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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은 왜 일본산 바닥재를 고집할까

일본 불매운동과 한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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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를 가리지 않고 기업들이 제품에서 일본산을 빼내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식품업체, 제약·바이오업체까지 합류했다. 한일관계가 격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행보다. 수입처를 다변화하지 않는다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지만 일본산 자재를 고집하는 기업도 있다. 한샘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촉발된 지 한달여, 기세는 여전하다. “이참에 일본에 기대고 있던 상품이나 소재를 국산화해 내수를 살리자”는 목소리엔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만의 얘기는 아니다. 직접적인 수출규제를 받지 않는 다른 업계의 기업들도 ‘일본 리스크’를 예상하고 수입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오뚜기 등 식품업체들도 일본산 재료를 다른 국가에서 수입해 대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교체대상으론 일본에서 수입하는 포장재까지 포함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체인 셀트리온도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권에선 벗어나 있지만 원재료의 다른 수입처를 찾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줄이겠다는 전략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하지만 일본산 자재를 고집하는 기업도 있다. 가구업체 한샘이다. 2012년 한샘은 키친&바스 상품으로 ‘휴플로어’를 론칭했다. 특수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종의 ‘장판’인 휴플로어는 타일 대신 욕실바닥에 까는 자재다. 품이 많이 들고 일정한 건조시간이 필요한 타일을 사용하지 않아 시공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주목할 점은 ‘휴플로어’가 일본 이토추 상사의 자회사인 소재기업 타키론과의 합작품이란 거다. 건식욕실문화가 일반적인 일본은 타일 대신 특수 바닥재를 가공하는 기술이 발달했다. 국내에서 기술개발을 포기하고 기술력을 갖춘 일본에서 바닥재를 수입해온 이유다. 


실제로 리하우스 매장 관계자들은 한샘 욕실 상품을 설명하면서 “일본의 고급 호텔에서 사용하는 욕실 바닥재를 직수입해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격동하는 한일관계 속에서 한샘도 수입처의 다변화를 꾀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계획이 없다”는 게 한샘의 답이다. 

한샘 관계자의 말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탓에 바닥재 수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수입처가 막히지 않는 이상 새롭게 바닥재를 개발할 이유도, 국산화의 이유도 없다고 본다.”


다른 기업들과 달리 한샘이 일본산 바닥재를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비용 절감이 가능해서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타일 시공이 필요한 습식 욕실의 경우, 하루 일당 20만~30만원 수준의 숙련된 노동자가 필요하다. 당연히 인건비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샘이 욕실 시공에 사용하는 바닥재는 패널식이어서 많은 인력이 필요 없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일본산 자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또 있다. 가구업체로 불리는 한샘은 실은 ‘유통업체’에 불과하다. 그래서 바닥재의 수입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꾀할 이유가 없다는 게 한샘의 논리다. 

회사 관계자는 “한샘은 가구유통기업”이라면서 “인테리어 자재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자재와 관련한 부분에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유통기업이라고 자칭한 한샘의 설명은 틀리지 않다. 매년 발표하는 사업보고서에도 한샘은 자신들을 ‘주방가구 제조유통과 인테리어 유통기업’이라고 명시해놨다. R&D 비용도 대부분 디자인 개발 프로젝트 위주로 편성돼 있다. 실제로도 한샘의 인테리어 상품은 주문자 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만들어졌다.

그렇다고 한샘의 전략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예상과 달리 일본산 바닥재의 수입에 제동이 걸리면 한샘은 타격을 피할 수 없다. 한샘 측은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서 별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가랑비는 맞고 가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하지만 이는 한샘이 ‘자기 부정’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샘은 지금껏 인테리어 사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핵심 벤더 육성’을 강조해 왔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일본산 바닥재에 위험요인이 있다면 ‘손실 감수’가 아닌 대체자재를 만들 수 있는 벤더를 육성해야 한다. 


한샘 관계자는 “바닥재를 생산할 수 있는 중소기업을 알아봤지만 대부분 시장성의 이유로 소재 개발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중소기업에 화살을 돌렸다. 

유통기업 한샘의 과제


한샘의 욕실부문 매출은 2016년 1200억원에서 2017년 1300억원으로 성장했다. 인테리어 시장은 2020년 25조원대에서 2023년 46조원대로 성장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한일관계는 갈수록 비틀어지고 있다. 


일본이 7월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자 우리 정부도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맞받아쳤다. 일본산 자재를 고집하는 한샘의 행보,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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