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했다고 32년이 지난걸까요?

조회수 2020. 7. 22. 13: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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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그레이가 만난 육십 두번 째 아빠의 이야기와 사진을 담았습니다.
홍명표 57, 직장인

뭔지도 모르고 왔는데, 얼떨떨해요

군대를 제대하고 곧바로 회사에 입사했다. 그리고 32년을 한결같이 다니고 있었다. 얼떨결에 입사했고, 얼떨결에 32년이 흘렀다고 했다. 멋대로 살았다고 했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만큼 가정에도 충실하지 못했다고 했다. 

- 한 직장에서 지금까지 일하고 계신다고요?

+ 그러게요. 지금 생각해보니 아쉬운 것도 조금 있어요. 큰 목적이 없이 공허하게 살아온 것 같아요. 전문대학에 들어갔는데, 전공이 맞지 않았어요. 어떻게 겨우 졸업을 하고, H 자동차에 들어갔어요. 조금 다니다가 그만둘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다니고 있어요. 벌써 32년이나 됐네요.

+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회사라는 게 그렇잖아요. 그렇지만 가정이 있기도 했고, 그만둘 수 없는 이런저런 이유가 늘 존재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어요.


-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으세요?

+ 돌아가고 싶은 때라… 가정을 책임지지 못하고 산 것 같아요. 가정을 생각하고 챙긴 지가 몇 년이 안 됐어요. 늘 혼자만의 생각으로 멋대로 살아온 것 같아요. 그래서 가족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뿐이에요. 정년이 4년 정도 남았는데, 열심히 벌어서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 그리고 은퇴하면 시골에 2, 300평 정도 땅을 사서 작을 텃밭을 가꾸고 살고 싶어요. 살지는 못할 것 같아요. 왔다 갔다 하면서 가꿔보고는 싶어요. 멋대로 사는 바람에 건강이 좋지 않아요. 건강도 챙기고 싶어요.


젊었을 때,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자신을 가꿨다고 했다. 그도 모르게 잊고 살게 됐다고 했다. 멋을 내지 않고, 멋 내는 것을 등한시하고 살아온 세월 동안, 그에게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아주 오랜만에 멋을 부려서,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고 했다. 그의 삶이 바뀌진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 시절을 추억하게 해서 한편으론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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