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미국 이민 돌아오게 한 65억원의 평범한 아이디어

조회수 2020. 7. 2. 10: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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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안에 모터를 장착해 바람이 나오는 아기 통풍시트

미국에 조경사업 하러 갔다가, 돌아와서 자동차용품 업체 창업

제조업체로 변신 성공, 올해 매출 65억원 기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장본인을 찾아가 비결을 듣는 ‘코로나 극복人’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유아가 있는 집은 사방이 막힌 실내 공간보다 가벼운 야외 나들이를 선호한다. 다만 더운 여름이 되니 장시간 유모차나 차량 카시트로 이동시, 기저귀 때문에 엉덩이와 허리에 땀띠가 나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 바람을 내는 통풍시트를 개발해 한 달 만에 5000개 이상 판매하고 이마트 입점에도 성공한 ‘케이원글로벌모터스’의 김찬유(49) 이사를 만났다.

◇시원한 바람 나오는 아기 통풍시트


유아가 땀샘에 취약한 것은 성인에 비해 땀샘이 미성숙하기 때문이다. 그 피부가 기저귀 같은 곳에 계속 닿아 있으면 땀이 마르지 못해 땀띠가 쉽게 난다. 케이원글로벌모터스의 ‘윈드아이시트’는 내부에 송풍장치를 장착한 유아용 시트다. 통풍구를 통해 바람이 지속적으로 전달된다. 조용한 모터가 지속적으로 바람을 내보내 땀을 마르게 한다.

출처: 케이원글로벌모터스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여러 특허와 인증을 취득한 케이원글로벌모터스의 김찬유 이사

여러 맘카페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온라인몰(https://bit.ly/2AluB7o)에서 출시 한 달 만에 5000개를 팔았고, 이마트 입점까지 했다. “처음 20개 지점에 입점했는데요. 이마트 MD가 직접 상품을 사용해보고 적극 추천해서 지금은 모든 지점에 들어가 있습니다. 여러 맘카페에서도 공동구매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미국 이주했다가 창업하러 돌아와


김찬유 이사는 자동차 용품회사 출신이다. “대학에서 전공은 ‘조경’을 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가 너무 좋았어요. 20살 되자 마자 자동차를 사서 운전하고 다녔을 정도였죠. 그래서 자동차 용품회사에 취직했습니다.”


4년 일하다 미국에서 조경사업을 하는 큰 형의 부름으로 가족 전체가 미국으로 이주했다. “큰 형 사업이 커지면서 도움을 요청하더라고요. 제 전공이 조경이니까요. 마침 아이들 초등학교 들어갈 시기도 돼서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서 미국으로 갔습니다.”

출처: 케이원글로벌모터스
김석원 케이원글로벌모터스 대표와 김찬유 이사

그리고 4년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자동차 용품회사 다닐 때 함께 일했던 김석원 케이원글로벌모터스 대표의 창업 제안이었다. “김 대표와는 자동차 회사에서 과장과 부장으로 만났어요. 배울 점이 많은 상사였죠. 직원들에게 책임은 본인이 질 테니 하고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해보라고 북돋던 분이었습니다. 큰 형의 조경사업이 자리를 잡은 상태라 합류 제의를 흔쾌히 받았습니다.”


◇유통회사로 시작, 제조회사로 변신


김 이사와 김 대표는 자동차 액세사리 판매부터 시작했다. “일단 기존에 알던 업체를 공략했습니다. 중국이나 국내 공장에서 리무진시트, 핸들커버, 쿠션 등을 대량으로 들여와 아는 소매업체들을 상대로 영업했죠. 실적이 바로 나왔습니다. 창업 2년이 안돼 바로 연 매출 10억정도를 달성했습니다.”


매출이 나오자 경쟁 업체들의 견제가 들어왔다. “저희가 물건을 공급받는 공장들에게 물건을 주지 말라고 압박하는 등 심한 견제가 들어왔습니다.”


다양한 판매 채널과 내가 만든 물건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제품들의 아쉬운 점을 보완해서 직접 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가장 큰 인기를 받은 제품이 ‘짝펴’에요. 기존 삼각대의 한계를 보완한 제품인데, 위아래 자석이 달려있는 현수막형 표지판을 쫙 펴서 트렁크에 다는 방식이에요. 작은 삼각대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고 크고 강렬해 빛을 반사하는 재질로 만들어서 300m 떨어진 거리에서도 경고 표지를 인식할 수 있어요. 차별화된 상품으로 인기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매출 50억원을 돌파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죠.”

출처: 케이원글로벌모터스
윈드아이시트

◇코로나에 역으로 판매 탄력


자신감을 얻고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개발을 확대하다가, 아이디어를 낸 유아용 통풍시트다. 바람을 내는 적당한 모터를 찾는 게 관건이었다. “처음에는 바람이 강할수록 좋다고 생각해서 강한 모터를 창착했어요. 그런데 샘플을 지인에게 돌려보니 바람이 너무 세고 소음도 심하다는 피드백이 나오더라고요. 어른 입장에서 생각한 결과였죠. 이후 아기에게 알맞은 바람을 내고 소음도 적은 모터를 찾느라 한참을 헤맸습니다. 결국 최대소음 40dB로 예민한 아이들도 쓸 수 있는 모터를 찾아냈죠. USB포트로 충전하는 방식으로 전원도 간편하게 했습니다. 일반적인 5000mAh 보조 배터리로 최대 풍속 6시간 이상 전원 공급이 가능합니다.”


개발이 거의 다 됐는데, 테스트 단계에서 코로나사태로 차질이 생겼다. “생산 공장이 중국에 있는데요. 마지막 샘플 테스트 단계에서 코로나가 터졌어요. 중국 공장에 직접 가서 샘플을 확인하면서 테스트해야 했는데, 코로나로 방문하지 못하고 화상통화로 의사소통하면서 테스트하려니 너무 힘들었어요.”


결국 100개 이상 샘플 테스트를 한 끝에 만족할만한 제품이 나왔다. “유아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이라 안전성을 가장 강조했습니다. 섬유재질, 염색방법 등 세세하게 점검하고 확인했죠. 샘플을 한국시험검사소에 의뢰해 아토피 유발 성분 검출 여부 등 70여가지를 검사해 결국 통과했습니다.”


기대는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개발에 애를 먹었는데, 코로나 영향으로 판매가 잘 되고 있다. 온라인몰 (https://bit.ly/2AluB7o)등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올해 매출 65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출처: 케이원글로벌모터스
직원들과 회의하는 김찬유 이사

◇미국, 유럽 수출 추진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이 있다면요.

“처음부터 무턱대고 창업할 것이 아니라 회사 생활을 조금이라도 해보고 창업할 것을 추천합니다. 회사는 월급 받으면서 일도 배울 수 있는 아주 고마운 곳이죠. 회사 생활을 통해 여러 노하우, 역량을 키운 후에 창업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창업하시면 직원 관리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직원이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거든요. 저희 회사는 9명 직원 중 3명이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입니다. 이렇게 장기 근속자가 많으면 기업도 함께 오래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자체 제품 개발 역량을 계속 끌어올려야 합니다. 생활용품 2가지와 자동차 용품 3가지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해외 수출도 늘려야 합니다. 윈드아이시트는 미국과 유럽 거래처에 샘플을 보내 협의 단계에 있습니다. 직원의 행복도 중요합니다. 회사 성장과 직원들 행복을 함께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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