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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부도, 7500만원 빌라까지 경매로…매출 100억원 재기한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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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젊은시절 딛고 100억원대 매출 기업 창업

유해가스 제거하는 플라즈마 케어 기술로

농산물 저온저장시설 개발

사업은 위기의 연속이다.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외환위기, 상사의 갑작스러운 잠적 등. 숱한 역경을 딛고 연 매출 100억원대 기업을 일군 한국바이오존 서동주 대표를 만났다.

플라즈마로 농산물 부패 막아

플라즈마 케어를 적용한 한국바이오존의 제품들. 왼쪽부터 공기 살균기, 친환경 신선도 유지기, 포토플라즈마 탈취시스템

출처한국바이오존


한국바이오존은 ‘플라즈마 케어’를 활용해 공기정화기, 농산물 신선도 유지기 등을 만든다. ‘제4의 상태’라고 불리는 플라즈마는 공기가 초고온 상태로 가열돼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를 의미하며, 유해가스 및 악취 제거, 살균 기능이 있다.


과일이나 채소 등 농산물 부패의 주요 원인은 자연 발생하는 에틸렌가스인데, 플라즈마는 에틸렌가스를 제거해 농산물의 장기 저장을 돕는다. 농약에 의존해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존 방식과 다른 접근법이다.


플라즈마 케어 작동 원리

출처한국바이오존


주로 농촌 지역에 농산물 신선도 유지기를 납품해 오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공기 살균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플라즈마케어를 활용한 공기정화기 주문이 줄을 잇는 것. 대구시청, 봉화군청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공기정화기를 납품하면서 올해 매출 급상승이 기대된다.


어려움의 연속이었던 젊은 시절


유년기부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아주 어린 시절은 유복했다. 부모님이 대규모로 담배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이 빚더미에 앉게 돼, 나고 자란 충남 금산을 떠났다. 이후 인천에 자리 잡았다가, 다시 파주로 옮기는 등 계속 떠돌아야 했다. “가족 전체가 땅 한 평, 집 한 칸 없이 떠돌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경기 포천에서 이모를 도와 외식자재 유통업을 했다. 이모 부탁으로 서 대표 본인 명의로 사업자를 냈다. 거래처를 확장하고 공장을 늘리면서 숨통이 트이는 듯 했는데, 1997년 IMF 외환위기라는 복병을 만났다. 결국 회사가 부도나고 말았다. 지금도 생생한 빨간 딱지의 공포. “열심히 일만 하던 20대였습니다. 그런데 명의를 대여한 죄로 26살에 7500만원 주고 산 빌라도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경찰이나 빚쟁이가 매일 찾아오니, 밤에 TV나 불도 못 켜고 숨죽이며 살았습니다.”

서 대표의 가족사진. 서 대표는 4남매의 아버지다.

출처한국바이오존


당시 부인이 만삭이었다. 뱃속 아기를 지키기 위해 권리금을 받고 식자재 거래처들을 경쟁업체에 넘기고, 보일러 대리점 영업직으로 취직했다. 열심히 하면 한 줄기 빛을 볼 수 있을거라 노력했는데, 또 날벼락을 맞았다. 입사 3개월 만에 사장이 야반도주한 것. 알고 보니 취급 제품이 무허가, 무인증 보일러라 AS 요청이 감당하기 어렵게 많이 들어오자 겁을 먹고 도망가 버린 것이었다. “저는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잘 아는 지인에게도 보일러를 팔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설비인을 고용하고 사업자 등록증을 내서 심야보일러 대리점을 열었습니다.”


농산물 건조기로 매출 100억


대리점은 그럭저럭 유지됐다. 그러나 2005년 심야보일러에 대한 한전의 보조가 끝나면서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다만 이번엔 다른 준비를 할 시간이 있었다. 동종업계 사람들과 새 아이템을 구상하다가 농산물 전기 건조기를 만들어보자는 말이 나왔다. “식자재 유통 경험을 살려 냉장고 모양의 건조기를 개발했습니다. 색상도 빨간색, 파란색 등으로 다양화했습니다. 건조기라고 해서 꼭 못생길 필요는 없으니까요.”

건고추

출처한국바이오존


식자재 유통을 하며 농촌을 누볐던 경험 덕에 영업 포인트를 알고 있었다. 일단 농기계로 등록해서 농민들의 구매 부담을 줄였다. 농기계 등록을 하면 구매시 정책 자금을 받을 수 있다. 보수적인 농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마케팅 논리도 짰다. “고추를 자연건조 하면 장마 등의 변수로 30%의 손해율이 발생합니다. 그렇지 않고 건조기 안에 넣으면 비가 와도 지킬 수 있죠. 자연건조하면 30% 손해 볼 돈으로 우리 제품에 투자하라고 설득했습니다.”


