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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소득 484만원의 맞벌이 부부가 빠진 ‘152만원 적자의 늪’

30대 맞벌이 부부의 재무설계 上 | 교육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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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비는 자녀가 있는 모든 가계의 최대 고민거리다. 빚은 잘 갚으면 줄기도 하지만 사교육비는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늘기만 해서다. 남들 다하는 사교육을 줄이려고 하면 자녀에게 미안하다. ‘옆집 아이’ 학원 다니는 소리를 들으면 귀도 팔랑거린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자녀 교육비가 고민인 정한진씨 부부의 가계부를 점검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조금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지원하면 아이의 진로를 찾는 게 수월할 텐데.” “학원을 더 보내면 성적이 훨씬 올라갈 텐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고민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지 항상 고민한다. 맛있는 음식을 사주는 것,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 좋은 학교에 보내는 것 등은 모두 고민의 결과물이다. 여느 가장에 비해 지원이 부족하면 자녀에게 미안함마저 든다.

자녀 교육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취업에 있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더 좋은 직장에서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관념을 버리기 힘든 것이 대한민국의 ‘불편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졸 노동자의 급여를 100으로 본다면 대학교 졸업자는 150, 석사·박사 학위가 있는 사람은 200이다. 학력 수준이 임금 수준을 좌우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부모의 고민은 깊어진다. 자녀에게 투자해야 할 교육비를 쉽게 줄일 수도, 그렇다고 늘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하려는 정한진(가명·39세)씨와 이시은(가명·38세) 부부의 고민도 이와 같다.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에 다니는 두딸을 둔 정씨 부부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교육비가 부담스럽다. 

고학년에 접어든 큰딸에게 더 많은 학원공부를 시키고 싶다. 발레·피아노·미술 등 예체능에 소질이 있는 둘째에게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수입이 늘지 않는다면 교육비 지출 비중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정씨 부부의 가계 재정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 오래다. 그 결과, 5년 동안 모은 적금 3000만원을 털어(지난해 11월 만기)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정씨 부부는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했지만 쉽지 않았다. 부부가 재무상담을 신청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월 2일 진행한 1차 상담에서 확인한 정씨 부부의 가계 재무환경을 살펴보자. 

중소기업에서 과장과 대리로 일하는 부부의 월 소득은 484만원(남편 274만원·아내 210만원)이다. 소비성 지출을 보면, 빌라 관리비를 포함해 각종 공과금으로 월 17만원을 사용한다. 


네 식구의 통신비는 월 21만원, 두딸의 교육비로 월 90만원을 사용한다. 여기에 생활비 100만원, 교통비 15만원을 지출한다. 부부용돈 100만원(남편 50만원·아내 50만원), 자녀 용돈 8만원(큰딸 5만원·둘째 3만원), 장모님 용돈 50만원, 장모님 월세 45만원 등을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정씨 부부는 월 446만원을 소비성 지출로 사용하고 있었다. 비정기 지출로는 경조사비 10만원, 의류·미용비 30만원, 자동차 관리비 50만원, 여행·휴가비 30만원 등 월 120만원(연 1440만원)을 사용한다. 금융성 상품은 보장성 보험료로 월 7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렇게 정씨 부부는 매월 636만원(소비성 지출 446만원+비정기 지출 120만원+금융성 상품 70만원)을 사용해 매월 152만원의 적자(소득 484만원-소비 636만원)를 기록하고 있었다. 현금성 자산으로는 예금 1400만원이 있었다. 필자는 정씨 부부의 가계부를 보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주택담보대출도 없는데, 매월 150만원에 달하는 마이너스를 기록해서다. 정씨 부부의 가계 현금흐름을 보기 전까지는 교육비 지출이 많아 재무상담을 신청했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손을 봐야 할 곳이 매우 많았다. 이렇게 지출이 많은데 어떻게 3억원이 넘는 빌라를 대출 없이 마련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슬쩍 물어보니 양가 부모님의 도움이 컸다. 정씨 부부는 2013년 장모님이 사는 곳 주변에 있는 빌라를 3억1000만원에 장만했다. 남편 정씨의 부모님은 2013년 정씨의 누나가 있는 미국으로 떠났다. 


이 과정에서 부모님은 부동산을 처분하면서 생긴 소득 중 1억원을 빌라 장만에 쓰라고 줬다. 여기에 부부의 전세자금 1억3000만원과 장모님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받은 보증금 6000만원을 더 했다. 


정씨는 “대출로 은행 좋은 일을 시키는 것보다 두 딸을 돌봐주는 장모님에게 월세와 용돈을 드리는 게 나을 거 같았다”고 말했다. 남은 2000만원은 부부가 가지고 있던 적금과 보험 등 금융자산을 모두 해약해 마련했다. 


부채 부담이 없어서인지 정씨 부부의 소비성향은 무척 강했다. 소비성지출 446만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생활비(100만원)와 가족 용돈 158만원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정씨 부부에게 지출 감축은 필수적이다. 문제는 역시 교육비다. 두딸의 학년이 올라 갈수록 교육비 지출이 증가할 건 불을 보듯 뻔하다. 


실제로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18조6000억원에 달했다. 초·중·고교 학생수가 2007년 773만명에서 2017년에는 573만명으로 감소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20조400억원에서 1조5000억원가량 감소하는데 그쳤다. 1인당 사교육비는 되레 증가했다는 거다.  


‘자녀 교육→좋은 대학→대기업→ 고액 연봉’이라는 깨져야 마땅한 공식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 대한민국에서 교육비를 쉽게 줄일 수 없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옆집 아이는 벌써 수학학원도 다닌대’라는 말을 들으면 부모 귀는 팔랑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은 부모의 노후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아이들이 대학교에 진학하는 40~50대는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자녀의 교육비 마련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한달에 150만원이 넘는 정씨 부부의 지출은 어디서 어떻게 줄여야 할까. 정씨 부부의 지출구조를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지는 다음편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글: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정리: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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