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력 만렙의 비밀, 가성비 아이템 7

조회수 2020. 12. 8. 11:59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안녕, 에디터M이다. 사람은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100만 원 짜리를 크게 두 번 지르는 사람. 신중한 타입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문지방이 닳도록 장바구니에 물건을 넣었다가 빼기를 반복한다. 반면 다른 편에 서있는 사람도 있다. 2만 원 짜리 물건을 숨 쉬듯이 사서 결국 200만 원을 쓰고야 마는 사람들. 돈 쓴 티는 안 나는데 이상하게 통장이 구멍 난 항아리처럼 줄줄 새는 타입이라고 하겠다. 나는 어느 쪽이냐고? 어렸을 땐 후자였는데, 최근엔 100만 원도 2만 원도 내키는 대로 쓰는 자낳괴가 되어버렸다는 건 비밀.

한때, 나는 왜 이렇게 돈을 쉽게 쓰는 걸까 머리털을 쥐어 뜯으며 후회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 후회는 없다. 대신 좋은 물건과 나에게 진짜 필요한 물건을 고르는 눈을 남겼으니까. 그래서 오늘은 있으면 매일매일 ‘참 잘 샀단 말야’를 중얼 거릴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모아봤다. 광고는 없으니 오해마시길. 아마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적어도 한 개는 사게 될걸?


“찝찝하고 꿉꿉한 이 세상 모든 곳에 뿌려주세요”
진로 바이오 크린콜

[왼쪽 용기는 내가 스티커를 붙여서 커스텀한 것]

바이오 크린콜은 진로발효에서 만든 소독제다. 어? 진로? 맞다. 그 초록병. 소주 원료인 주정을 75%로 희석한 제품으로, 음식점에서 보던 테이블을 닦는 그거다.

단순히 소독을 위한 제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생각보다 활용도가 굉장히 다양하다. 알코올 성분은 끈적이는 잔여물을 없애는 데 최고거든. 엽떡 국물이 묻은 테이블, 물얼룩 진 싱크대 상판, 그리고 끈적거리는 바닥에도 뿌린다. 신나게 택배 박스를 뜯고 난 뒤, 그 자리에 뿌려주면 바닥도 내 마음도 뽀송해진다. 먹어도 될 정도로 안전하기 때문에 과일에도 사용하는데, 박스째로 사서 자꾸만 무르는 귤 박스에 뿌려두면 보관 기간이 훨씬 더 길어진다.

1L짜리 3병과 450ml 용량의 소분용 스프레이 용기까지 세트로 1만 7천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이때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소분 용기에 붙은 스티커를 떼어내고(생각보다 깔끔하게 떨어진다) 그 자리에 나만의 스티커로 DIY 해서 사용해보자. 세상 어디에도 없는 힙한 만능 청소 도구가 될 테니.


“감히 말하지만, 넌 지구 최강 먼지떨이개야”
스위퍼 더스터

먼지는 쌓이고 또 쌓인다. 장 위에 앉은 먼지는 정전기로 잡아야 한다. 먼지를 물티슈로 닦으면 오히려 물기가 마르면서 그 위에 먼지가 단단하게 흡착될 뿐이다. 마른 천으로 다시 물기를 닦아내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게 아니라면 물티슈는 완전 비추. 먼지와의 싸움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던 어느 날 그런 생각을 했다. 지구상에서 최고로 좋은 먼지떨이개를 찾고 싶다고. 이럴 땐 집단 지성에 호소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그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것이 바로 이 스위퍼 더스터다.

포크처럼 생긴 핸들에 섬유천을 끼운 뒤 그 천을 잘 부풀려서 사용한다. 플라스틱 소재의 핸들은 유연하고, 끼우는 섬유천도 낭창낭창해서 좁은 공간이나 모양이 난해한 화병도 모양대로 잘 달라붙는다. 이 제품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먼지를 바닥이나 공기로 다시 뱉어내지 않고 정전기로 꽉 쥐고 있다는 것. 먼지를 털고 다시 청소기를 돌릴 필요가 없으니 먼지가 보일 때마다 제품을 손에 쥐고 슥슥 닦아준다. 천이 너무 더러워졌다 싶으면 고대로 휴지통에 버리고 새 걸로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관리도 깔끔하다. 가격은 핸들 1개와 리필 5개가 포함된 스타터 키트가 1만 원대. 이거면 반 년 정도는 거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발을 씻자, 누구보다 우아하게”
발을씻자

