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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조두순 격리법’과 2015년 국회 법사위 보고서 “예산 때문에…”

“보호수용시설 만드는 데 예산 많이 필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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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가 발칵 뒤집혔다. 2020년 12월 교도소 담장 밖으로 나오는 조두순이 ‘출소 후 안산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가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어서다. 지역사회가 공포에 떤다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 한편에선 ‘정부 또는 지자체의 시설에 보호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말하지만 그럴 수 없다. 한국엔 보호수용법이 없기 때문이다. 왜 이런 공백이 발생한 걸까. 

출처뉴시스

D-66일(10월 8일 기준). 2008년 12월 9살의 초등학생을 잔혹하게 성폭행한 죄로 12년형을 선고받았던 조두순의 출소일까지 남은 시간이다. 조두순은 법무부와의 면담에서 ‘출소 후 가족이 사는 경기도 안산시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안산시에선 난리가 났다. 흉악범이 지역사회로 돌아오는 것도 무서운 일이지만 피해자 가족이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어서였다. 


이 때문인지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조두순의 출소를 막아달라는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윤화섭 안산시장이 ‘조두순 격리법’을 제정해 달라고 올린 청원에는 8만7351명이 동의했다(10월 8일 18시 기준).


왜 이런 일이 난리일까 싶지만 그럴 만하다. 현재의 법체계로는 조두순을 사회와 피해자로부터 분리할 방법이 없다. 성범죄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는 ‘아동‧청소년에 관한 법률’은 2010년 제정된 탓에 조두순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법무부는 조두순 전담 보호관찰관을 지정해 1대1 전자감독을 시행하고, 법원에 음주제한‧외출제한‧피해자 접근 금지 등의 준수사항을 신청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의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었을까. 그렇지 않다. 윤화섭 시장이 조두순을 사회에서 격리하기 위해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보호수용법’의 사례를 살펴보자. 


보호수용법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성폭력이나 살인을 상습적으로 저지르는 흉악범을 형이 종료된 이후에도 일정 기간 수용할 수 있다.” 사회와 격리한 상태에서 범죄자를 교화하겠다는 목적에서다.


보호수용법이 처음 거론된 건 2011년이다. 당시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보호수용법은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무산됐다. 보호수용법이 품고 있는 한계인 ‘이중처벌’ 논란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인권시민단체는 보호수용법을 1980년대 전두환 정부가 삼청교육대를 대신해 만든 보호감호처분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보호시설 내 인권침해 문제가 심각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법무부는 2014년과 2016년에도 입법예고를 통해 ‘보호수용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골자를 언급하면 이렇다. “교도소와 다른 별도의 수용시설을 만든다” “인격적 생활을 보장하고, 법에 적용을 받는 대상도 살인‧성폭행 등 강력범죄에 한해에서만 적용한다.”[※참고 : 보호수용 대상은 살인과 성폭력을 각각 2회, 3회 이상 범해 상습성이 인정되는 범죄자와 13세 미만인 미성년자에게 성폭력범죄를 저질러 중상해를 입게 한 범죄자다.]  

하지만 이때도 보호수용법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중처벌 문제가 여전했다. 국가인원위원회는 2016년 11월 보호수용 법안을 도입하는 것에 반대의견을 냈다. 형 집행이 끝나 사회로 돌아가야 할 범법자를 다시 격리하는 것은 이중처벌의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보호수용법이 보호감호제가 사실상 부활하는 것이란 여론의 싸늘한 반응도 한몫했다. 이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문제임에 틀림없다. 처벌받은 사람의 사회복귀를 막는 것은 자유권을 침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호수용법이 통과되지 않은 덴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었다. 바로 예산이다. 기획재정부는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보호수용법을 예산 문제로 반대했다. 


당시 국회 법사위 검토보고서에는 “보호수용 대상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호수용을 위한 별도의 시설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 소요가 예상돼 재정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밝혔다.

검토보고서의 내용처럼 보호수용시설을 만드는 덴 엄청난 예산이 필요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이다. 2014년 법무부의 ‘보호수용 법안에 따른 추가 재정소요’ 자료에 따르면 2017~2023년 보호수용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355억1900만원으로 추산됐다. 연평균 50억원가량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다른 자료도 있다. 2018년 윤상직 전 의원(당시 자유한국당)이 보호수용법을 발의하면서 첨부한 국회예산정책처의 비용추계서다. 


추계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8년까지 보호수용시설을 설치‧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총 1126억원이었다. [※참고 : 비용추계 기간은 보호수용 시설 건축기간 3년과 운용기간 7년으로 계산했다.] 한 해 112억원의 비용만 있으면 보호수용 시설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적은 돈이 아니다.


보호수용과 인권 논란  


하지만 최근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판을 받은 정부의 통신비 지원정책에 필요한 예산이 4200억원이라는 걸 감안하면 과한 것도 아니다. 4200억원의 재원을 보호수용시설에 투입하면, 37년(4200억원÷112억원)이나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호수용법이 아닌 다른 법안에 기대를 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조두순 사건 이후 발의된 70건의 관련 법안을 살펴본 결과(2009~2020년), 국회의 문턱을 넘은 법은 8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조두순을 피해자‧지역사회와 격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보호수용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다행히 최근 2건의 보호수용법이 발의됐다. 하지만 법안이 소관위에 머물러 있다는 걸 생각하면 언제 국회를 통과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는 사이 조두순의 출소는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이제 60여일 남았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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