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으면 가장 먼저 후회한다는 이것

조회수 2019. 11. 26. 13: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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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실려가는거 남 이야기가 아니다..ㅠㅠ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을 맛본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허리디스크라고 말할 것이다. 말 그대로 ‘억’ 소리도 나지 않는 그런 고통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아침,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샤워를 하던 나는 허리를 굽혀 발을 닦다가 그대로 욕실 바닥에 철퍼덕 쓰러지고 말았다. 차가운 욕실 바닥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벌벌 떨기를 30분. 살아야 한다는 (정말 절실했다) 일념으로 욕실을 겨우 기어 나온 나는 그 뒤, 119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남 이야기 같은가? 

나도 남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자세도 엄청 나쁜 편도 아니고, 가끔 허리가 아프긴 했지만, 샤워하다 쓰러져 119에 실려갈정도라니. '난 그정도는 아니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평소 쪼그려서 머리감고 난 후 허리통증을 느끼거나 평소에 아무리 자세가 좋아도, 운동하거나 물건 들다가 삐끗한 경험이 있다면 허리디스크를 체크해야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변 사람보다 유독 허리가 불편한거 같다는 느낌이 들면 반드시 허리디스크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뭐 괜찮겠지..하는 마음으로 살다가 나처럼 한 번 쓰러져보면 멀쩡할 때 조금만 신경쓸걸 하는 후회가 물밀듯 밀려온다. 정말 평생 후회 안하려면 매일 3분이라도 관리를 해줘야 한다.


허리디스크가 위험한 진짜 이유는 한번 발병하면 그 뒤로 꾸준한 관리 없이는 답이 없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다. 나는 쓰러진 뒤로 한번도 전력을 다해 뛰어본 적이 없다. 추간판이 탈출해 신경이 눌리는 경험을 다시는, 정말 다시는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 뒤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은 바로 ‘걷기’였다.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을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나는 당신이 오래오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를 꼽을 것이다. 찜질, 근육주사, 도수치료 그 어떤 것으로도 효과를 보지 못했던 내가 이 책을 읽고 걷기 시작하면서 삶의 질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매일 딱 3분만 걸어보세요. 모든 게 해결될거예요"
뭐 괜찮겠지..하는 마음으로 살다가 나처럼 한 번 쓰러져보면 멀쩡할 때 조금만 신경쓸걸 하는 후회가 물밀듯 밀려온다. 정말 평생 후회 안하려면 매일 3분이라도 관리를 해줘야 한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다는 말에 100% 공감한다. 나는 최근 허리디스크에 번아웃까지 겹쳐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1개월의 짧으면 짧고 길면 긴 휴식기를 가졌다. 아래는 휴직 기간 내내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밤 호수 공원을 5천~1만 보 걸은 기록이다.

<나는 당신이 오래오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의 저자는 수영 국가대표팀 재활 트레이너이자 재활치료사다. “지팡이 없이는 걷지 못하는 84세 할아버지를 몇 시간 후 병원을 걸어 나가게 하고, 무릎에 물이 차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하는 중년 여성의 염증을 없애는 등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린다는 말을 들었을 땐 ‘뻥’이라고 생각했다. 마케팅을 위한 과장이려니, 그래도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 속는 셈치고 책을 읽었다. 처음엔 ‘걷는 것조차 아픈데 어떻게 걸으란 말인가’, ‘환자 입장은 생각 안 하고 그냥 좋은 말만 하는 거 아니야’라고 의심했지만 또 속는 셈치고 책에서 알려주는 근육운동을 조금씩 따라 하다 보니 뼈로 몰리는 몸의 무게를 코어 근육으로 나눠줘서 척추나 무릎에 가는 무리를 줄여 통증이 줄어드는 게 느껴졌다.


