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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의 속앓이, LCD시대 가고 애플도 변심하고

LGD, 중소형 OLED 전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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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패널의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LCD를 고집했던 애플도 전면 OLED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LG디스플레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LCD에서 OLED로 미처 전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율은 여전히 낮고, 생산능력도 부족하다. 삼성디스플레이를 뒤쫓긴커녕 중국 업체에도 밀리게 생겼다. LCD를 납품받았던 애플이 의리를 지킬 가능성도 없다. LG디스플레이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출처뉴시스

“중소형 OLED가 회사의 주요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지난 15일 경기 파주공장에서 열린 제34기 LG디스플레이 정기주주총회.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중소형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OLED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소형 OLED는 LG디스플레이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대형 OLED와 달리 중소형 OLED에선 이렇다 할 실적이 없다. LCD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집하다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용 OLED 시장점유율은 2.1%.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비전옥스(2.0%)와 0.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젠 2위 자리도 불안하다.  


LG디스플레이가 LCD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중소형 OLED로 빠르게 전환하려는 덴 나름의 속사정도 있다.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비등비등했던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 내 LCD와 OLED의 비중이 3분기를 기점으로 크게 역전됐다.

IHS마킷에 따르면 3분기 OLED 비중은 61.1%를 기록했다. 2017년 1분기 OLED 비중이 35.0%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의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LG디스플레이의 LCD 경쟁력이 중국에 밀린 상황에서 LCD 시장 규모마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애플이 OLED의 탑재율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도 LG디스플레이가 다급해진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020년 출시하는 신형 아이폰부터 모든 모델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계획이다.  


그동안 애플에 LCD 패널을 공급해왔던 LG디스플레이로선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게 분명하다. 애플에 납품하는 LCD 공급량이 줄어드는 만큼 OLED로 전환하지 못하면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다. 


시장의 변화가 빠른 만큼 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OLED로의 전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건데, 문제는 고객사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냐는 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주로 LG전자와 중국 업체들에 중소형 OLED 패널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LG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9%에 불과했다. 가시적인 실적을 얻기 위해선 시장점유율이 높은 애플(13.0%)이나 화웨이(14.4%)에 공급할 수 있는 활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수율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수율은 50%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율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받았던 화웨이가 올해 출시하는 스마트폰 P30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를 탑재하기로 결정한 것도 저조한 수율 때문일 공산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화웨이가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20 프로의 디스플레이에 결함이 발견됐는데, 이 모델엔 LG디스플레이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BOE의 OLED 패널이 탑재됐다.   


가장 중요한 건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OLED를 공급할 수 있느냐다. 아직까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부터 애플의 공급망을 뚫기 위해 힘을 쏟아붓고 있지만 성과라고 할 만한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최근엔 빠르게 추격해오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애플과의 OLED 공급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최근 BOE는 애플로부터 공급사 지위를 받았다”면서 “LG디스플레이와 BOE 간의 2위 공급사 자리 경쟁이 치열해질 거란 얘기”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LG디스플레이가 BOE와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와 BOE를 단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긴 어렵지만 애플의 까다로운 수율 기준엔 두 기업 모두 못 미칠 수 있다”면서 “다만 BOE의 생산능력이 LG디스플레이의 3배에 달한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생산능력이 클수록 수율을 개선하거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이 점을 감안하면 LG디스플레이에 비해 BOE가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은 월 4만5000장 규모다. 구미 E5 공장과 파주 E6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3개 생산라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1개 라인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객사를 확보하고, 납품량이 얼마나 될지 정해지면 추가 투자를 통해 증설하겠지만 아직은 고객사가 크게 늘어난 게 아니라 투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전환 이슈가 나온 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중국에 LCD 시장을 뺏기고, LCD를 공급받던 애플마저 스마트폰의 액정을 100% OLED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G디스플레이가 벼랑에 몰렸다. 돌파구를 찾는 것도, 퇴로를 모색하는 것도 어렵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떠나가는 버스’를 잡을 수 있을까.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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