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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소득 350만원 중소기업 과장, 부모님 집에 들어갈까 말까

40대 부부의 재무설계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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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전세 세입자가 오는 4월 나가겠다고 통보를 했다는 이유였다. 보증금으로 농지를 매입한 아버지로선 어쩔 도리가 없었고, 아들에게 “너네 가족이 전세금을 내고 들어와서 살면 어때”라고 권했다.

보증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였지만 1억원이 훌쩍 넘는 대출을 받아야 전세금을 메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과연 부모님 집에 전세로 들어가는 게 장기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일까.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아이들 겨울방학 때 생활비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너무 궁금해요.” 10살 아들과 8살 딸을 둔 김형택(43·가명)씨가 첫 상담 때 던졌던 질문이다. 방학이면 평소보다 소비가 늘어나는 게 김씨로선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문제는 겨울방학 내내 사용한 지출이 2월을 넘어 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집에서 ‘방콕’을 한다고 해서 걱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아내 박미라(41·가명)씨는 “이제 신학기를 준비해야 하는데, 지출이 생각보다 많아서 고민”이라면서 한숨을 쉬었다.

사실 겨울마다 돈에 쪼들리는 악순환을 겪은 김씨 부부는 나름의 전략을 만들어 가계를 운영했다. 2년 전부터 비상금 통장을 마련해 조금씩 돈을 모아둔 것이다.

하지만 겨울이 오기 전까지 비상금을 쓸 일이 숱하게 많았다. 겨울방학이 시작할 때쯤이면 비상금 통장 잔고는 여지없이 바닥을 드러냈다. 


그런데, 올해엔 부부의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남편 김씨의 부모님이 자신들이 소유한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와 살라는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하남 근처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올 4월 전세가 만료되는데, 세입자가 이사하겠다고 미리 얘기한 상태다. 


문제는 부모님이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고향에 작은 집과 밭을 매입해 살고 있다는 점이다. 갑작스럽게 새로운 세입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기에 부모님은 김씨 부부에게 ‘SOS’를 보낸 것이었다.  

김씨는 “부모님 아파트면 전세금 걱정 없이 편하게 살 수 있지 않느냐”며 찬성했다. 반면 아내 박씨는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부부가 가진 자금으로는 아파트 전세금을 낼 수 없었다.

김씨 부모님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전세금은 3억5000만원. 김씨 부부가 살고 있는 아파트 전세는 2억4000만원인데, 전세대출 잔액이 3700만원에 이른다. 대출상환까지 계산하면 총 1억4700만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부부는 은행 대출로 부족분을 채우기로 했다. 문제는 이 역시 갚아야 할 빚이라는 점이었다. 장기적으론 가계의 안전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 


자! 먼저 부부의 가계부를 살펴보자. 부부의 월 소득은 350만원이다. 중소기업 과장인 남편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부부는 소비성지출로 공과금에 월 21만원을 내고 있다. 통신·인터넷·TV 사용료는 17만원이다. 생활비로는 80만원이 나간다. 교통비·유류비는 15만원씩 지출한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두 자녀를 둔 부부는 여가생활비에 25만원을 쓴다. 정수기·공기청정기 렌털비는 5만원이다. 보험료는 54만원으로, 종신보험(총 32만원)의 비중이 상당하다. 


대출이자는 9만원씩 내고 있다. 용돈으로는 사회생활을 하는 김씨가 30만원, 박씨가 15만원을 쓴다. 이밖에 학원비(41만원) 양가 부모님 용돈(20만원) 등 총 332만원이 소비성지출로 빠져나간다.


비정기지출은 미용비(15만원)·병원비(4만원)·경조사비(8만원)·여행비(10만원) 등 37만원이다. 금융성상품으로는 청약저축(5만원)이 전부다. 부부는 총 374만원을 쓰고 24만원의 적자를 내고 있었다. 


부부의 씀씀이가 헤프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벌이인 데다 두 자녀까지 키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지출 줄이기는 필요하다. 부모님의 아파트로 이사할 경우 1억4700만원의 빚이 생길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현재 상태로는 부부의 재무목표를 달성하기도 어렵다. 부부는 이사·자녀교육비 마련·노후준비 순으로 재무목표를 세웠는데, 지금의 저축 상황(청약저축 5만원)으로는 목표를 달성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1차 상담에선 생활비를 조금 줄여 보기로 결정했다. 상담 내내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보니 생활비(80만원) 중 식재료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야채를 좋아하는 박씨는 각종 나물과 쌈야채 등을 자주 구입하는 편이다. 


조금이라도 식비를 줄이기 위해 인터넷으로 야채를 구입하고 있었는데, 인터넷은 대부분 야채를 대량으로 판매한다. 쉽게 상하는 야채의 특성 때문에 제때 먹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부부는 인근 시장에서 조금씩 사먹는 것으로 생활비를 80만원에서 65만원으로 15만원 줄였다.


정수기·공기청정기(5만원)도 줄이기 대상이다. 김씨 부부는 얼음이 나오는 정수기와 부가기능이 다양한 공기청정기를 쓰고 있었는데, 이 기능들을 쓸 일이 별로 없어 보였다. 부부는 렌털회사에 전화해 가격이 좀 더 저렴한 상품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2만원 절감). 


김씨 부부는 1차 상담에서 생활비(15만원)·렌털비(2만원) 등 총 17만원을 아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한참 부족하다.

부모님의 아파트로 들어갈 경우 빌려야 할 1억47000만원을 갚아야 한다. 이사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어쨌거나 1억4700만원의 빚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씨 부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편에서 지출 줄이기 전략을 다뤄보도록 하자. 

글: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정리: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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