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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는 왜 코로나19 앞에서 꼬리 내렸나

코로나19 사태와 제약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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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에 투자하라.” 코로나19 사태처럼 대형 악재가 터졌을 땐 당장의 실적보단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라는 투자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른다. 위기 때마다 제약바이오주의 몸값이 춤을 췄던 이유다. 제약바이오주가 대표적인 성장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국면에선 제약바이오 종목도 맥을 못췄다. 기세등등하던 제약바이오주가 코로나 앞에서 꼬리를 내린 이유는 뭘까.

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에 국내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3월 11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ㆍPandemic)을 선언한 이후엔 기울기가 가팔라졌다. 3월 초 아슬아슬하게 2000포인트선을 지켜내던 코스피지수는 19일 1457.64포인트(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주식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매매거래정지ㆍCircuit Breakers)’도 3월 13일과 19일 잇따라 발동했다.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건 각각 18년 6개월, 4년 1개월 만이었다.


증시가 폭락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가 위기를 맞은 탓이었다. 생산ㆍ소비활동이 부쩍 줄면서 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다. 증권사들이 코스피ㆍ코스닥 상장사들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크게 하향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전문가들은 ‘성장주’와 ‘경기방어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성장주는 현재 실적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주목받고, 경기방어주는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가 변동성과 반등 가능성을 감안해 경제위기 때 되레 성장주와 경기방어주 위주로 매수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그중에서도 제약바이오는 대표적인 성장주이자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수많은 바이오벤처들이 변변치 않은 실적에도 시가총액 순위 상위권에 올라있는 건 신약개발 가능성 하나 때문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약바이오주는 경기 위기 상황에서도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고, 투자수익률이 다른 종목 대비 높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제약바이오는 이번에도 성장주이자 경기방어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을까. 코스피부터 따져보자. 코스피에서 제약바이오 종목은 총 50개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WHO가 팬데믹 선언을 하기 직전인 3월 10일 79조1215억원에서 두차례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이후 59조9860억원(3월 19일)으로 쪼그라들었다. 감소율은 24.2%에 이른다. 


코스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91개 제약바이오 종목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28조440억원에서 21조2494억원으로 24.2% 줄어들었다.


개별종목의 주가 등락폭을 봐도 제약바이오 종목의 하락세는 확연히 눈에 띈다. 코스피 시총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종목 중 18개의 주가가 3월 10일에서 19일 가파르게 하락했다. 평균 하락률은 22.3%.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5.7% 떨어졌다는 걸 감안하면 하락폭이 적지 않다.

코스닥 시총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종목 중에선 19개 주가가 뚝 떨어졌다. 평균 하락률은 24.9%에 달했는데,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하락률(30.9%)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편에선 “3월 25일 증시가 다소 회복됐다”고 주장하지만 3월 10일 이전 수준의 주가를 회복한 제약바이오 종목은 코스피와 코스닥 각각 2곳, 3곳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코로나19 진단키트나 백신과 관련된 종목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도 코로나19의 역풍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얘기다. 


투자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신약개발 활동에 큰 제약이 되지 않고, 원래 매출이 거의 없는 바이오주의 폭락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 경기 위기 상황에서도 빛을 발한다는 제약바이오의 힘이 떨어진 이유는 뭘까. 통상 경기가 안 좋을 때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상승동력이 없어서다. 제약바이오 종목이 주가 하락을 방어하지 못한 이유도 비슷하다. 


첫째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투기성 자본이 빠져나갔다는 것, 둘째는 제약바이오를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최근 신라젠과 헬릭스미스의 임상 실패, 네이처셀 주가조작 논란,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 한올바이오파마 임상결과 거짓 발표 논란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을 향한 신뢰성이 크게 떨어졌다. 투기성 자본이 몰리면서 제약바이오 주가에 과한 버블이 꼈다는 지적도 숱하다. 


하태기 애널리스트는 “투자와 투기를 나누는 기준은 다소 애매하다”면서도 “다만, 제약바이오의 성장세가 정체되고, 신약 임상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는 등 학습효과가 쌓이면서 기대감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제약바이오 종목 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터닝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애널리스트의 주장을 들어보자.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연기됐던 학회가 재개되는 등 모멘텀을 찾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성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가 몰리고, 제약바이오 투자열풍과 코로나19 백신 등 분위기에 편승한 곳들은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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