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카카오가 아주 신박한 아이템을 출시했다

조회수 2020. 10. 13. 11:59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안녕, 에디터B다. 하루도 빠짐없이 카카오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처음 하는 일은 카카오 스피커를 부르는 일이다.

“카카오야, 알림 꺼줘”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 알람을 듣지 못하고 허둥지둥 출근한 적이 있었지만, 카카오 스피커를 산 이후에는 그런 적이 없다. 인식률도 만족스러워서,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경우도 거의 없다. 한 관찰 예능에서 기가지니가 엉뚱한 대답을 하는 걸 봤는데 그분에게 카카오 스피커를 사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아무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카카오 스피커가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후속 제품도 기대하고 있었다. ‘미니링크 출시!’라는 뉴스를 보자마자 용도나 쓰임새를 따지지도 않고 곧바로 구입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녀석을 쓰지 않을 것 같다. 안 좋았다는 얘기는 아니니까 끝까지 읽어보기를.

미니링크는 휴대용 인공지능 스피커가 아니다. 미니링크는 입력 장치일 뿐이다. 이 말이 무엇이냐면, 미니링크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카카오 스피커 안에는 AI가 탑재되어있고 와이파이를 잡아서 단독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미니링크는 반드시 스마트폰과 연결해야 쓸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폰에 설치된 헤이카카오 앱과 연결해야 쓸 수 있다.


미니링크 가운데 호출 버튼을 누르면 폰에 설치된 헤이카카오 앱이 작동을 한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미니링크는 헤이카카오 앱을 간편히 쓰기 위한 보조 입력 장치 같은 거다. 미니링크는 이런 제품이다.

[비행기 모드를 켜면 미니링크도 해제가 된다. 스마트폰 없이는 미니링크도 쓸 수 없다.]

사실 나도 처음에 구입할 때는 제품 소개를 대충 읽었기 때문에 카카오 스피커의 휴대용 버전인 줄 알았다. 뒤늦게 어떤 제품인지 알았으니 이제 외관부터 샅샅이 살펴보자.

라이언 케이스를 벗겼다. 미니링크는 원래는 이렇게 생긴 제품이다. 중앙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상단 중앙에 있는 LED 인디케이터가 반짝인다. “오늘 날씨 알려줘” “다음 노래 틀어줘” 같은 말을 하면 알아서 실행한다. 인디케이터 양옆에 있는 건 마이크다.

오른쪽에는 세 개의 버튼이 있다. 카톡 전용 버튼 그리고 볼륨 조절 버튼이다. 카톡 전용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읽지 않은 카톡을 소리 내 읽어주고, 두 번 누르면 카톡을 보낼 수 있다. 서른세 살의 경험치로 어떻게 하면 카톡 전용 버튼을 잘 쓸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지만 잘 모르겠다. 손을 못 쓰는 상황에서 쓰면 된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바쁠 수가 있나? 그냥 신기하고 재미있는 기능 정도로만 생각하자.

[친구가 엄마밖에 없는 건 아니다]

오직 한 사람과 카톡을 할 생각이라면 친구를 지정해놓으면 된다. 그 친구에게는 누구에게 보낼 거냐고 묻는 단계가 생략되기 때문에 과정이 간소화된다.

하지만 이 기능을 써도 여전히 실생활에 얼마나 쓸지는 의문이다. 이모티콘 반, 텍스트 반을 쓰는 요즘 카톡 세계에서 과연 실용성이 있을까.

라이언 케이스는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미니링크 본체의 가격은 3만 2,300원, 케이스의 가격은 1만 5,300원이다. 라이언 말고 죠르디 케이스도 있는데, 아직 출시하지는 않았고 구매 예약만 받고 있다.

충전용 USB-C 포트가 아래에 있고, 양옆으로는 스피커가 있다. 출력은 1W에 불과해 굳이 이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일은 없다. 배터리는 300mAh로 5일 이상 지속된다.

라이언 케이스를 사면 깔맞춤한 목걸이도 함께 오는데, 기기 상단에 결합할 수 있다. 사진상에서는 꽤 길어 보이지만 목에 걸면 딱 명치까지 오는 정도다.

차량용 거치대를 결합하면 차 안에서도 쉽게 거치를 할 수 있다. 미니링크 후면에 마그네틱이 있어서 거치대에 살짝만 가까이 가도 찰싹 달라붙는다. 자, 여기까지 설명을 들은 사람은 한 가지 의아한 부분이 있을 거다.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는 제품이지?”

미니링크는 스마트폰에 있는 헤이카카오 앱을 손쉽게 작동시키는 보조 장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 ‘그걸 손쉽게 해서 뭐하게..?’ 맞다. 백번 옳은 지적이다. 만약 그게 전부라면 정말 쓸모없다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다. 다행히 미니링크의 쓰임새는 그게 끝이 아니다.

미니링크는 스마트홈을 위한 휴대용 음성 제어 장치다. 보통은 카카오 스피커 같은 AI 스피커로 조명, 에어컨, 공기청정기를 컨트롤하는데, 그런 스피커는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거리가 멀어지면 인식률이 떨어질 수 있다. 우리 집 카카오 스피커도 중간에 방해물이 있으면 가끔 못 듣더라. 그러니까 미니링크는 그 이름처럼 사물과 사물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거다.

사진으로 쉽게 설명을 해보겠다. 미니링크, 스마트폰,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다고 치자. 내가 미니링크로 말을 하면, 스마트폰으로 전달되고, 스마트폰이 다시 블루투스 오디오로 전달하는 거다.

블루투스 스피커만 되는 건 아니다. 무선 이어폰과 연결된 경우라면 미니링크에 명령을 하면 이어폰으로 출력이 된다. 물론 그런 의구심은 든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쓰는 경우라면 야외 환경일 텐데, 미니링크에 대고 “헤이 카카오”를 부를 수 있을까. ‘굳이 그렇게 쓰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반드시 외부 스피커를 통해서 출력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헤이카카오 앱에 들어가면 출력 스피커를 선택할 수 있다. 스피커가 아니라 미니링크에서 사운드를 내게 할 수도 있다.

무게는 31g로 목에 걸고 다니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문제는 무게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이다. 목에 귀여운 라이언을 걸고 다닌다는 타인의 시선. 하루 종일 친구들에게 “목에 그거 뭐냐”는 질문 공세를 받고 싶다면 괜찮은 아이템이다.

미니링크 공식 페이지에 들어가면 야외에서 쓰는 연출 장면도 있는데 며칠 동안 이 녀석을 써보고 든 생각은 확실히 실내용이라는 거다. 이걸 목에 걸고 운동을 하는 사례에는 납득할 수가 없다. 운동할 때 목걸이가 방해가 안 된다면 피트니스용 애플 목걸이가 진작 만들어졌을 거다.


나는 넓은 집에 스마트홈을 구축하고 있는 사람 혹은 드라이브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할 수 있다. 그런 경우라면 분명 쓰임새가 있을 거다. 꼭 필요하지는 않겠지만.

자, 여기까지 언급한 것을 바탕으로 최종 정리를 하자면 미니링크는 분명 새로운 제품이기는 하지만 필요한 소비자는 한정되어 있다. 나처럼 집이 넓지 않아서 어디에 있든 카카오 스피커가 쉽게 응답을 하거나, 자가용이 없다면 굳이 살 필요는 없다. 그래서 당근마켓에 올리려고 한다. 미니링크의 만듦새가 별로인 게 아니다. 그냥 그런 용도의 제품이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