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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짜장, 3분카레 …1세대 HMR 인기 하락에 숨은 경제학

HMR과 소비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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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는 1981년 ‘3분카레’를 출시했다. 끓는 물에 3분이면 요리가 완성되는 이 제품은 1세대 HMR로 꼽혔다. 그런데 최근 1세대 HMR로 불리는 카레 · 짜장류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간편함을 넘어 HMR에서 맛과 영양까지 찾는 이들이 증가한 데다, 상온에서 식품을 상하지 않게 해주는 ‘레토르트’ 기술력도 진화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이제 3분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더라도 같은 3분 요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출처연합뉴스

“봉지 그대로 끓는 물에 퐁당, 3분이면 끝… 일요일엔 오뚜기 카레.” 식품업체 오뚜기가 1981년 출시한 3분카레는 ‘1세대 HMR(가정간편식 · Home Meal Replace-ment)’로 꼽힌다. HMR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당시 3분카레는 소비자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통조림 아니고선 요리해서 먹는 게 당연하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간편함을 앞세운 3분카레는 출시 1년 만에 400만개가 팔려나갔다. 오뚜기 관계자는 “1980년대 들어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야외활동을 즐기는 레저인구가 증가했다”면서 “또 핵가족화 등으로 식품 소비 패턴이 달라짐에 따라 3분카레를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로선 혁신적이었던 3분카레는 대표적인 레토르트(retort) 식품이다. 레토르트 식품은 상온에서 식품을 상하지 않게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플라스틱 필름이나 금속박 등을 여러 층으로 접착해 만든 차단성 용기를 사용하고, 용기에 식품을 넣은 후 가열살균 · 멸균하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레토르트 식품 확대를 위해 생산시설을 신설하고, 이듬해 3분짜장 · 3분쇠고기짜장 등을 잇따라 출시했다. 이후 간편함을 무기로 3분카레 · 짜장은 자취생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오뚜기 입지도 공고하다. 오뚜기의 카레 시장점유율은 80%대(메리츠증권 추정치 · 2019년 4월 기준)에 달한다.

오뚜기 3분카레가 국내 HMR시장의 문을 열어젖힌 지 38년, HMR은 일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HMR의 종류도 다양화했다. 즉석밥, 국 · 탕 · 찌개류, 안주류는 물론 생선구이까지 HMR 형태로 식탁에 오른다.

3분카레가 활짝 연 HMR 시장  

그 결과, 지난해 국내 HMR시장 규모는 2조7421억원(이하 농림축산식품부 · 2017년 기준)으로 커졌다. 지난 3년간(2015~2017년) 63%가량 성장한 결과다. 지난해엔 관련 시장 규모가 3조2164억원, 2022년엔 5조원에 이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카레 · 짜장류 등 1세대 HMR시장 규모는 되레 쪼그라들고 있다. 카레류 출하 실적은 2015년 1358억원에서 꾸준히 감소해 2017년 1232억원을 기록했다. 대표격인 오뚜기의 경우 카레 · 짜장류를 포함한 3분요리 생산 실적이 지난해 1억4780만개로 전년(1억5077만개) 대비 2%가량 감소했다. 

1세대 HMR의 설자리가 좁아진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소비자가 HMR을 선택하는 이유가 단순히 ‘간편함’이던 시대가 지났기 때문이다. HMR로 끼니를 때우더라도 제대로 챙겨 먹으려는 소비자가 증가했다는 거다. 카레 · 짜장류 시장이 쪼그라드는 사이 국 · 탕 · 찌개류 시장이 급성장한 건 단적인 예다. 2016년 762억원대이던 국 · 탕 · 찌개류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54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오뚜기의 HMR 시장점유율이 낮아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면서 “국 · 탕 · 찌개류를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CJ제일제당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참고: 즉석조리식품 시장점유율은 CJ제일제당 2016년 39.3%→2018년 49.5%, 오뚜기 2016년 32.6%→2018년 26.8%] 

출처뉴시스

HMR 보양식이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HMR을 통해 맛과 영양까지 얻으려는 소비자가 손을 뻗친 결과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선 올여름 HMR 보양식이 불티나게 팔렸다. 신세계 SSG닷컴에선 6월(6월 4일~7월 3일) HMR 보양식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70%가량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관련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8%(7월 12일~15일) 증가했다. 지난해(7월 17일~8월 16일)엔 67.0%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초기 HMR에 의구심을 품었던 소비자들이 HMR의 편의성은 물론 맛에 신뢰도를 갖기 시작했다”면서 “그 결과 HMR 보양식 구매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HMR에 거부감을 갖던 소비자가 달라진 데는 업체들의 기술 개발도 한몫했다. 3분카레의 레토르트 기술에서 한발짝 진화한 셈이다. 예컨대 급속냉동기술(영하 40도 이하에서 식품을 순간적으로 얼리는 방식)의 발전은 냉동 HMR의 수준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급속냉동기술 개발로 해동 후에도 맛 · 식감 · 영양소 등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냉동만두 일변도이던 냉동 HMR시장이 냉동밥 · 냉동피자 · 냉동핫도그 · 냉동디저트류로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냉동식품 소매시장 규모는 최근 4년간 43.1%(2013년 6305억원→2017년 9023억원) 증가했다.  


HMR로 맛과 건강까지… 


원물의 식감을 살리는 기술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상온화 살균기술을 햇반컵반(덮밥류)에 도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햇반컵반의 경우 기존 상온 레토르트 제품보다 원물의 식감과 맛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HMR 상온화 살균 기술력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HMR이 세대를 거듭하며 진화하면서 1세대 HMR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원하는 맛을 구현해내는 HMR 기술이 고도화하고 있다”면서 “HMR 시장이 세분화 · 다양화할수록 카레 · 짜장류를 찾는 소비자 비중은 감소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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