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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야생의 땅, 브라질 북동부

조회수 2019. 10. 4. 16: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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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가지 신비한 매력으로 버무려진 브라질의 북동부와 북부 여행.

브라질은 흔히 삼바와 축구로만 연상되는 나라다. 우리나라 면적의 80배에 달하는 브라질은 지구 반대편 남단에 위치해 있어 사실 여행하기가 쉽지는 않다. 13년 전, 배낭여행으로 남미 전체를 여행하던 나는 브라질의 비현실적인 면적을 몸으로 느끼며 혀를 내둘렀고, 꼭 다시 찾아오겠다고 결심했다. 결국 몇 년 후 다시 찾은 브라질은 정말 놀랄 만한 비경을 많이도 품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브라질 북동부와 북부는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적 여행지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의 여러 나라가 탐냈을 만큼 이곳은 한때 역사의 중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에서 유럽의 식민지 문화와 아프리카의 문화가 융합되고 발전하면서 현재 브라질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냈다. 

이곳은 독특한 문화적 볼거리 이외에도 신비로운 대자연이 살아 숨 쉬는 에코 투어의 대표적인 여행지다. 유럽인과 브라질 부호들이 사랑하는 브라질 북동부의 해안선을 따라 식민지 시대의 자취를 되새기고, 대서양을 따라 펼쳐진 눈부신 하얀 모래 위를 내달리고, 샤파다에서 원시 지구를 느껴보자.

거친 대서양을 만난 코코넛 나무

북동부에 위치한 바이아Bahia주는 브라질의 첫 번째 수도가 있었던 곳으로, 코코넛 나무가 끝없이 펼쳐진 193킬로미터 길이의 이국적인 해안을 품고 있다. 이 해안에는 다시 12개의 해수욕장이 있는데 그중 프라이아두포르치Praia do Forte와 모후지상파울루Morro de São Paulo와 보이페바Boipeba 등이 유명하다.

‘강렬한 바다’라는 뜻의 프라이아두포르치는 약 12킬로미터에 달하는 코코넛 나무들이 둘러싼 덕분에 대서양의 사나운 해풍을 걸러준다. 모후지상파울루는 누구라도 만족시킬 수 있는 아름답고 완벽한 휴양지다. 반원 모양으로 이어지는 4개의 독특한 해변이 브라질식 낭만을 선사해준다.

01 첫 번째 해변에서는 윈드서핑, 바나나 보트 등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02 두 번째 해변에는 브라질 향기 가득한 고급 카페와 레스토랑, 바가 즐비하다. 선선한 밤에는 삼바 음악에 맞춰 친절한 브라질 사람들과 함께 흥겹게 춤추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03 세 번째 해변은 아름다운 산호초로 빙 둘러싸여 있어 스노클링에 안성맞춤이다. 


04 네 번째 해변은 2개의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으로 낚시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인적이 드물어 때묻지 않은 보이페바는 약 20킬로미터에 달하는 해변을 가지고 있다. 나를 되돌아보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흑인 아저씨가 운영하는 동네 이발소와 마을의 낡은 성당을 지나 축구를 하고 있는 귀여운 흑인 아이들에게 해변의 위치를 물으면 좁다란 오솔길로 안내해준다. 멀리 뻗은 수평선과 시원한 바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해변을 따라 무작정 걸어가면 바람과 파도가 남긴 걷기 좋은 갯벌이 펼쳐진다. 야자수 가득한 갯벌을 내달리다 보면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  

어린 왕자도 반할 모래언덕들

브라질 북부에는 푸른 호수를 품은 사막들이 있다. 렝소이스와 제리코아코아라가 바로 그것. 렝소이스 마라넹시스Lençóis Maranhenses(이하 ‘렝소이스’) 사막의 모래는 대부분이 수정에 가까운 석영으로 모래가 눈부시도록 하얗다. 우기가 되면 이곳 모래언덕에는 수천 개의 아름다운 호수가 생겨난다.

사막의 호수 중 가장 큰 것은 지름이 1킬로미터가 넘는 것도 있다. 언덕 높이는 최대 43미터다. 수천 개의 호수를 품은 이곳에서는 헬리콥터를 타고 사막 전체를 조망해보는 것도 좋다. 렝소이스 모래언덕 투어는 사륜구동 지프를 타고 진행된다. 투어에 참가하면 만날 수 있는 즐비한 사막 호수들이 감동에 감동을 더한다. 에메랄드빛 호수들은 모두 생명을 품고 있다. 브라질 붉은귀거북과 렝소이스에서만 볼 수 있는 개구리, 그리고 열대어 등 10여 종이 넘는 물고기가 살고 있다.

