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력의 여인, 1인자 되기 위해 끊은 인연

조회수 2020. 6. 28.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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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인물(power player)
출처: 조선DB
2017년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아들 배런이 걸아가고 있다. 당시 멜라니아는 아들 배런과 함께 뉴욕에 살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떨어져 살며 혼전계약서를 다시 작성했다.

화려한 외모와 180cm에 육박하는 늘씬한 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바비 인형을 닮은 아름다운 외모로 유명합니다. 일각에서는 슬로베니아 이민자 출신인 멜라니아를 트럼프의 ‘트로피 와이프’라며 손가락질 했습니다. 트로피 와이프는 성공한 중장년 남성들이 보상처럼 얻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일컫는 용어로, 멜라니아 입장에서는 모욕적인 별칭입니다.

출처: 조선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 미 플로리다 마라라고리조트에서 열린 새해맞이 파티에서 멜라니아와 함께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멜라니아가 트럼프의 머리 꼭대기에 앉은 사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 기자 출신 매리 조던은 멜라니아의 전기 ‘그녀의 거래기술’에서 멜라니아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인물(power player)”로 묘사합니다. ‘어쩌다 신분이 급상승한 이민자’가 아닌 ‘이민자에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된 멜라니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그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별거’를 무기로 쓴 밀당의 귀재

트럼프는 평소 혼전 계약서가 없는 부자는 "루저(loser·패배자)"라고 조롱해왔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선에 승리해 백악관으로 들어갔을 때 멜라니아는 바로 들어가지 않고 6개월간 뉴욕에 머물렀습니다.


당시 아들 배런의 교육 때문이라고 알려졌지만, 이 책에 따르면 당시 멜라니아는 퍼스트레이디로서 별거를 무기로 결혼 전에 맺은 재산분할 계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정하려 했다고 합니다. 대선기간 중 불거진 트럼프 대통령과 전직 포르노 배우와의 스캔들 등 그의 각종 외도 의혹을 알게된 멜라니아가 이를 토대로 ‘재산 협상’에 들어간 것이죠.

출처: 조선DB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지난 5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제2차대전 참전용사 추모행사에 참석한 모습


저자는 “멜라니아 여사의 혼전 합의 내용은 선거 운동 기간 중 나온 남편의 성스캔들 이후 재협상됐다”며 “멜라니아는 재정적 기회와 상속 문제에서 배런이 (트럼프의 전 부인들이 낳은) 세 자녀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서면 증거를 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전 부인들 보다 오랜 결혼생활을 했습니다. 트럼프는 첫부인과 15년, 둘째 부인과 6년을 함께 살았습니다. 멜라니아는 2005년 트럼프와 결혼했고 올해가 지나면 트럼프의 ‘부인들’ 중 가장 오랜 결혼생활을 한 사람이 됩니다.

거슬리면 가족조차 OUT

멜라니아는 자신의 입지를 위협하는 존재와의 싸움을 서슴지 않습니다. 상대가 남편의 소중한 딸일 지라도요.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장녀이자 백악관 선임보좌관인 이방카 트럼프와의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였다고 합니다. 멜라니아가 곧바로 백악관으로 오지 않았을 때 이방카가 '영부인 사무실'을 '대통령 가족 사무실'로 바꾸자는 제안을 했는데 이 같은 이방카의 월권은 멜라니아의 거부로 곧 진압됐다고 합니다.

출처: 조선DB
멜라니아(왼쪽)와 이방카.


멜라니아는 이방카를 “공주”라고 불렀고, 이방카는 멜라니아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초상화”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가정부들은 “둘 사이의 신경전이 너무 팽팽해서 누구의 방을 먼저 청소할지를 두고서도 경쟁이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남편이 대통령이라도 아닌 건 NO

멜라니아를 남편 말이라면 곧이 곧대로 떠받드는 순종적인 아내로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그는 트럼프의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멜라니아는 평소 아들인 배런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배런은 슬로베니아어를 할 줄 알고 이 때문에 트럼프는 “도대체가 저 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불평하곤 합니다. 멜라니아와 배런은 둘 다 미국과 슬로베니아 이중국적자입니다.

출처: 트위터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마스크를 한 사진을 올리며 국민의 마스크 착용을 독려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정책적인 면에서도 남편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입니다. 멜라니아는 이민자 가정의 아동을 부모와 떼어내는 법안에 반대하며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마스크 착용을 독려합니다. 심지어 어두운 톤의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트럼프와 달리 밝은 실내 장식을 좋아해 부부가 각방을 쓴다고 합니다.

과거 세탁에 필요하다면 거짓말도 OK

자신을 ‘협상의 달인’으로 포장하는 트럼프. 트럼프 못지 않게 멜라니아도 스스로 신화 만들기에 골몰한다고 합니다.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인 멜라니아는 성형수술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진작가 3명이 멜라니아 얼굴에서 수술자국을 본적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멜라니아는 자신이 디자인 학교를 졸업하고 건축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고 했지만 실상 그는 모델 일을 한다며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멜라니아가 5개 국어를 할 수 있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합니다. 그는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로 인사말 정도는 할 줄 알뿐 영어와 모국어인 슬로베니아어를 제외하곤 유창하게 말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출처: 트위터
2018년 12월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현지 주둔 미군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같은 ‘멜라니아 신화’ 탄생 배경에는 멜라니아의 칼같은 과거청산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을 만한 사람은 깨끗하게 정리해버립니다. 슬로베니아 친구들은 멜라니아가 성공한 뒤 소식을 듣지 못했고, 뉴욕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복잡한 백악관 하마평…그 중심에 우뚝

멜라니아가 백악관 인사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합니다. 대선 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선정한 것도 멜라니아였다고 합니다. 멜라니아가 펜스와 그의 부인 캐런과 함께 식사한 뒤 트럼프에게 다른 경쟁자들보다 낫다고 추천했다는 것이죠.

출처: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5월 8일 플로리다주 파나마 시티 비치에서 2020년 재선을 위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백악관 직원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멜라니아가 좋아하는 사람들(캘리앤 콘웨이 고문 등)과 그렇지 않은 사람 들(라인스 프리버스·존 켈리 전 비서실장 등)의 희비를 지켜보면서 '영부인 파워'를 실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백악관 전직 관리는 "그녀가 당신(백악관 직원)을 좋아하지 않으면 당신의 자리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멜라니아는 2018년 11월 미라 리카르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에 대한 교체를 공개 요구했고, 리카르델은 바로 쫓겨났습니다.

트럼프를 압도하는 협상가
출처: 조선DB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내외


매리 조던은 “멜라니아는 탐욕스럽고 가학적인 남편에게서 구해내야 할 마음씨 착한 공주, 남편의 대권 욕망 때문에 신분이 급상승한 이민자, 세상에 대해 별로 얘기할 게 없는 무식하고 천박한 모델, 어쩌다 딱 맞는 시간에 딱 맞는 장소에 있게 된 복 받은 미녀로 비춰진다”며 “하지만 멜라니아는 이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모든 행보가 멜라니아의 치밀한 계획 하에 이뤄줬다는 거죠.


멜라니아와 트럼프의 결혼 생활이 지속되는 이유는 아마도 성격이나 사고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이겠죠. 뉴스와 미디어에서 자주 멜라니아를 접했는데, 외양만보고 그를 판단한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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