처음 욕실에서 쓰러져 119에 실려 가고, 아파서 걷지도 못하고 침대에만 누워 있을 땐 정말 앞이 깜깜했다. ‘걷지도 못하다니…. 평생 휠체어 타고 다니면 어떡하지’ 별별 걱정이 다 들었다. 이건 정말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공감 못할 듯. 그렇게 앞이 깜깜했는데 책에서 알려주는 재활 근육운동을 따라 하다 보니 세 달이 채 안 돼서 호수공원을 걷다가 ‘한 바퀴만 더 돌고 들어갈까?’ 하고 생각하는 나 자신을 보고는 너무 너무 감사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게 기적이구나 싶었다. 지팡이 없이는 못 걷던 할아버지를 걷게 만들고, 무릎에 물이 차 계단도 못 올라가는 중년 여성을 걷게 했다는 후기들. 처음엔 사이비 종교 모객 삐끼처럼 느껴지던 그 후기들이 내가 직접 겪으면서 ‘아 이건 진짜 후기구나’ 싶었다.


실제로 허리디스크가 한번 터지면 아무리 값비싼 치료와 시술을 받아도 그때뿐이다. 결국엔 운동만이 답인데, 걷는 것만큼 확실한 게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앞서 말한 대로 나 역시 걷는 것만으로도 허리가 낫는 기적을 경험했다). 책에서 저자는 나이를 먹으면서 약해졌거나 나처럼 관리 소홀이나 무리로 인해 약해진 근육을 먼저 되살리라고 말한다. 나는 30대 중반인데, 허리를 떠받치는 배 근육이 많이 약해져 있어서 침대에 똑바로 누우면 허리가 천장 쪽으로 ‘훅’ 하고 들릴 정도였다. 그게 바로 허리를 잡아주는 배 근육이 약해져서인데, 책에서 알려준 대로 하루 10분씩 운동했더니 한 달 만에 허리 들림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근데, 허리가 아픈데 문제는 복근에 있었다니 놀랍지 않은가?!

전에 허리가 좋았을 때 PT를 받으러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때 트레이너가 알려준 윗몸일으키기 팁을 이 운동을 할 때 적용했더니 효과가 배가되었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면 상체를 올릴 때 자연스럽게 복근에 힘이 가해지는데, 이때 입으로 ‘후’ 하고 숨을 길게 내쉬면 복근이 엄청나게 쪼이면서 힘이 두 배로 더 들어가게 되고, 운동 효과도 그만큼 올라가는 것이다. 


앞서 번아웃으로 휴직계를 냈다고 이야기했는데, 일이 힘들다기보다는 사실 몸이 힘든 게 더 컸다. 허리가 아프면 자세가 틀어지고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기 힘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업무 집중력도 떨어진다. 업무 능률은 낮아지고 몸이 아프니 얼굴에도 티가 나게 마련. 일과 인간관계 모두 삐거덕거리기 시작했고, 결국 멈추지 않으면(일을 쉬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사실 허리가 아프면 일이 문제가 아니라 일상생활을 할 수조차 없다. 아침에 머리를 감을 때 허리를 구부릴 수도 없고, 똑바로 앉아 마음 편히 밥을 맛있게 먹을 수도 없다. 그때 만난 책 <나는 당신이 오래오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가 없었다면 지금도 나는 허리 통증에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부모님께 선물하기 맞춤인 책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나는 엄마에게 택배로 책을 보내주면서 꼭 읽어보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60대인 엄마의 무릎은 늘 시큰거리고, 발은 족저근막염으로 오래 서 있기도 힘들 만큼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엄마가 무릎과 발이 아파서 더 이상 걷지 못해 몸져 누워서 노년을 보내길 원하지 않는다. 아흔이 넘어도 정정하던 외할머니가 발을 헛디뎌 골절로 입원하셨다가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하시고 우리 곁을 떠나신 경험을 엄마가 되풀이하지 않길 너무나도 바랐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엄마가 그리고 허리로 고생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오래오래 걸었으면 좋겠다. 진심이다.  

■ 위의 리뷰는 '나는 당신이 오래오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를 직접 읽고 쓴 독자의 실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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