외출하고 돌아오면 엄마는 항상 말한다. “혜민아 외출하면 손발부터 씻어야지!” 그런데 발을 닦을 때마다 우리는 참으로 난감한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자 여기서 문제. Q. 외출 후 발을 닦을 때 당신의 선택은? 1) 세면대에 발을 올리고 비누를 묻혀 깨끗하게 닦는다 2) 샤워기로 발에 물을 대충 휘휘 뿌린 뒤 끝! 보기가 조금 극단적으로 보일 수는 있겠지만, 쪼그려 앉아 손에 비누를 묻혀 발을 닦는 것도 위험천만하게 세면대 위에 발을 올려두는 것 모두 어쩐지 성에 차지 않는다. 둘 다 없어 보이잖아! 내 인생은 발을씻자를 쓰기 전과 그 이후로 나뉜다. 솔직히 인생을 운운하는 건 좀 오바였고, 외출을 하고 나서의 10분간의 우아함이 발을씻자를 쓰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하면 되겠다.

사용 방법은 이렇다. 허리를 꼿꼿이 편 상태에서 마른 발에 발을 씻자를 분사한다. 묽은 폼의 제형이 나오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두 발을 파리처럼 잘 비벼준 뒤 물을 뿌려주면 끝. 참으로 간결하고 세련된 발닦기가 아닌가. 발냄새를 잡는데도 효과적이며, 모든 오염을 제거하는데 두루두루 효과가 좋아서 변기나 세면대 청소할 때도 쓴다. 발을씻자 최고. 가격은 4천 원 대.


“겨울 밤 나의 애착인형”
파쉬 보온 주머니

요즘 나의 입버릇은 “집에 가고 싶다”다. 그리고 자매품으로는 “눕고 싶어”가 있다. 세상은 흉흉하고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 온수매트 덕분에 등은 뜨뜻한데, 코끝과 발등은 여전히 시리다. 매일 샤워를 하러 가기 위해서는 정말이지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매일 밤 나를 침대 밖으로 일으켜 주는 건, 파쉬의 보온 주머니다.

인체에 무해한 PVC 소재의 물주머니인데, 여기에 전기포트에 끓인 따듯한 물을 부어서 사용한다. 모양도 원리도 단순하다. 단, 물은 3분의 2 정도만 채운 뒤 공기를 약간 빼준 상태에서 뚜껑을 닫아야 터질 것처럼 주머니가 빵빵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온기는 3시간 정도 유지되고, 이불 속에 넣어두면 5시간 정도는 간다. 뭐 이러나저러나 따듯하게 잠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차갑게 식어있는 건 마찬가지다.

주머니와 별도로 겉을 감싸는 커버가 매우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가 있는데, 나는 오가닉 소재의 스트라이프 무늬로 골랐다. 가격은 보온물주머니와 커버까지 포함해서 2만 3천 원 대. 매일 밤 뜨끈하고 부들부들하며 말랑하기까지한 물주머니를 가만히 끌어안고 잠에 들면 몸도 마음의 온도도 1도는 올라간다.


“옷은 그만 사고 그돈으로
차라리
보풀제거기 하나를 사시오”
아이프리 FX200 보풀제거기

나는 국가에서 1가구 1보풀제거기를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적어도 구청이나 동사무소마다 동네 주민들이 언제나 사용할 수 있도록 보풀 제거기를 배치해야 한다. 이 정책이야말로 매년 버려지는 옷들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경 보호에 이바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라고 강력하게 믿는 바이다.

하지만 이때 보풀제거기는 굉장히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좋은 보풀제거기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일단 힘이 좋아야 하니 건전지보다는 콘센트로 직접 전기를 공급받는 제품이 좋다. 한 번에 많은 양의 옷을 손질할 수 있도록 깎여나간 보풀이 모이는 먼지통의 용량도 넉넉해야 한다. 옷감은 덜 상하게 하면서도 지저분하게 튀어나온 보풀만 귀신같이 제거할 줄 알아야 바로 좋은 보풀 제거기다.

지금 소개할 아이프리 FX시리즈 제품은 세탁소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흔히 말하는 업소용이다. 다양한 라인이 있고, 비싼 건 거의 6만 원에 육박하지만, 솔직히 보풀제거기라는 것은 일년에 많이 써도 5번 정도 쓰니 지금 소개할 3만원 후반대의 FX200 제품으로도 충분하다. 옐로우 컬러도 참 귀엽잖아?

