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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품은 HDC현산의 4가지 재무 리스크

HDC현산, 승자의 저주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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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의 강점은 안정적인 기초체력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빅딜을 성사하고도 ‘승자의 저주’ 논란에 휘말리지 않은 이유다. 자금조달 계획도 밝혔고, 순조롭게 정상화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도 내비쳤다. 하지만 인수과정과 그 이후에 짊어질 재무부담이 얼마나 무거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당장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진통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수자금 앞에 장사는 없는 법이다. 

업계 2위 국적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은 인수전 초반부터 유력후보로 꼽혔다. 풍부한 유동성과 탄탄한 재무여력을 갖췄기 때문이었다.  


이 회사는 주택개발 사업을 앞세워 몸집을 불려왔다. 국내 부동산 호황기와 맞물려 두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률(지난해 3분기 기준 10.7%)을 기록했다. 덕분에 현금성 자산이 1조원을 상회했고, 부채비율(109.5%)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여기에 인수전에서 한배를 탄 미래에셋대우(재무적 투자자ㆍSI)란 든든한 우군도 있었다. HDC현산이 시장의 전망치보다 5000억원이나 많은 돈을 베팅해(2조5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덴 이런 배경이 깔려 있었다.

인수자금 확보계획에도 별다른 흠이 보이질 않는다. 2조5000억원 중 5000억원은 미래에셋대우가 책임지고 나머지 2조원을 HDC현산이 마련하는 구조인데, HDC현산은 ▲유상증자 4000억원 ▲보유현금 5000억원 ▲회사채 3000억원 ▲기타 자금조달 8000억원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외부차입이 늘어나더라도 HDC현산의 부채비율이 워낙 낮아 재무부담이 당장 가중될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인수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면 빠르게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 때문인지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에도 HDC현산의 기초체력이 워낙 탄탄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금융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인수금액을 확보하기 위한 첫번째 계획인 유상증자부터 불안하다는 게 이유다. HDC현산은 1월 10일 40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은 2196만9110주로 기존 발행주식수(4393만8220주)의 50%에 이르는 대규모 유상증자다.


탄탄한 자본력 강점이지만…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다. 기존 주주에게 지분에 비례한 참여우선권을 주고, 나머지 주식을 두고 일반 투자자가 증자에 참여하는 구조다. 대주주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된다면 일반공모 흥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HDC현산의 최대주주는 지주사 HDC(지분율 32.9%)다. 

실제로 HDC는 배정분 724만주 이외에도 추가로 출자를 결정해 1007만130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주당 1만8150원이 책정돼 총 출자금액은 1827억원에 달한다.

이 주식을 모두 사들이면 유상증자 이후 HDC의 HDC현산 지분율은 37.3%로 늘어난다. 지주사로서 지배구조를 공고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수자금까지 보탤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HDC의 재무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보유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만기 1년 이내 단기금융상품 잔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142억원에 불과하다. 출자금액이 보유현금의 85.2%를 차지한다. 출자금 전액을 현금으로 낸다면 자금여력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


HDC현산의 회사채 발행도 진통을 겪을 수 있다.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국내 신용평가 3사는 HDC현산의 신용등급전망을 ‘A+ㆍ안정적’에서 ‘A+ㆍ하향검토’로 일제히 내렸다. 재무 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뿐만이 아니다.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지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안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20년 이상 된 노후 항공기를 18대나 보유하고 있다. 전체 항공기 85대 중 21.1%에 이른다. 전체 178대 중 18대의 노후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보다 비중(10.1%)이 훨씬 높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엔진 결함 문제가 잇따라 발생할 정도로 노후 항공기 이슈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연식이 오래된 항공기를 교체하거나 정비를 강화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돈이 HDC현산의 투자비용을 웃돌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는 단순히 자본금을 늘려 부채비율을 끌어내린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란 얘기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항공업체가 줄줄이 적자를 기록 중인 점도 문제다. 인수 후 영업 정상화가 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HDC현산에 반영된다면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게 뻔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분기 52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HDC현산이 같은 기간 기록한 순이익 3119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HDC현산의 재무구조가 아무리 탄탄하다고 해도 유동성 위기를 피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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