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 씨의 건강한 그리스 한 상

조회수 2019. 3. 25. 16: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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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농동의 한옥 레스토랑 니코키친에선

그리스 가정식을 선보인다. 


신선한  음식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채워준다.

한옥에서 먹는 그리스 음식 요즘 포화 상태에 이른 익선동을 슬며시 비켜나면 고즈넉한 골목이 나온다. 동묘에서 창덕궁 방면으 로 향하는 돌담길인 서순라길이다. 아는 사람만 찾는 길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이 조용한 골목에 생뚱맞게도 그리스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 있다. 한옥 레스토랑 니코키친이다. 그리스에서 온 셰프 코르도니아스 니콜라우스가 한국인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그리스 대사관 직원들과 국내 거주하는 그리스인, 한때 그리스에서 살았던 이들에게 향수를 달래주는 곳으로 통한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땐 그리스 음식이 다소 낯설 수도 있어 이탤리언 메뉴도 함께 판매했어요. 최근에 그리스 음식을 찾는 분이 많아졌어요.” 문을 연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만으로 유명해져 그리스 음식에 푹 빠진 단골 손님이 많아졌다. 

“이미 치즈, 올리브절임 등이 짜기 때문에 이런 재료를 자주 사용하는 그리스 음식 역시 간이 센 편이에요. 니코키친에선 이를 순화해 소금을 덜 쓰고 재료 자체의 간으로만 요리를 만들죠.” 한국인 아내에게 조언을 구해 한국 사람 입맛에 맞도록 간을 약하게 했는데 도리어 그리스에서 오래 살았던 이들이 현지보다 더 맛있다는 평을 한다. “어린 시절 집에서 먹던 음식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는 그리스의 작은 섬 사모트라케 출신으로 요리사였던 할아버지를 보며 요리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아테나에서 그리스 전통 요리를 배운 뒤 뉴욕 요리학교 ICC에서 수학하고 뉴욕과 캐나다 몬트리올 등에서 요리 경험을 쌓던 중 2006년 한국의 한 레스토랑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한국에 처음 오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해 자신의 애칭인 ‘니코’라는 이름을 걸고 아늑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그리스 가정식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리스인의 건강한 식사 “잔칫상에 절대 빠지지 않는 무사카, 일종의 육개장인 사가나키가 그리스의 대 표적 가정식이에요.” 감자, 가지, 주키니, 간 소고기를 각각 볶거나 튀겨 층층이 쌓고 베샤멜소스를 두껍게 얹어 오븐에 구운 무사카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에 금세 한 그릇을 뚝딱 먹게 된다. 반면 칼칼한 맛을 내는 스튜, 사가나키는 토마토, 매운 고추, 갖은 허브와 채소, 해산물을 넣고 끓여 강한 향과 눅진한 맛을 낸다. 사가나키는 소스 같은 국물이 인기가 좋아, 손님 의견을 반영해 파스타로 변형한 메뉴도 개발했다. “다른 유럽권과 달리 그리스에서는 올리브와 올리브유를 많이 사용하는 게 특징이에요. 또 페타 치즈는 빼놓을 수 없는 재료죠.” 그 특징이 잘 드러나는 것이 그릭샐러드다. 오이, 토마토, 적양파, 올리브절임 등에 올리브유와 레몬즙으로 만든 드레싱을 붓고 잘 섞은 뒤 양젖으로 만든 페타 치즈를 얹은 샐러드다. 신선한 재료의 맛 자체를 살린 음식이다. “그리스도 한국처럼 여러 요리를 식탁에 올려두고 나누어 먹어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할 때 술을 빼놓을 순 없죠.” 내수 시장이 활발해 해외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리스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와인 산지다. 니코키친에선 그리스 와인과 함께 그리스 맥주인 델피, 증류주인 우조도 판매한다. 셰프는 그중 식전주로 많이 마시는 우조를 추천했다. 와인을 증류한 뒤 각종 향신료를 넣어 숙성한 술로 얼음이나 물을 섞어 시원하게 마신다. 그리스에선 늦은 시간에 저녁 식사를 시작해, 담소를 나누며 오래 식사를 한다. 건강한 음식과 맛있는 술, 따뜻한 이야기가 오가는 그리스 사람들의 식사를, 셰프가 만들어준 요리를 맛보며 상상했다. 볕이 잘 드는 한옥 공간만큼 따뜻할 것 같았다.

니콜라우스 셰프의 그리스 미식 여행법

“그리스는 남쪽과 북쪽의 유명한 음식이 다릅니다. 남쪽은 올리브 생산지로 유명한 크레타섬을 비롯해  생선이 많이 잡히는 미코노스섬, 산토리니섬 등이 있어요. 이곳에 가면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보세요. 제 고향 사모트라케섬이 있는 북쪽 사람들은 사가나키처럼 매콤하고 새콤한 음식을 좋아해요. 또 치즈와 세몰리나 밀로 만든 페이스트리인 부가차도 유명해요. 달콤하면서 새콤한 맛으로, 니코키친에선 밀크파이란 이름으로 판매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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