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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vs 저성장, 2020년 메모리반도체의 예민한 갈림길

메모리반도체 냉정한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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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둘러싸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한편에선 “그동안의 침체를 딛고 점차 반등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메모리반도체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한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 그 결과에 따라서 한국경제의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 메모리반도체가 성장과 저성장의 갈림길에 섰다.

출처연합뉴스

반도체 업황이 한풀 꺾였다지만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올해 11월 기준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은 17.4%에 이른다. 


두세번째로 수출액이 큰 자동차(7.9%)와 석유제품(7.5%)을 합쳐도 반도체에 미치지 못한다. 반도체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을 거머쥐고 있는 메모리반도체는 수출 비중이 11.7%에 이른다. 


올해 들어 감소세를 그리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실적만 되살아나면 침체된 한국경제에도 활기가 돌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오는 까닭이다.


기대감을 높이는 전망도 숱하다. 2020년 상반기께엔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거란 게 전문가들의 대세적 분석이다. 공급과잉으로 쌓여있던 반도체 재고가 소진되고, 수요를 견인할 만한 요인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바닥을 찍은 이후 메모리반도체의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 시장에선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맞았던 2017~2018년 수준의 성장세를 되찾을 수 있을지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덴 동의하지만 상승곡선의 기울기가 어느 정도일지는 주장이 엉킨다. 


한편에선 “2017 ~2018년 수준이나 그 이상의 호황을 맞을 것”이라고 설명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업황이 나아지긴 하겠지만 지난 호황기 수준의 성장률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한다.


주장이 엇갈리는 이유는 뭘까. 긍정론부터 보자. 2020년 이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원인은 수요를 견인할 만한 이슈가 많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5세대(5G) 이동통신의 개화다. 5G가 불러올 나비효과가 무궁무진해서다. 무엇보다 5G용 휴대전화의 교체 수요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5G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하면 데이터 전송량과 저장공간에도 변화가 생기게 마련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초고속ㆍ초저지연ㆍ초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5G 통신은 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 등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콘텐트를 손쉽게 소비할 수 있게 하고, 사물인터넷(IoT)ㆍ인공지능(AI)과 같은 혁신기술의 개화를 앞당긴다”면서 “그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필요성도 커지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연합뉴스

메모리반도체의 재고가 감소세를 띠고 있다는 점도 긍정론의 근거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체들과 전방업체들에 쌓여있던 재고가 최근 줄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14조3364억원에 달했던 재고자산이 3분기 12조6461억원으로,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지난 2분기 4조7126억원에서 3분기 4조5638억원으로 감소했다. 


수요가 회복되고 재고가 줄어들면 급락했던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수출액이 회복될 거라는 거다.


부정론을 펼치는 전문가들은 이런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2020년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좋아진다는 의미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상승이 아닌 ‘안정’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해 말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건 메모리반도체에 꼈던 버블이 빠지면서 정상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2017~ 2018년의 메모리반도체 호황이 비정상적인 상황이었다는 걸 근거로 삼은 주장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둔화하는 걸 긍정론자들은 ‘부활의 근거’로, 부정론자들은 ‘안정의 근거’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수요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다. 부정론자들은 5G 시장이 커진다 해도 수요가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는 꾸준히 늘어왔고, 시장 규모가 이미 커졌기 때문에 2017~2018년 때만큼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당연히 반도체 가격도 예전만큼 가파르게 상승하기 힘들 공산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메모리반도체 실적이 좋지 않은 것도 수요가 부진해서가 아니다. 당초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2010년대 초반 집행됐어야 할 설비투자가 뒤늦게 이뤄지면서 공급과잉을 유발한 결과다. 가격효과가 실제 업황을 부풀렸다는 거다.  


실제로 올해 메모리반도체 월별 수출 추이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수출금액은 감소했지만 수출량은 외려 늘었다. 11월 누적 기준 수출금액과 수출량의 증감률은 각각 -33.6%, 24.2%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0년엔 올해보다 수요가 양호하고 가격 버블도 대부분 빠지면서 반도체 실적이 플러스 전환하겠지만 큰 폭의 상승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의 반도체 수요 증가율이 2015년 이전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반도체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산업의 규모는 커졌지만 성장률은 추세적으로 낮아질 거다. 더구나 향후 설비투자가 위축될 이유도 크게 없다. 2017~2018년과 같은 상황이 다시 오긴 힘들 거라는 얘기다.”

다시 첫 물음으로 돌아가 보자. 메모리반도체는 얼마나 반등할 수 있을까. 2020년은 메모리반도체가 다시 한번 호황을 맞을지,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지를 판가름하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공급과잉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여전히 산적한 상황에서 설비투자 경쟁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중국과 북미 반도체 업체들이 오는 2020년부터 설비투자에 나설 거란 얘기도 있다. 삼성전자가 2017~2018년 투자했던 시안西安과 평택 공장이 2020년부터 가동을 시작하면 메모리반도체 생산량이 다시 늘어날 게 분명하다. 성장과 저성장, 메모리반도체가 아슬아슬한 기로에 섰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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