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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썰미

화분 잘 죽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인생책의 한 글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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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이사를 하고 화분들을 선물 받았습니다.

여인초 15일, 뱅갈 고무나무 일주일, 행운목 일주일, 금전수 3주. 요즘엔 화분에 물 주는 주기가 적혀 있네요.

화분마다 물 주는 시기가 다른 걸 무시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줬습니다.

그러니 물주기가 맞는 아이들은 잘 크는데,

맞지 않는 아이들은 건강한 모습을 잃어 갔습니다.

특히 3주에 한 번 주라는 물을 매주 줬던 금전수가 썩더라고요.

안타까운 마음에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놔주고 물도 더 열심히 줬습니다.

직사광선을 피해야 하는 식물인 줄도 모르고요.

그렇게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선배님이 선물로 주셨던 금전수를 죽일 뻔했었습니다

회사도 비슷한 거 같아요.

제 딴에는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고 매주 물을 주는데, 

그게 맞는 사람도 있고, 맞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그 다름을 무시하고, 매주 물을 주다 보니 

금전수처럼 맞지 않는 사람들은 힘들어하고, 퇴사를 하고 

대표는 대표대로 상처 받고...      


인간관계도 다르지 않습니다.

나는 배려하는 의미로 한 말이, 상대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하고 

상대는 나 생각해서 했다는 행동이, 나는 전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쌍둥이처럼 붙어 다니던 친구도, 사소한 오해로 원수가 되고, 

죽고 못 살던 연인 사이도, 사랑해서 더 섭섭한... 

쓰다 보니 인간관계에서는 이런 사례가 무수히 많이 떠오르네요.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나를 잘 알 것 같지만,  

나를 가장 모르는 게 나인 것 같다는 생각 할 때 있지 않나요?      


저는 여기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뭔가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최근 출간한 철학책을 읽다 보니  

제 생각과 글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책 내용 중 하나를 옮겨 적습니다. 

제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덧,

인터넷에서 만나는 글들이 조금만 지루하면 뒤로가기를 누르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래 ‘무지의 지’ 글은 조금만 시간을 내서 천천히 꼭꼭 씹으면서 끝까지 읽어보길 권합니다. 

평생 기억할 인생의 몇 페이지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무지의 지”

소크라테스의 사상에는 제가 지금까지 배워온 모든 철학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바로 ‘무지의 지’입니다. 이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알라’라는 뜻입니다. 


언뜻 쉬워 보일지 모르지만, 이 말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기란 절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혜는 문자로 손쉽게 전해지는 지식과 달리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호소하지 않는 데다, 심지어 그다지 의미가 없어 보일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식을 인생의 시야를 넓히는 지혜로 바꾸지 못하면 ‘무지의 지’ 역시 그저 멋지게만 들리는 철학 용어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분명히 지식이 있으면서 일부러 자신이 무지하다고 말하는 듯한 소크라테스의 지나치게 겸손한 태도 때문에 오히려 오만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애초에 정말로 자신이 무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우리는 초등학교만 졸업해도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게 됩니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더라도, 나름대로 다양한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되지요.

한번 상상해봅시다. 만약 우리가 소크라테스에게 “당신은 당신 이름이 뭔지 압니까?”라고 묻는다면, 그가 모른다고 대답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무지의 지를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무지의 지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이에 대한 두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하나는 ‘어떤 지식도 그것이 반드시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음을 뜻한다’라는 해석입니다.

또 이 진리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단언하는 일 역시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통감하게 되겠지요.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면 일종의 지혜가 생기고, 어떤 이론에도 집착하지 않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게 됩니다.      


무지의 지에 관한 다른 해석은 ‘자신의 무지를 발견하는 일이야말로 진정으로 무지를 자각하는 일이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해석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무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이 모르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즉 어떤 분야에 대해서는 무지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다는 뜻입니다.


