퇴사하고 사업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출처: 시오뉴
베트남으로 시장 조사 떠났을 때의 모습


-토너의 ‘토’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사업을 준비했나요.

“사업 경험이 있어서 단계별로 차근차근 진행했습니다. 퇴사하자 마자 베트남 주요 도시를 한 바퀴 돌며 시장조사를 했어요. 화장품 구매 패턴 조사 후 회전율이 좋은 색조로 아이템을 정했습니다. 그 다음 유통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타 소매몰에 입점하지 않고 오픈마켓, 자사몰에만 물건을 팔기로 했습니다. 색조 화장품은 모르는 브랜드라 해도 가격과 상품성이 좋으면 구매로 연결시킬 수 있거든요.”


-수많은 색조 화장품 사이에서 어떻게 차별성을 냈나요.

“저와 같은 영세 셀러가 화장품의 성능이나 성분을 내세우는 건 승률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제 강점인 ‘디자인’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여성이 가장 예뻐 보이는 시간은 오전 10시 10분, 가장 못 생겨 보이는 시간은 오후 4시 5분이라는 기사를 우연히 접했습니다. 기사 내용을 토대로 4시 5분을 가리키는 시계로 케이스를 디자인했어요. ‘가장 예쁜 시간으로 타입 슬립 해주는 화장품’으로 콘셉트를 짠거죠. 신생브랜드가 소비자에게 강인한 인상을 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소비자에게 시오뉴라는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알리는 대신, ‘시계 쿠션’이라는 잔상을 만들어 사람들의 기억에 쉽게 남게끔 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판매 전략은 어떻게 짰나요.

“동대문에서 성공했던 비결 중 하나가 최근 이슈와 관련된 옷 디자인을 하는 겁니다. 파는 족족 대박이 났습니다. 랩 경연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가 유행할 때 체인 목걸이를 한 래퍼 미키를 옷에 그려 넣어 인기몰이를 한 바 있습니다. 이때의 기억을 살려 지금도 제품 상세페이지에 이슈를 시시각각 반영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코로나19가 화두니까 화장품에 대한 균 검사 신청 결과와 마스크 묻어 나옴 테스트 결과를 상세페이지에 넣고 있습니다. 안심하고 저희 제품을 구매할 메시지죠.”

출처: 시오뉴
하 대표는 제품 패키지에 시계라는 강렬한 비주얼 요소를 더했다.


-결과가 어땠나요.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는 생각에 절박하게 노력했어요. 제 진심이 통했는지 고객 분들의 좋은 후기와 평점이 쌓이면서 쿠팡에서 '쿠션 팩트'를 검색했을 때 제 상품이 상위에 노출되기 시작하더군요. 대기업 브랜드 상품들을 제치고 관련 카테고리에서 1위에 노출되었을 때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노출이 잘 되다보니, 단기간에 매출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어요. 지난해 여름엔 쿠팡에서 월평균 1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 들어선 5월 3000만원, 6월 4000만원 등으로 매출이 급등했습니다.”

-자체몰과 오픈마켓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자체몰이 동네 가게라면, 오픈 마켓은 백화점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동네 가게는 열심히 홍보해도 손님이 올지 안 올 지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백화점은 다른 제품을 사러 온 사람이 구경하다가 우리 업소에도 들르게 됩니다. 그래서 오픈마켓의 판매자는 별도로 모객활동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쿠팡 마켓플레이스에서 많은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월등히 많은 플랫폼이기 때문에 손님이 몰릴 수밖에 없거든요.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무조건 쿠팡 입점부터 하라고 조언합니다. 입점해서 검색 때 상위 랭크까지 되면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다음 해외 수출을 해야 합니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만족시키면 해외 소비자 마음은 비교적 수월하게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인증 허가가 완료돼, 인도네시아 파트너가 저희 제품을 정식으로 사갈 예정입니다. 첫 정식 수출이죠. 홍콩과 베트남에서도 정식 허가를 준비 중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대기업이 탐내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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