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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펙스, 르까프의 길이냐 휠라의 길이냐

토종 브랜드 프로스펙스의 현주소
더스쿠프 작성일자2019.02.26. | 354  view

2009년 국내 스포츠브랜드 업계에 ‘워킹화’ 열풍이 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내 토종 스포츠브랜드 프로스펙스가 있었다. 열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워킹화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프로스펙스가 꺼내든 카드는 구조조정과 레트로다. 하지만 이 카드 역시 얼마나 유효한 성과를 낼지 불확실하다. 르까프의 길이냐 휠라의 길이냐, 프로스펙스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source : 뉴시스

화승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토종 스포츠브랜드 르까프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르까프는 1월 31일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1986년 설립돼 브랜드 론칭 33년을 맞은 르까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셈이다. 

르까프의 위기로 잊혔던 국내 스포츠브랜드를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토종 스포츠브랜드로는 프로월드컵·프로스펙스·휠라 등이 있다. 그중 최장수 브랜드는 프로스펙스다. 


주인이 두번이나 바뀐 르까프처럼 프로스펙스도 숱한 위기를 겪었다. 1985년 모기업인 국제그룹이 해체되면서 한일합섬에 매각됐다. 1998년에는 외환위기를 버티지 못한 한일합섬의 부도로 법정관리를 받았고 2007년이 돼서야 새로운 주인(LS네트웍스)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프로스펙스는 반전의 기회를 잡았는데, 다름 아닌 ‘워킹화’다. 글로벌 브랜드가 점유한 러닝화 시장에서 한발자국 비켜서 있는 틈새시장이었다.

워킹화 전략은 시장에서 제대로 먹혔다. 프로스펙스 W로 시장에 선보인 워킹화는 2009년 이후 연평균 75만족의 판매고를 올렸다. 2012년 출시 3년 만에 300만족을 돌파했고 2016년에는 500만족의 누적 판매량을 넘어섰다. 여기에 아웃도어 브랜드 잭 울프스킨·몽벨 스포츠브랜드 스케쳐스 등 외국 브랜드를 활용해 시장을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 


당연히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008년 1851억원이었던 브랜드 부문 매출은 2012년 3499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2억원에서 157억원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그런데 워킹화의 최근 실적이 신통치 않다. 매출은 감소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2년 4372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2017년 2153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영업이익은 2015년 적자(-274억원)로 전환한 이후 줄 곧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012년 이후 워킹화·아웃도어 시장의 경쟁이 심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프로스펙스 신발의 30%가량을 생산했던 개성공단 폐쇄 등의 악재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자 LS는 두가지 전략을 폈다. 첫째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었다. 2016년 4월 잭 울프스킨 사업을 철수한 데 이어 9월에는 스케쳐스를 294억원에 매각했다. 


몽벨은 2016년 12월 자회사로 떨어내 몸집을 줄였다. 그 결과, 2010년 77.0% 차지했던 브랜드 부문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42.5%로 줄었다. 2012년 581명까지 증가했던 직원수도 같은 기간 194명으로 감소했다.  


둘째 전략으론 ‘레트로’를 꺼내들었다. 프로스펙스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년)’의 성공으로 시작된 레트로 열풍에 발맞춰 2017년 ‘프로스펙스 오리지널’을 출시했다. 지난해 9월엔 프로스펙스의 오리지널 제품인 ‘스택스’도 론칭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뉴트로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며 “10~20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제품 생산에도 이런 부분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전략이 프로스펙스에 명성을 되찾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시장을 공략할 브랜드가 줄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프로스펙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가 사라진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가 시장을 선도하는 상황에서 중하위권 업체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프로스펙스 하나만으로는 수익을 회복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스펙스가 오리지널 제품으로 승부를 건 레트로 전략 역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눈길을 끌 수 있는 디자인과 가성비를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지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어서다.  


서영순 경성대(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스포츠브랜드의 주요 수익원은 고가의 기능성 신발이 아닌 중저가 신발”이라면서 “이런 면에서 오리지널 상품의 출시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오리지널 제품의 성공을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를 자극할 수 있는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이 필요하다”며 “무조건 복고를 좇는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프로스펙스가 국내 토종 스포츠브랜드의 생존을 위해선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킹화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한 것처럼 제2, 제3의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는 거다. 


서영순 교수는 “국내 스포츠브랜드가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글로벌 업체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서 비슷한 제품과 마케팅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브랜드가 손대지 않는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며 “신소재 등이 사용된 차별화한 시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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