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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카스라도…” 오비맥주의 변신과 보이지 않는 위험들

병색깔 바꾼 오비맥주 혁신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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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브랜드 ‘카스’는 오비맥주의 성장공식이었다. 하지만 ‘카스’를 앞세운 메가브랜드 전략은 하이트진로의 개별 브랜드 전략, 수제맥주의 독특함, 수입맥주의 다양성 앞에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그러자 오비맥주도 혁신을 꾀하기 시작했다. 발포주를 내고, 추억의 곰(OB맥주)을 소환했으며, 심지어 병 색깔까지 바꿔버렸다. 이를 이끌고 있는 건 오비맥주 이노베이션센터와 이천공장 이노베이션센터다. 이른바 혁신과 혁신의 협업이다.

2013년 95.1%에 달했던 국산맥주의 시장점유율이 2019년 69.7%로 뚝 떨어졌다. 수입맥주가 ‘다양성’을 무기로 국내시장을 파고든 탓이었다(2013년 4.9%→2019년 30. 3%). 이런 상황에서 터진 코로나19는 국산 맥주업계를 침체의 늪으로 빠뜨렸다.

정부 차원에서 모임 자제를 당부하고 영업시간 단축까지 이어지면서 음식점과 유흥주점에서의 맥주 매출이 크게 감소해서다. 홈술족이 늘어나 가정용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지만 ‘빠진 거품’을 채워주진 못했다.

이런 위기감은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도 관통했다. 가정용 맥주시장에서 52.0%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녹색병 맥주’ 테라(하이트진로), 주세법 개정이란 호재를 만난 수제맥주까지 공세를 강화하면서 오비맥주 안팎에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형성됐다.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다채로운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메가브랜드(Mega Bra nd)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지켜온 오비맥주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등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참고 : 오비맥주는 카스 Fresh, 카스 Red, 카스 Light 등 ‘카스’를 내세운 메가브랜드 전략으로 시장을 제패했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 맥스, 에스, 스타우트 등 각 브랜드를 강조하는 전략을 폈지만 메가브랜드 ‘카스’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점유율 면에선 아직 역부족이지만 하이트진로의 ‘단일 브랜드’ 테라의 돌풍을 주목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카스 중심의 맥주관을 흔들고 있어서다.] 

위기 앞에서 오비맥주가 선택한 전략은 ‘협업’이다. 오비맥주는 본사 이노베이션팀과 경기도 이천공장에 있는 이노베이션센터 협업을 통해 발포주, 비알코올 맥주를 시작으로 옛 OB까지 소환한 데 이어 최근엔 27년간 지켜온 병 색깔까지 바꿔버렸다. ‘카스’ 중심이던 오비맥주가 ‘팔색조’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비맥주의 본사 이노베이션팀은 오비맥주가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허브 역할을 한다. 신제품의 콘셉트를 정하고, 프로토타입의 제품을 개발한다. ‘어떤 패키지를 입혀야 좋을지’ ‘어떤 원료를 쓸지’ 등의 아이디어가 이곳에서 나온다. 오비맥주의 모든 변화가 이노베이션팀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본사 이노베이션팀이 수많은 고민을 거쳐 신제품의 콘셉트를 만들면 그것을 이어받는 곳이 이천공장의 이노베이션센터다. 이곳에선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로 그치지 않고 제품으로 출시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다. 오랜 양조기술을 통해 원료를 개발하고, 새로운 패키지를 만드는 ‘실현’을 이노베이션센터가 책임지고 있는 거다.

자! 제품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최근 몇년 동안 선보인 오비맥주의 신제품들은 이런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2019년엔 오비맥주 최초의 발포주인 ‘필굿(FiLGOOD)’을 선보였다.

이는 20대 소비자를 겨냥해 만든 맥주인데, 아로마 홉과 크리스털 몰트(색이 짙고, 은은한 단맛을 내는 몰트)를 사용해 청량하고 깨끗한 맛을 낸다. 무엇보다 가격이 합리적이다(출시 당시 대형마트 기준 355mL 12캔에 1만원). 지난해 8월엔 알코올 도수를 7%로 높인 고도수 발포주 ‘필굿 세븐’을 출시했다.

그해 10월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 맥주 브랜드 ‘OB’를 깊은 잠에서 깨웠다. 뉴트로(Newtro) 열풍에 맞춰 OB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오비라거’를 출시한 거다. 중년 소비자층에겐 향수를, 밀레니얼 세대에겐 새로운 흥미를 주기 위해 출시한 이 제품은 뜻밖의 호응을 얻으면서 병맥주로도 확대 출시했다.

2020년엔 ‘카스 0.0’을 선보였다. 오비맥주 최초의 비알코올 음료다. 카스 0.0은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발효와 숙성 과정도 동일하게 거친다. 다른 게 있다면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스마트 분리공법’을 통해 알코올만 추출한다는 점이다. 알코올 도수가 0.05% 미만이지만 맥주 고유의 짜릿하고 청량한 맛은 그대로 구현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노베이션팀(본사)과 이노베이션센터(공장)가 주도하는 오비맥주의 변화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그 중심엔 한맥과 카스가 있다. ‘코리안 라거’를 표방하는 한맥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라거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오비맥주의 고민에서 탄생한 맥주다. 

오비맥주는 이를 위해 ‘대한민국 대표 라거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맥주를 개발하기 위해 처음으로 돌아가 원료부터 다시 생각했다. 이노베이션팀과 이노베이션센터가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얻어낸 답은 ‘국산쌀’이었다. “우리 국민의 주식은 쌀이다. 그것이 한국을 대표하는 맛이다.”

지난 3월엔 1위 브랜드인 카스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올 뉴 카스’로 세상에 다시 내놨다. 27년 만에 갈색병을 투명병으로 바꿨다. ‘심플함’과 ‘투명성’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맛도 업그레이드했다. 섭씨 0도에서 72시간 저온 숙성을 해 양조장에서 갓 생산된 듯한 신선한 맛을 살렸다.

서혜연 오비맥주 이노베이션팀 상무는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에 맞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소비자 만족을 위해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비맥주의 변화를 두고 그동안 지켜온 메가브랜드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마련하는 건 시대의 흐름”이라며 “오비맥주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에도 필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철 서울벤처대학원대학(융합산업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전 세계적으로 주류 포트폴리오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단 얘기다. 오비맥주도 카스라는 메가브랜드는 유지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을 유인할 서브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거다. 이런 서브 브랜드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기 때문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카스의 시장 점유율이 여전히 40%대로 높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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