고작 ‘모르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라니 참으로 시시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뭐든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존재할 리가 없으니까요.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흥미로운 글을 발견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작가와 작업해온 베테랑 편집자가 쓴 글이었는데, ‘대부분의 작가는 자기 작품에 자신감이 없다. 그런데 표지 디자인에 대해서는 자신만만하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 역시 처음 책을 냈을 때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제 전문 분야에 관해 쓴 책이었음에도 ‘혹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출판사 편집자가 표지 디자인 시안을 보내줬을 때는 왠지 자신감이 솟아서 이것저것 참견하고 싶어 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문제가 있습니다. 왜 저는 제 전문 분야에는 자신이 없고, 비전문 분야에서 오히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샘솟았던 걸까요?


저자는 보통 자신이 집필한 분야에 정통합니다. 그래서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만큼 아직 모르는 부분도 많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는 것입니다. 자기 분야에서 무지의 지가 고도의 경지에 도달한 상태이기도 하지요.

한편, 표지 디자인에 대해서는 어설픈 지식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무지의 지가 결여된 상태’인데, 이럴 때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날까요? 바로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모른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때 스스로 반성하는 힘이 없으면 자신의 무지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무지의 지가 결여된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스스로 사고력이 부족함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은 훌륭한 자성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성하는 힘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이 뛰어난 사고력을 갖췄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게다가 그런 사람일수록 온라인상에서 확실하지도 않은 자기 의견을 마구 떠들어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인터넷에 떠도는 글들은 사고력이 부족한 사람의 의견이 주류가 되고, 개인이나 집단 간의 갈등이 깊어집니다. 이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하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는 교육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학부모가 스스로 그 사실을 모르는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많은 학부모는 자신이 교육에 대해서 잘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어떤 기술이나 관념에 따라 아이를 교육합니다

이는 자신의 교육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지는데, 결국 좋지 못한 결과를 낳습니다. 반면에 학부모가 자신이 교육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관련 서적을 읽거나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면 아이와의 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물론 올바른 사람으로 성장시킬 기회가 훨씬 많아집니다.

무지의 지 문제는 자기 내면에도 적용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발언이나 행동, 더 나아가서는 감정적인 반응에 대해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하고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항상 ‘내가 아직 모르는 것이 있지 않을까’라고 자문하곤 합니다. 이런 습관을 들이면 인생에서 중대한 결단을 내릴 때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그때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후회를 줄이는 방법 역시 무지의 지입니다.

이런 식으로 아직 갖추지 못한 지식이 있음을 예상하는 일 또한 일종의 무지의 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무지의 지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든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는 일은 좋지 않다는 사실을 가르쳐줍니다. ‘이것은 절대적으로 옳으니 설령 희생이 크더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 라거나 ‘이 비즈니스에는 전 재산을 쏟아부어서라도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일은 위험합니다.

"가장 많은 실수를 하는 사람이, 가장 열심히 도전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갖게 되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무지의 지와 자신을 아는 일을 하나로 묶은 소크라테스의 주장과도 맞물립니다.

깨달음을 얻는 일은 달리 말하면 어떤 종류의 지식을 손에 넣는 일입니다.

만약 당신이 현재 공포와 조바심, 우울이라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거나 심한 고뇌에 빠져 있다면 무지의 지를 기억하세요. 구체적으로는 ‘어떤 종류의 지식을 갖춘다면, 감정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면 이성적인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뇌를 가볍게 생각할 만한 설득력 있는 실마리를 찾아 부정적인 감정을 해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걸맞은 지식을 구하면, 앞으로도 부정적인 감정에 인생을 방해받지 않게 될 겁니다 

지식을 초월하여 사고하는 힘

무지의 지를 획득하기 전 단계에 있는 사람에게 지식의 범위는 ‘시야’와 같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세계밖에 보지 못하지요. 하지만 무지의 지를 갖추게 되면 자신이 가진 지식을 초월하는 시야를 가지게 됩니다.  

소크라테스의 지혜를 이해했다면 일상생활에서 이를 응용해 무지의 지를 가진 자의 삶을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조금 지나면 자신이 예전보다 지혜로워졌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점차 고뇌가 줄어들고, 타인과의 충돌이 줄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고른 성장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시야를 넓히기 시작하면 우리는 자신만의 무지의 지를 추구하게 되고, 새로운 자기 자신과의 만남을 계속해서 좇게 됩니다. 이는 그야말로 끝없는 여행의 시작입니다.   


덧,
어리석은 사람은 실수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수에서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다.

내가 아는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뿐이다 _ 소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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