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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던 회사, 직원이 인수…유럽 콧대 꺾은 한국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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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던 해외매거진 인수해서 아이케어 회사 창업

눈꺼풀 닦아 안구질환 예방 제품 개발

롯데, CJ올리브영, 유럽 등 진출


직장인에게 다니는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는 것만큼 큰 리스크가 없다. 보통은 함께 어려움을 겪다가 회사를 등지는 선택을 하게 된다. 꼬모트리 김이랑 대표는 다니는 회사가 어려움을 겪자 아예 회사를 사버렸다. 이후 적극적으로 업종 전환을 하며 회사를 되살렸다. 김이랑 대표를 만나 성공 노하우를 들었다. 

오큐 솔루션 3종 앞에서 인터뷰 중인 김이랑 대표

출처꼬모트리 제공


◇망해가던 다니는 회사 간 크게 인수


눈은 관리하기 무척 까다로운 부위다. 다래끼나 안구건조증은 감기만큼이나 흔하다. 꼬모트리는 눈 세정제 ‘오큐 솔루션 3종’을 만든다. 눈을 깨끗하게 관리해 각종 안구질환을 예방하는 제품이다.


“면봉 등에 용액을 묻혀 눈꺼풀을 닦아내는 방식입니다. 눈가의 미세먼지, 메이크업 잔여물, 노폐물, 분비물 등을 자극없이 제거할 수 있습니다.” CJ올리브영 입점에 성공하고, 팝업 스토어로 백화점에도 진출했다. 대기업 납품으로 안전성을 인정받으면서, 업계에서 무서운 새내기로 통하고 있다.


꼬모트리의 전신은 옵티컬 분야 해외 홍보 매거진을 만드는 회사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관련 기업과 제품을 영문으로 소개해서, 박람회 등에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전달했다.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관련 기업이 주요 고객이었다. 

김이랑 대표

출처꼬모트리 제공


김이랑 대표는 이 회사에 2005년 입사한 베테랑 직원 출신이다.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애초 전공을 살릴 생각은 없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해외에 대한 동경심이 컸거든요. 학생 때 1년간 영국 연수를 다녀오며 우물 안 개구리로 살지 않겠다 다짐했습니다. 그러다 해외 홍보를 알게됐고, 실제 일했더니 바로 천직이란 느낌이 왔습니다. 하이힐을 신고 해외 전시장을 누비면서 정말 재밌게 일했습니다.”


2015년 자금난으로 회사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김 대표는 주저없이 회사를 인수했다. “정말 애착이 큰 회사라 버릴 수 없었습니다. 내가 직접 해보자. 결심했습니다.” 회사 인수하고 곧 메디컬, 뷰티 분야로도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 옵티컬 외에 다른 분야의 기업도 섭외해 영문 소개 매거진을 낸 것이다.

김이랑 대표가 인수 후 발간하는 메디컬&뷰티&옵티컬 해외 홍보 매거진

출처꼬모트리 제공


◇내 불편 고민하다 ‘안구 세정제’ 개발


회사가 다시 안정되면서 나만의 브랜드에 대한 갈증이 밀려왔다. “15년 가까이 홍보를 하면서 틈새시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1년에 15번 해외 전시장을 다녀 오고, 다양한 기업의 홍보와 마케팅을 도우면서 ‘어떤 제품을 하면 시장에 먹히겠다’ 안목이 생긴거죠.”


‘안구 세정제’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갔다. “스스로 고민 때문이었어요. 오랫동안 콘택트렌즈를 꼈는데요. 손에 있는 균 때문에 다래끼를 달고 살았고, 라섹 수술 후에는 안구건조증에 시달렸습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안과를 찾거나, 인공 눈물로 이물감을 씻는 것 외에 뚜렷한 예방법이 없었죠. 매일 쓰는 스킨케어처럼 꾸준히 눈을 관리할 수 있는 청결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대표는 1년에 15번 넘게 해외 전시장을 다니며 틈새 시장을 찾았다.

출처꼬모트리 제공


-안구 세정제는 기존에도 있지 않나요?

