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도 속았다, 뭐가 진짜 고기일까요?

조회수 2020. 6. 15.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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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이 아닌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먹고 만족할 수 있는 음식
(패트릭 브라운, 임파서블푸즈 창업자)
출처: Unsplash
요즘 대체육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밥상 위 고기의 원산지가 궁금해지는 날이 있습니다. 미국, 스페인,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 온 고기가 우리 식탁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농장 말고 연구실에서 탄생한 ‘가짜 고기’가 있다면? 요즘 대체육 연구&개발이 활발하다고 합니다. 채식주의자가 증가하는데다 잔인한 도축과정, 환경오염 문제 등의 대안으로 대체육이 꼽히는 까닭입니다.

출처: Unsplash
3D 프린터 기술을 활용해 대체 생선까지도 만들 수 있는 세상이다.


과연 맛은 어떨까요? 과거 한 번쯤 드셔봣을 콩고기 맛 수준으로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대체육은 맛과 식감 모든 측면에서 무섭게 진화하는 추세입니다. 심지어 3D 프린터 기술을 통해 대체 생선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대체 고기, 대체 생선을 필두로 하는 미래의 먹거리를 함께 알아볼까요.

식물성 햄버거 패티에도 육즙이 흐른다
출처: 조선DB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아마 가짜 고기의 맛이 가장 궁금할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2013년 가짜 닭고기로 만든 타코를 먹고 자신의 블로그에 “내가 경험한 것은 고기 대체품 그 이상”이라며 타코 속 닭고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고 실토했습니다.

출처: 조선DB
미국 대체육 제조기업 ‘비욘드미트’의 제품


그가 먹은 가짜 닭고기는 미국의 ‘비욘드 미트’가 만든 식물성 고기였습니다. 200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둥지를 튼 비욘드 미트는 2013년 콩·버섯·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을 처음 선보인 기업입니다. 비욘드 미트 외에도 식물성 고기 제조 스타트업인 ‘임파서블푸즈’, 동물 세포를 이용한 배양육 제조 스타트업 ‘멤피스미트’ 역시 대체육 인식 제고와 더불어 무섭게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출처: 조선DB
왼쪽부터 임파서블 푸즈 창업자 패트릭 브라운과 비욘드 미트 창업자 이선 브라운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려는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임파서블푸즈는 2016년 식물성 햄버거 패티로 만든 ‘임파서블버거’로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이 버거는 한입 베어 물면 육즙이 뚝뚝 떨어져 ‘피 흘리는 채식 버거’로 불리기도 했죠. 실제로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즈는 미국에서 KFC, 델타코, 버거킹, 던킨 등 유명 패스트푸드 전문점과 손잡고 식물성 고기로 만든 치킨, 타코, 햄버거, 샌드위치 등을 선보였습니다.

수족관 대신 연구실에서 탄생한
스시 한 접시
출처: 블루날루
지난해 12월 시식회에서 세포배양한 생선살로 튀김 요리를 만드는 장면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스타트업 블루날루는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선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세상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지난해 12월 블루날루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배양 생선 요리 시식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날 생선살 튀김, 하와이식 회무침인 포케, 수프, 김치를 곁들인 생선살 절임 등이 식탁에 올라왔다고 합니다. 음식을 맛본 사람들은 “일반 생선과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배양 생선 역시 물고기 세포로 만든 덕입니다.

출처: 조선DB


비주얼은 평범한 생선요리와 다를 바 없지만 신기술을 집대성 했습니다. 우선 부시리의 근육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 이를 효소 단백질로 처리한 다음 각종 영양물질이 들어 있는 배양액에 넣고 키웁니다. 세포 수가 늘어나면 원심분리기에 넣고 돌려 세포만 따로 뽑아냅니다. 농축 세포는 다시 영양물질이 들어 있는 바이오 잉크와 섞어 3D 프린터에 넣습니다. 마지막으로 요리사가 원하는 모양대로 3D 프린터가 생선살을 찍어냅니다.

출처: 블루날루
왼쪽부터 배양생선살(흰색)을 곁들인 김치와 배양생선살로 만든 하와이식 회무침 포케 볼


해산물 종류가 수없이 많은 만큼 배양 생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커 보입니다. 대체육을 지원하는 민간기구 굿푸드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여 기업이 대체육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중 여섯 업체만 세포배양 방식의 해산물을 다루고 있습니다. 블루날루는 배양 부시리살을 먼저 선보였지만, 개발 품목이 특정 생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핀리스 푸드는 참치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와일드 타입(Wild Type)은 연어를 공략 중 입니다. 싱가포르의 시옥 미트는 딤섬에 들어가는 배양 새우살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은 5년에서 10년 안에 시장에 등장할 전망입니다.

대체육,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이유는?
출처: Unsplash
20년 전 미국의 채식주의자는 8만 명 수준이었지만 현재 650만 명으로 늘어났다.


대체육 시장의 확대 배경은 다양합니다. 우선 채식주의자의 증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20년 전 미국의 채식주의자는 8만 명 수준이었지만 현재 650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은 밀레니얼과 Z세대의 등장이 역시 시장 성장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이들은 건강상의 이유로 육류를 줄이고 사육과 도축 과정에서 동물이 먹는 사료나 동물에게 주사하는 호르몬제 등에 의구심을 품습니다.

출처: Unsplash
2015년 세계자연기금(WWF)은 "1970년부터 2012년까지 전 세계 바다에서 참치 개체수가 이전보다 7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식탁에 오른 대체육이 어떻게 세상을 바꿔놓을까요? 무엇보다 대체육은 환경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20세기 후반, 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동물성 단백질 수요가 5배로 증가했지만 축산업 생산량은 1980년대 이후 증가세가 꺾였습니다. 한정된 땅에 가축을 늘리다 보니 초지는 사막화 됐습니다. 대안으로 떠오른 어류 단백질 역시 해양 생태계 파괴로 자원이 고갈되고 있습니다.

출처: 오션 허거 푸드
토마토 성분의 식물성 참치로 만든 초밥


참치가 대표적입니다. 2015년 세계자연기금(WWF)은 "1970년부터 2012년까지 전 세계 바다에서 참치 개체수가 이전보다 74%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WWF는 특히 참치의 한 종류인 참다랑어가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2018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조사에서도 825종의 바닷물고기 중 60%(499종)가 남획과 기후변화로 2050년까지 정상적인 어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체 고기와 생선이 보편화되면 전통 축산업과 어업에서 파생된 환경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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