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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같은 아빠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조회수 2020. 5. 8. 09: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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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그레이가 만난 마흔 여덟 번째 아빠의 이야기와 사진을 담았습니다.
노경호(58, 통신업)

그는 인상을 쓰지 못했다. 늘 웃고 있었다. 늘 상황에 만족하고, 감사했다. 맞벌이를 하고 있어서 주위의 친구들보다 하고 싶은 걸 많이 해볼 수 있어서 감사했고, 네 가족이 모두 떨어져 있지만 가끔 만났을 때 소중하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덜 받아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게 아닌가, 하고 자신 있게 그는 그의 삶을 얘기했다.

- 사모님이랑 지금도 맞벌이를 하신다고요?

 

+ 저는 전공이 컴퓨터 쪽이라 통신 쪽에서 일을 30년째 하고 있어요. 현재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고 있고요. 2003년? 쯤에는 외국계 회사에 있었는데 당시엔 7년 정도 영업도 경험해봤고요. 팀원들이 제법 있는데, 그중 나이가 제가 제일 많아요. 근데 직원들 가운데 내가 제일 젊게 산다고 자부해요.

 

+ 처 같은 경우는 저보다 더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어요. 한전(한국전력회사)을 다녀요. 미래도 창창하고요. 처 덕분에 제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살아요. 그래서 동안인 것 같아요. 지금 있는 회사의 대표님이 전 회사 동료였는데, 전 회사를 다닐 때 처를 소개해줬어요. 아직도 모임이 있는데, 여자들끼리 주로 모이고 남자들은 가끔 껴요.

 

+ 주말부부예요. 결혼하고 12년 정도같이 살았고, 나머지 모든 결혼생활은 주말부부로 살았어요. 주말에만 보니까 서로 잘해주려고만 해요. 그래서 사이에 갈등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처가 착한 게, 12년 같이 사는 동안 제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어요. 참 착해요.

 

- 자녀분들과 떨어져 있다고 했는데, 어떤 아버지였어요?

 

+ 일단 잔소리를 안 하려고 했어요. 특히 큰애는 자기가 알아서 하는 스타일이었어요. 잔소리할 여지가 없었죠. 둘째는 거의 내버려 뒀죠. 아들이라 같이 운동도 해보려 하고 했는데, 저랑 코드가 맞진 않더라고요. 재미가 있어야 같이할 텐데, 제가 재밌는 게 둘째한텐 흥미가 없었던 거죠. 등산이나 산책을 좋아하는데 그건 주로 큰애(딸)랑 함께 해요.

 

+ 아들(둘째)은 싫은 건 죽어도 안 해요. 나 닮아서 고집이 참 세요. 한 번은 초등학교 다닐 때였는데, 산에 데리고 갔어요. 아토피가 있어서 가려운 거야. 참고 가자고 했는데 차를 타는 순간 도망을 가더라고요. 그대로 친구 집에 가 버린 거지. 다음날 아침에 돌아왔어요. 집사람은 난리 나고. 그 이후로 강요를 안 해요. 그게 맞는 것 같아서.

 

- 요즘 주로 여가로 하시는 건 뭐예요?

 

+ 60년대 생들이 사실 굉장히 어렵게 살았어요. 다 부족했으니까. 그런데 저는 하고 싶은 걸 다 해본 것 같아요. 처랑 사회생활을 같이 해서요. 주변을 보면 외벌이 팀원들은 정말 아무것도 못해요. 제가 라이더 입고 왔잖아요. 오토바이를 타요 요즘은.

 

+ 우선 제 처가 65세까지 사회생활을 할 수 있어서, 은퇴까지 12년 정도 남았어요. 그 이후에 저는 70대가 되는데, 둘이 온전하게 정년을 맞이하고 전국을 돌고 싶어요. 1년 살기 같은 거랄까요? 집사람과 둘이 매일 하는 얘기예요. 주택에 사는 건 불편하니, 주 중엔 도시에서 살고 주말엔 근교로 나가서 사는 게 어떨까 해요.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나는 그가 왜 촬영 중 인상 한번 써 달란 요구에도 인상을 쓰지 못했는지, 그게 왜 어려웠는지 알 것 같았다. 일상의 사소한 스트레스조차 그는 받지 않는 듯했다. 그런 그가 부러웠다. 그리고 그의 그런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OFFTHERECORD 

 

나 : 아버님, 카메라 보면서 인상 한번 써주세요. 

딸 : 아빠, 왜 인상을 못써? 

나 : 인상 못쓰는 아버님은 처음이에요. 

딸 : 아빠 오늘 아침에 콧노래 불렀잖아. "오늘이 디데이야~” 하면서

#아빠에게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 고마워요. 힘들 때는 저에게도 살짝 기대 보세요^^ 오래오래 함께 하기를 소망하며 사랑합니다. -아내- 

 

아빠, 난생처음 아빠가 꾸민 모습을 봤는데 나도 아빠처럼만 나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한텐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아버지, 사랑해요~ -아들- 

 

아빠, 날 항상 믿어줘서 고마워. 나도 아빠를 항상 믿어. -딸- 

 

#남자는죽을때까지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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