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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OTT 연합, 넷플릭스 대항마될까

9조원 vs 2000억원 투자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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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디어 시장이 시끄럽다. 활발한 합종연횡에, 투자 규모까지 대폭 늘리는 추세다. 성장세가 가파른 OTT 경쟁에서 넷플릭스와 제대로 맞붙겠다는 전략이다. 겉으로만 보면 국내 기업의 압승이다. 국내 대표 OTT 서비스인 옥수수와 푹은 합병을 마치면 1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진검승부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투자 규모의 격차가 워낙 커서다. 

새해 벽두 미디어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핫이슈는 SK텔레콤의 OTT(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트를 제공하는 서비스ㆍOver The Top) 서비스 ‘옥수수’와 KBS ㆍMBCㆍSBS 등 지상파 3사의 OTT ‘푹(POOQ)’의 합병이다. 3일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옥수수와 푹의 통합법인 출범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MOU에 따라 오는 6월 안에 옥수수와 푹을 합친 단일 서비스를 선보인다. 


다른 사업자도 전면전 태세다. CJ E&M의 OTT 서비스 ‘티빙’은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글로벌 티빙’을 론칭했다. 국내 사업자가 실시간 방송을 전 세계에 선보이는 건 티빙이 최초다. 오는 7월 예정인 CJ오쇼핑과의 합병 작업이 완료되면 콘텐트 역량을 더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

인터넷의 관문 역할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포털 사이트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동영상 서비스 사업부문을 사내 독립 기업 ‘V CIC’로 분리했다. 이 회사는 스타 실시간 개인방송 서비스 ‘브이 라이브’와 ‘네이버TV’ 등 동영상 서비스를 총괄한다.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M은 과감한 인수ㆍ합병(M&A)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BH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 컴퍼니, 숲 엔터테인먼트, 레디 엔터테인먼트 등의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자체 콘텐트 제작이 수월해졌다.


업계는 국내 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원인으로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꼽는다. 이른바 ‘메기효과(강력한 경쟁자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세계 1억37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콘텐트 공룡기업이다.

유튜브는 1인 미디어 전성시대의 덕을 톡톡히 봤다.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유튜브의 국내 OTT 시장점유율은 86%에 달한다. 업계에서 이 둘은 규모도, 발전 수준도 선두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렇다고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고 보긴 어렵다. 글로벌 OTT 시장은 한창 성장 중이다. 규모는 2010년 61억 달러에서 2016년 370억 달러로 5배 이상 커졌고, 2022년에는 834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 OTT 시장은 2020년까지 7801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옥수수와 푹의 합병은 의미가 크다. 두 서비스의 가입자 수를 더하면 1300만명(옥수수 900만명+푹 400만명)이다. 단연 국내 최대다. 30만명으로 추정되는 넷플릭스의 한국 가입자 수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 장악력을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합병으로 맹추격할까


통신업계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플랫폼 사업의 본질은 가입자를 대상으로 삼은 경쟁이다. 내 가입자를 뺏기지 말아야 하고, 남의 가입자를 모시고 와야 하는 시장이다. 더 많은 가입자를 얻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 경쟁을 펼친다. 그런 점에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두 서비스의 통합은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옥수수와 푹은 더 많은 가입자를 유도할 확실한 무기도 갖출 계획이다. 바로 자체제작 콘텐트다. 방송3사가 보유한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콘텐트를 만들겠다는 거다. 이 전략은 넷플릭스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180여개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보유 중이다. 자사 플랫폼 가입자만 시청 가능한 자체제작 콘텐트는 가입자를 오래 묶어둘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통한다.


하지만 전략이 순조롭게 먹힐지는 의문이다. 김성철 고려대(미디어학) 교수는 “넷플릭스를 위시한 자체제작 콘텐트를 늘리는 전략의 방향은 옳다”면서도 “하지만 이 역시도 투자 규모가 앞서 질 좋은 콘텐트를 만들 때의 얘기”라고 꼬집었다.

실제 국내 미디어 사업자는 콘텐트 투자에 인색하다. 지난해 옥수수는 오리지널 드라마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에 35억원을 쏟았는데, 이 수준이 국내 OTT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였다. 반면 넷플릭스가 투자한 한국 드라마 ‘킹덤’은 회당 제작비만 15억~20억원선으로, 총 제작비는 1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투자 규모의 격차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1300만명의 가입자를 갖춘 합병법인은 다를까.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신설 OTT에 2000억원을 투자받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2015년 49억 달러(약 5조4800억원), 2017년 60억 달러(약 6조7100억원), 지난해엔 80억 달러(약 9조원)를 투자했다.


국내 사업자가 콘텐트 투자에 인색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방송통신업계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자체 콘텐트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도 엄청나지만, 문제는 수익이다. TV 드라마나 영화처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점이 특히 문제다. 그래서 즉각적인 수익 확보가 어렵다. 오직 ‘유료 가입자 수 증가’를 위해서 콘텐트 투자에 매달려야 하는데, 리스크가 너무 크다.”

넷플릭스 역시 2017년 11월 1조8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자체제작 콘텐트 투자가 만만치 않다는 방증이다.


투자 규모 어마어마한 격차


어쨌거나 국내 OTT 업계와 넷플릭스ㆍ유튜브와의 경쟁은 소비자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과거 미디어 시장을 독점한 지상파3사가 콘텐트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시절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특히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피부로 접하며 자라온 밀레니얼 세대는 다양한 영상 콘텐트를 찾는 일에 익숙하다. 재미만 있다면 어디든 찾아다니는 이들이 머물 곳은 질 좋은 콘텐트를 보유한 플랫폼이다.


그렇다면 10년 뒤, 최후의 승자가 남는다면 어느 쪽일까. 9조원의 넷플릭스일까, 2000억원의 옥수수일까.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위기 상황에 내몰릴지도 모른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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