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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는 샤오미 “내가 아직도 좁쌀로 보이니?”

샤오미 OS 생태계로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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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왕좌를 꿰찬 샤오미의 영광의 시대는 길지 않았다.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세가 꺾였고, 상장 후 주가도 변변치 않다. 그렇다고 샤오미의 혁신이 멈췄다고 보긴 어렵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도 실패했던 ‘OS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 2011년 9월, 검은색 목폴라 티셔츠에 청바지를 걸친 CEO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티브 잡스는 아니었고, 장소 역시 뉴욕이 아니었다. 레이쥔 샤오미 CEO가 자사의 첫번째 스마트폰 ‘미1’을 발표하는 순간이었다.


디자인까지 ‘아이폰’을 빼닮아 ‘짝퉁 애플’이란 조롱을 받았지만, 샤오미는 약진했다. 창업 2년차인 2011년 3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더니 2013년엔 1870만대를 팔아치웠다. 2014년엔 삼성전자가 2년간 지켜온 중국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꿰찼다. ‘저렴한 가격, 그럼에도 괜찮은 성능’의 콘셉트가 시장에 적중했다. 순식간에 샤오미는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섰다.


# 2018년 7월, 레이쥔 CEO가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을 알리는 징을 울렸다. 샤오미는 540억 달러(약 63조7578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점쳐지던 분석에 비하면 아쉽지만, 평가절하할 성적표는 아니었다. 일본 IT 대기업 소니의 시총(40여조원)보다도 많았다. 


공유차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스타트업 리프트의 상장 첫날 시총은 샤오미 시총 절반 수준인 269억 달러였다. 중국 스마트폰 상위 업체 중 최초로 글로벌 주식시장에 상장한 점도 의미가 컸다. 

그로부터 1년, 샤오미의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는 화웨이에 내준 지 오래다. 오포ㆍ비보에도 밀려났다.

올해 1분기 기준 중국시장 점유율 현황은 화웨이가 33.7%로 굳건한 가운데 비보는 20.0%, 오포는 19.5%를 기록했다. 샤오미는 11.9%에 머물렀다. 점유율만이 아니다. 540억 달러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310억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1년 만에 주가가 절반가량 폭락한 셈이다.


일부에선 ‘예견된 결과’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애플 카피캣’에 불과한 샤오미의 가치가 그간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었다는 거다. 정교한 경영전략과 기술도 없이 모방에만 치중한 레이쥔 CEO의 오판이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세후마진 5%를 넘기지 않는 하드웨어 가격 정책’도 문제가 됐다. 샤오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7.7%에 그쳤다. 40%를 웃도는 애플과 60%에 육박하는 구글에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박리다매에 의존하는 전략에 스스로 발목이 잡혔다는 얘기다. [※ 참고: 하지만 낮은 가격정책이 샤오미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됐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후술한다.]


하지만 이대로 샤오미가 ‘유니콥스(유니콘+시체 corpseㆍ죽은 유니콘 기업)’로 전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민성기 대구대(중국어학과)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몇차례 부침이 있었지만 샤오미의 성장세는 여전히 견고하다. 그 중심엔 샤오미의 전용 운영체제(OS)인 미유아이(MIUI)가 있다. 미유아이로 연결되는 스마트TV, 스마트밴드, 에어컨 등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자사 제품군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가 공고해지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


무슨 말일까. 샤오미는 ‘미 패드(태블릿PC)’ ‘미 밴드(스마트밴드)’ ‘미 스마트 파워스트립(멀티탭)’ ‘미 스케일(스마트 체중계)’ ‘미 TV(스마트TV)’ ‘미 에어(공기청정기)’ 등을 잇달아 시장에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미유아이로 불리는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제작된 샤오미 전용 OS에 연결된다.


제품 대부분을 샤오미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다. 가령 샤오미 스마트폰과 체중계, 스마트밴드를 사서 미유아이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신체 정보를 한꺼번에 관리하는 식이다. 샤오미만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셈이다. 2017년 말 기준, 샤오미 IoT 플랫폼에는 총 800종류가 넘는 스마트기기가 출시됐다.

사물과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IoT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다. 시장을 선점할수록 더 많은 연결기기를 팔 수 있고, 그 안에서도 서비스 이용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IoT 시장 경쟁력에 높은 점수가 따라붙는 이유다.  


샤오미가 경쟁력을 쌓을 수 있었던 건 역설적으로 ‘하드웨어의 낮은 마진’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T 업계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소비자를 IoT 생태계로 끌어오는 건 쉽지 않다. 멀쩡한 가전제품을 버리고 스마트기기를 새로 사게끔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다. 교체주기가 빠른 스마트폰과 달리 TV나 에어컨은 한번 구입하면 5~10년은 쓴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반대로 말하면 가격이 낮으면 IoT 생태계에 쉽게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샤오미는 ‘판매마진을 높여야 산다’는 비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저가 정책을 고수했다. 지금 이 효과를 톡톡히 보는 중이다.” 


샤오미의 진짜 경쟁력 


실제로 32인치 소형 스마트TV인 ‘미 TV’는 중국 시장에서 26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던 인도 TV시장에선 올해 1분기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미 밴드’는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 판매량 2위 제품이다. 스마트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샤오미의 매출 구조가 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70%를 웃돌던 스마트폰 사업 비중이 올해 1분기엔 61.7%까지 떨어졌다. 반면 사물인터넷(IoT) 및 소비재 사업(27.5%), 인터넷 서비스 사업(9.7%) 비중은 높아졌다. 

조우 광핑 샤오미 CFO는 최근 “샤오미 제품 이용자가 5억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샤오미가 고집하던 저가 전략이 IoT 생태계 구축과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래도 샤오미를 모조품이나 만드는 좁쌀로 폄훼할 수 있을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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