어느 정도 옷에 보풀이 일어났다 싶을 때 날을 잡고 집에 있는 니트와 코트를 싹 모아서 제거해 주면 된다. 그냥 전원을 켜고 살살 보풀 위를 지나다니는 것만으로도 옷감의 결이 정돈되고 보풀이 마법처럼 사라진다. 아, 물론 칼날이 윙윙대며 돌아가는 소음은 좀 있는 편이다. 족히 2m는 넘는 전선줄 덕분에 어디서나 자유롭게 보풀을 제거할 수 있고, 옷감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칼등으로 부드럽게 절삭하는 1단계 케어 모드와 조금 더 강력한 2단 모드가 있다. 나는 주로 1단계로 사용한다. 한결 깔끔해진 니트를 보고 있으면 내 인생도 조금은 정리된 것 같은 착각이 들면서 마음도 평안해지더라.


“피부 건조증에서 구원받았습니다”
일리윤 바디로션

나에게 겨울은 싸움의 계절이다.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아우터랑 실랑이하고, 발목 사이로 파고드는 추위랑도 싸우며, 전방위적으로 스며드는 건조함과도 전투를 벌인다. 코로 들어오는 공기는 모래를 머금은 바람처럼 거칠고, 종아리와 팔꿈치는 논바닥처럼 갈라진다. 추위와 싸우기 위해 여러 겹 껴입은 옷과 피부과 자꾸 부딪치면서 심지어 간지럽기까지 하다. 난 겨울이 참 싫다.

작년 이맘때쯤부터 일리윤의 바디로션을 쓰고 난 뒤부터 내 인생은 구원받았다. 거창한 표현 같겠지만 정말이다. 일리윤 울트라 리페어 로션은 촉촉을 넘어 찐득거린다 싶을 정도로 피부에 수분감과 유분감을 준다. 샤워 후 오일부터 크림까지 바르던 내가 일리윤을 바르고 겨울철에도 피부가 촉촉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더 놀라운 것은 뻑뻑한 크림 제형이 아니라 발림성이 좋은 로션 타입이라는 거다. 혹시 끈적이는 느낌이 싫다면, 하늘색의 일리윤 세라마이드 아토 로션을 추천한다. 내 경우는 저녁엔 울트라 리페어로션을 아침엔 세라마이드 아토 로션을 바른다. 가격도 350ml 용량에 6천원 대로 착하고, 무엇보다 진공처리된 내용기 안에 로션이 들어있어서 마지막 한 줌까지 알뜰하게 쓸 수 있다.


“조금 불편해도 괜찮아”
동구밭 워싱바 & 천연수세미

얼마 전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친구가 충격적인 소리를 했다. “야, 그거 알아? 우리가 1년에 소주잔 2컵 정도의 주방세제를 마신대” 꼼꼼히 헹궈야 한다는 잔소리를 참 정성스럽게 한다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우리가 액상형 주방세제를 완전히 잘못된 방식으로 쓰고 있었던 것이었다! 수세미에 세제를 짜서 바로 그릇에 벅벅 문지르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양의 물에 세제를 잘 풀어준 뒤 그 물에 그릇을 닦아야하는 거였다니… 가끔 나는 눈에 보이기에 더러운 것만 없어진 것 같다 싶으면 헹구는데 소홀해지곤 했다. 근데 그날 이후 내 마음속에 주방세제를 마시고 있다는 찝찝함과 그릇에 남은 세제를 제대로 헹구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불안함의 종착역은 언제나 그렇듯 소비다. 나는 당장 설거지 비누와 천연 수세미를 샀다. 지구와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세트로 많이들 사고 있더라고. ‘친환경’ 딱지가 붙었으니 사실 세정력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안 했고, 어느정도의 불편함도 감수하려 했는데. 어? 이거 생각보다 괜찮다. 동구밭의 설거지 비누는 소금과 설탕, 천연 레몬 에센셜 오일까지 자연에서 유래한 소재로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순하다. 나는 맨손으로 설거지를 하면 꼭 손에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곤 했는데, 이 세제를 바꾸고 나서부터는 고무장갑을 안 낀다. 동구밭 팩토리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생산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설거지 비누 뿐만 아니라 샴푸바처럼 몸에도 환경에도 좋은 고체형 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수세미를 나무에서 따서 고대로 말린 것 같은 천연 수세미는 원하는 크기에 맞게 잘라서 쓴다. 물에 적신 상태에서 가위로 자르면 훨씬 부드럽게 잘라진다. 모양도 제멋대로고 일반적인 수세미처럼 박박 닦이는 맛은 떨어진다. 하지만 이정도면 꽤 만족스럽고 또 내 손 크기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은 동구밭 설거지 비누가 6천 원, 수세미는 4개에 1만 3천원 정도.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