어린 지구의 보물 창고, 샤파다 지아만치나

샤파다chapada는 순상지, 즉 오래된 지층이 쌓여 고도가 높고 평탄한 표면을 지닌 산을 가리킨다. 샤파다가 많은 브라질은 지진과 화산 활동이 적어 지구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브라질 북동부에 위치한 이곳은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순상지 중 하나다. 약 25억 년 전, 남미 브라질 일부와 아프리카 대륙은 서로 붙어 있었다. 지구는 다이아몬드, 금, 은 등의 보석을 만들어 그 땅속에 숨겨놓았다. 그때 만들어진 지구의 보물 창고 중 하나가 바로 샤파다 지아만치나 국립공원Parque Nacional da Chapada Diamantina이다. 공원의 규모는 네덜란드 혹은 아이티와 견줄 만한 3만 8000제곱킬로미터에 달하며 해발 고도 800~1200미터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샤파다 지아만치나 국립공원을 차로 달리다 보면 놀랍게도 열대와 온대, 아열대 등의 여러 기후대를 2시간 이내에 모두 만나볼 수 있다. 투어를 하는 동안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샤파다는 놀랍도록 아름답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투어는 역시 ‘발리 지 파치Vale de Patí’ 트레킹이다. 2박 3일 일정이 기본인 이 트레킹을 통해 샤파다 지아만치나 국립공원의 자연과 공기를 느끼며 아름다움을 음미할 수 있다. 현지 가이드들은 페루의 마추픽추 트레킹, 에스파냐의 산티아고 순례길과 함께 발리 지 파치 트레킹이 ‘세계 3대 트레킹’에 들 것이라 장담한다. 

샤파다 지아만치나 국립공원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일일 투어로 폭포와 동굴, 높고 판판한 산인 샤파다 등을 골고루 만나볼 수 있다. 그루타 다 라파 도시Gruta da Lapa Doce에서는 드넓고 신비한 동굴을 탐험할 수 있다. 노을 질 무렵에는 이나시우산Alto do Pai Inácio을 10~15분 정도 오른다. 이국적이고 장엄한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동굴 투어에 참가하면 깜깜한 동굴 안에서 한없이 푸른빛을 간직한 드넓은 호수를 감상할 수 있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아름다우며 경외심이 드는 엥칸타두 동굴Poço Encantado 호수의 깊이는 약 40미터. 오전 햇살이 좁은 구멍을 뚫고 들어오는 때에 동굴의 신비로움이 극에 달한다. 수영은 아줄 동굴에서만 가능하다. 원시적인 동굴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수영을 하고 있노라면 섬뜩하지만 왠지 모를 짜릿한 매력이 느껴진다. 먼 과거 속을 유영하는 것처럼. 

TRAVELLER'S GUIDE

WHEN TO GO

브라질 북동부와 북부는 적도 부근에 위치하여 1년 내내 여름인 열대기후 지역이다.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에 위치해 12~3월이 여름으로 매우 무덥다. 7~11월이 여행하기에는 가장 좋다. 북부의 사막 속 아름다운 호수들을 감상하고 싶다면 1~6월이 적기다. 

HOW TO GO

브라질 북동부로 가려면 비행기로 상파울루까지 이동 후 바이아 Bahia주의 주도인 살바도르Salvador행 비행기를 이용한다. 브라질 북부 렝소이스 마라넹시스 국립공원에 가려면 상파울루에서 마라냥Maranhão 주의 주도 상루이스São Luís행 비행기를 이용한다. 제리코아코아라만을 염두에 두고 이동한다면 비행기를 이용하더라도 버스를 기본 두 번은 갈아타야 한다. 때문에 시간 여유를 두고 이동해야 하며 세아라Ceará주의 주도인 포르탈레자 Fortaleza행 비행기를 이용한다. 렝소이스와 제리코아코아라에 모두 가려면 투어 에이전시에서 섭외해주는 사륜구동 자동차를 이용하자. 

MUST EAT

브라질의 북동부와 북부는 열대 과일의 천국이다. 이곳의 열대 과일인 마라쿠자Maracuja나 카주Caju 등의 수쿠Suco(주스) 또는 독특한 수르베치 Sorvete(아이스크림)를 한번 맛보면 신선하고 새로운 맛에 매료당하고 만다. 또 달콤 상큼한 카이피링야Caipirinha를 마시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다. 카이피링야는 사탕수수로 만든 브라질의 전통주 카샤사Cachaça에 설탕과 라임인 리망Limão을 듬뿍 넣은 브라질 대표 칵테일이다. 

글·사진 박명화

에디터 여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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