“병원 중심으로 유통되는 전문적인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일반인에게 낯설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뷰티와 헬스케어의 교집합에 있고, 관련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중국에서도 통하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사용감에 집중했다. 시장 조사 결과 기존 세정제는 따갑고 건조한 느낌이란 평가가 많았다. 순하면서도 개운한 느낌을 주기 위해 프로폴리스와 콜라겐 성분을 넣기로 했다. 세정에 필요한 알코올 성분이 건조함을 유발하는 것을 완화해준다. “눈꺼풀은 피부보다 훨씬 예민한 부위라서 순한 성분을 위주로 배합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정 능력은 더욱 향상시켰습니다.”


피부 저자극 테스트를 받고, 눈 속 미세먼지 제거 성능 테스트도 완료했다.


제품 패키지 디자인도 직접 했다. “제가 디자인 전공이잖아요. 메디컬과 뷰티 중간쯤의 제품 느낌을 내려고 했습니다. 너무 메디컬스러워우면 부담스럽고요. 너무 뷰티 제품 같으며 신뢰가 안 가는데요. 매일 화장대에 놓고 쓸 수 있도록 중간 느낌을 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김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오큐솔루션 제품 포장

출처꼬모트리 제공


◇CJ올리브영, 백화점 등 납품 성공


수개월의 개발 과정을 거쳐 만족할 만한 제품이 나왔다. 브랜드는 ‘꼬모트리’로 정했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전시회에 갔을 때 유명 호수인 꼬모 호수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청정함과 아름다움에 매료됐죠. 여기에 자연을 연상시키는 ‘트리’를 더해 브랜드명을 지었습니다.”


제품명은 '오큐 솔루션'으로 하고 소비자 특성과 생활습관을 고려해 면봉, 패드, 리퀴드 등 3가지 타입으로 출시했다. 각자 선호에 따라 제품을 골라, 눈꺼풀을 닦아내고 버리면 된다.

오큐솔루션 백화점 팝업 스토어

출처꼬모트리 제공


초반은 기대만큼 일이 풀리지 않았다. “완벽주의가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봐온 게 많으니 눈이 높았습니다. 홍보영상 등 모든걸 완벽하게 만들어서 바이어를 만나려고 했어요.” 결국 일이 더뎌졌다. 불도저 같은 직업인이었는데, 태어나 처음 ‘내려 놓기’를 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사람을 만나 진심을 전했다.


한 전시회장에서 대기업 유통밴더인 롯데상사를 만나, 이곳을 통해 CJ올리브영 입점에 성공했다. 제품력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헬스 케어 시장이 흐름을 탄 효과도 받으면서, 올리브영의 ‘슈퍼 루키’(신진 브랜드)에 선정돼 전국 매장에 제품이 깔렸다. 이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고, 팝업스토어를 통해 백화점 입점에도 성공했다. 제품력에 마케팅 효과가 겹치면서 온라인몰 등에서 출시 6개월 만에 8만개가 팔렸다. 


◇유럽 인증 완료, 중국 진출도 추진


자타가 공인하는 워커홀릭이다. “일하면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누군가에 필요한 존재라 여겨질 때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퇴근할 때마다 올리브영에 들러 제품을 살펴보고 진열이 흐트러졌으면 바로잡습니다. 짬이 나면 후기를 읽습니다. 그게 제겐 휴식입니다.” 

SNS에 올라온 꼬모트리 오큐솔류션 사용 후기

출처꼬모트리 제공


-예비 창업인들이 참고할 만한 조언을 해주세요.

“잘 되는 게 아니라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면 성공률이 높습니다. 저 역시 해외 전시장에서 어깨너머 배운 것들을 모아 창업했습니다. 거창한 계기가 있던 게 아니라 물 흐르듯 사업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시장을 일반 소비자, 메디컬, 뷰티 아카데미로 세분화할 계획입니다. 각 시장에 맞춰 강도 높은 세정제, 속눈썹 전 처리제 등 타깃 맞춤형 제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수그러 들면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도 할 계획입니다. 유럽 화장품 인증 CPNP를 완료했고 중국, 태국 인증도 진행 중입니다. 해외 마케팅 자료도 모두 갖췄습니다. 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코로나 이후 위생이 화두가 된 중국 진출이 가장 기대됩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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