전국을 돌며 마을 이장, 부녀회장 등 지역마다 영향력 있는 사람을 공략해 입소문을 키웠다.

서 대표는 농민을 상대로 영업할 때 친화력을 발휘한다.

출처한국바이오존


곧 효과가 나타났다. 지역 별로 있는 농협을 판매 전시장으로 활용하면서, 농협 220개소와 납품 계약을 하는 등 실적이 급속도로 커졌다. “건조기가 집중 보급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연 매출이 10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기 건조기가 전국에 30만대 가까이 보급됐는데, 그 중 10분의 1은 제가 판 것입니다.”


하지만 마냥 전기 건조기에 기댈 수는 없었다. 사업 초기 3~4곳 정도였던 경쟁업체가 2013년 100군데 넘게 늘어난 것이다. 과잉 공급에 출혈경쟁이 벌어졌다. 결국 직원들에게 회사를 양도하고 2015년 전기건조기 사업을 접었다.

플라즈마 살균·보존기로 다시 창업

플라즈마 케어를 적용해 저장한 농산물

출처한국바이오존


톱밥 수입, 펜션 운영 등을 하면서 새 사업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 플라즈마를 알게 됐고 2017년 한국바이오존을 창업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기업을 일구기로 한 것. “농약에 의존하는 농산물 저온저장 시장에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원천기술을 미국 기업이 갖고 있어서 핵심부품은 미국에서 들여 왔다. 하지만 공기정화기, 농산물 신선도 유지기 등으로 제품화는 직접 했다. “산학 협력으로 제품화를 했습니다. 2개의 발명 특허도 냈죠.”

플라즈마 케어 특허및 인증 자료들

출처한국바이오존


제품의 성능을 입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가을에 수확한 농산물이 그 다음해 설날까지 품질이 저하되지 않는 것을 보여줘야 해서, 테스트를 완료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주요 재배 작물 별로 실험을 진행하고 관련 데이터를 정리했다. “우리 제품이 농약보다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농산물이 썩거나 상하면 그 책임이 우리 제품의 몫이 되니까요. 품질에 공들인 덕에 아직까지 고발 등을 당한 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쓰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새로운 것이라면 일단 견제하고 보는 ‘농피아’를 뛰어넘을 한 방이 필요했다. “농촌 관련 시장은 카르텔이 공고합니다. 정부 보조를 받아 익숙한 것만 쓰려는 농민, 그 농민들에게 제품을 파는 농약업체가 똘똘 뭉쳐 우리 제품이 파고들 틈이 없어 보였습니다. 어떻게 존재감을 보여줘야 할 지 밤낮으로 고민했습니다.”

플라즈마 케어 적용 사업장

출처한국바이오존


답은 의외의 곳에 있었다. 산업시설, 생활기반시설 등 다른 분야에 함께 진출해 플라즈마 케어의 활용성을 보여주는 것. “악취제거, 살균 기능 등이 있어서 다양한 곳에 활용됩니다. 예를 들면 잠수함이나 해군 전투함에 공기 정화용도로 쓰이죠.”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영업을 다녔다. “지자체의 보조를 받아 아스콘 공장의 유해가스 제거 공사를 진행했고 퇴비 공장, 하수정화처리장, 음식물 처리장의 악취 제거 공사도 실시했습니다.”


그러자 농촌 지역에서도 주문이 오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공기정화기 주문도 오고 있다. “공기살균기 문의가 많습니다. 여러 지자체에 납품했고요. 경북 봉화의 경우 4차까지 발주가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주문 덕에 올해 5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과거 1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던 인생의 황금기를 재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조달 시장 진출로 성장 2라운드

지난해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 당시 양 도지사에게 친환경 신선도 유지기(오른쪽)을 알렸다.

출처한국바이오존


-역경을 딛고 사업을 잘 키운 것 같습니다. 어떻게 버텼나요.

“저를 믿고 제품을 구입해 주신 고객들을 생각했습니다. 소비자가 저 때문에 피해를 봐선 안되니까요. 가장 중요한 건 제품 그 자체입니다. 저희 제품을 기분 좋게 쓴 고객이 이웃에게 제품을 권할 수 있어야 회사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돈이 쌓여야 다른 좋은 제품을 개발할 여력이 생깁니다. 그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업력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주요 고객인 농민과 가깝게 지내면서 그들의 심리를 파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많은 대화를 해서 성향 파악을 해보니, 농민들을 설득하려면 일단 물건부터 줘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일단 써보고 만족하면 그때 구매하라고 설득하는 식이죠. 항상 발벗고 영업했습니다. 농민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려고 노력하고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이렇게 쌓은 신뢰가 큰 자산이 됐습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조달시장에 본격 진입해 학교, 관공서에 납품을 계획입니다. 조달 영업 업체의 요청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조달 등록을 완료했으니 좋은 실적을 예상합니다. 계속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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