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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이 식품관을 1층으로 끌어올린 이유

유통업계 푸드마켓 부쩍 늘어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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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백화점 1층. 신선식품에 가공식품까지 판다. 커피전문점도, 빵집도 같은층에 있다. 심지어 이탈리아 요리전문점이 1층에 있는 백화점도 있다. 백화점만의 얘기가 아니다. 숱한 유통채널이 식품관을 1층으로 끌어올리거나 전면 배치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식품관의 매출이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쇼핑하러 왔다가 밥만 먹고 돌아가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거다. 

출처더스쿠프 포토

화장품이나 패션잡화를 판매하던 백화점 1층에서 과일이나 생선을 판다면? 신세계백화점이 이같은 파격을 시도했다. 지난 10일 신세계백화점은 영등포점 일부를 리뉴얼해 개점했다. 변화의 중심엔 ‘식품(식음료)’이 있었다. 신세계백화점은 패션잡화를 판매하던 리빙관 1층 매장을 푸드마켓(식품관)으로 꾸몄다.

기존 식품관이 있던 지하 1층은 고메스트리트(푸드코트)로 전환했다.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식품관 전체를 1층으로 옮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면 변신을 마친 영등포점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개점 3일차인 13일 그곳에 가봤다.  

“무엇보다 밝아져서 좋네요. 예전 식품관은 지하에 있다 보니 어둡고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베이커리도 다양해졌고 제품도 더 많아진 느낌이에요.” 평소 영등포점을 자주 이용하는 주부 하선영(47)씨는 영등포점의 달라진 매장 구조와 상품 구색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아우르는 종합식품관(식품관 · 푸드코트)의 규모는 총 4628㎡(약 1400평)로, 1층은 과일 · 채소 · 정육 · 수산 등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 베이커리까지 망라했다. 지하 1층에는 외식 트렌드에 발맞춘 ‘오장동 함흥냉면’ ‘맛차이나’ ‘제라진’ ‘왕푸징마라탕’ 등 식음료 매장이 들어섰다.

특히 베이커리 브랜드 비중이 높았다. 유명 로드숍 브랜드인 ‘소맥베이커리’ ‘비스테카’ ‘육쪽마늘빵’ 등 주변은 빵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로 붐볐다. 이런 반응은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의 리뉴얼 오픈 후 4일간(1월 10~13일) 식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신장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 매장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로, 소비자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출처뉴시스

사실 식품관을 통째로 1층으로 올려놓은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만큼은 아니더라도 ‘식품매장’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는 유통채널은 숱하게 많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월 천호점을 새로 리뉴얼했다. 1층 매장 한편엔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그릴리아(이하 SPC그룹)와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가 들어섰다. 12층 전문식당가도 ‘오픈 다이닝 매장’ 형태로 전환, 유명 맛집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식품 ‘변방’에서 ‘메인’으로  

이마트도 지난해 6월 1호점인 창동점으로 새롭게 오픈하면서 식품 콘텐트를 강화했다. 매장 1층에 스타벅스, 밀크홀(아이스크림전문점), 동네빠앙집(베이커리전문점) 등 식음료 매장을 전진배치했다. 이마트가 올해 30%가량의 매장을 리뉴얼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만큼 향후 이마트 매장에선 식음료 매장이 부쩍 늘어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마트에선 한끼를 간단하게 때운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맛집 브랜드를 유치하는 등 식사와 쇼핑을 연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에 위치한 IFC몰도 식음료 매장을 강화한 효과를 보고 있다. 주말 가족단위 고객뿐만 아니라 평일 점심 · 저녁 직장인 수요까지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보경(32)씨는 “요즘처럼 추울 때는 IFC몰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커피까지 마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일 점심 · 저녁 시간대에 IFC몰에서 사람이 가장 붐비는 곳은 지하 3층 식당가다. 2017년 이후 매장을 리뉴얼하면서 SPA 패션 브랜드와 함께 식음료 매장 20여개를 확대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IFC몰의 매출액은 리뉴얼 전인 2016년 대비 20019년 20%가량 증가했다.  

복합쇼핑몰 HDC아이파크몰도 이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HDC아이파크몰은 지난해 4월 리빙관 입구를 ‘카페거리’로 조성했다. 밀크티전문점 ‘타이거슈가’, 케이크전문점 ‘도레도레’, 커피전문점 ‘식물학카페’ 등 5개 브랜드가 둥지를 텄다.  

2018년 리빙관을 리뉴얼하면서 20여개 식음료 매장을 개편한 데 이어 카페거리까지 조성한 셈이다. HDC아이파크몰은 한발 더 나아가 현재 리모델링 중인 7층과 1층에도 식음료 매장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7층의 경우, 유휴 공간을 활용해 신규 식음료 매장 20여개를 개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출처더스쿠프 포토

이처럼 유통업계가 식품 콘텐트를 강화하는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을 성장시킬 만한 ‘카드’가 많지 않아서다. 남은 카드 중 대표적인 게 식품인 셈이다. 온라인 쇼핑시장이 확대되면서 ‘쇼핑하러 갔다가 밥 먹는 것’에서 ‘밥 먹으러 갔다가 쇼핑도 하는 것’으로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는 거다.

이런 트렌드는 온라인 쇼핑거래액의 추이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11월 온라인 쇼핑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5% 늘어난 121조997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온라인 쇼핑거래액이 2년 안에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중심을 온라인에 빼앗긴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남은 것이라곤 ‘식품’ 밖에 없다는 소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행(2019년 11월)한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당 소비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외식비’였다.

특히 39세 이하(세대주 기준)의 경우 외식비를 포함한 음식 · 숙박비(월평균 39만6583원)의 비중이 전체의 16.4%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10년(30만1217원) 12.9%보다 3.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먹는 데’ 열리는 지갑


‘더 맛있는 집’을 유치하기 위한 유통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쇼핑은 온라인으로 패권이 넘어간 지 오래지 않냐”면서 “얼마나 메리트 있는 식음료 매장을 입점시키느냐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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