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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지금 애플워치를 사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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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훌륭한 21세기 격언으로 글을 시작해보자.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다.” 참말로 그러하다. 애플워치 시리즈6의 국내 출시로부터 딱 일주일이 흘렀다. 고민 많은 앱등이가 뒤늦은 구매를 결심했을 때 애플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차가웠다. 도착하는 데 4주에서 5주가 걸린다는 참담한 답변이었다. 내가 애플워치 시리즈6의 구매를 고민한 이유는 지금 쓰고 있는 애플워치 시리즈5로도 충분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디에디트의 막내인 유니PD가 첫 애플워치를 샀다며 반짝거리는 그래파이트 컬러의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을 자랑하는데, 갑자기 사야 할 것 같았다. 맞다. 물욕이었다.


나만큼이나 여러분도 고민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첫 애플워치를 사는 사람, 구형 애플워치를 사는 사람, 그냥 새 애플워치가 갖고 싶은 사람…. 비싸서 구매를 미루던 사람[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조차 애플워치 SE라는 이단아(?)가 등장해 마음을 흔들고 있지 않은가. 이제 결정하자. 여러분의 배송이 더이상 늦어지지 않도록 내가 딱 정해드리겠다. 내가 주문한 애플워치가 어딘지 모를 땅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중인 것 같으므로, 촬영에 사용된 애플워치는 애플로부터 사용기 제작을 위해 대여받은 기기다.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현재 애플스토어와 공홈에서 판매 중인 모델은 세 종류다. 애플워치 시리즈3, 애플워치 SE, 애플워치 시리즈6. 이중 애플워치 시리즈3는 2017년에 출시된 구형 모델을 가격만 인하해 팔고 있는 것임으로 일단 논외로 하자. 우리의 진짜 고민은 SE와 시리즈6 사이를 맴돌고 있을 테니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애플워치 시리즈6가 꼭 필요할까?” 고민을 하고 있으리라. 맞다. 여러분 중 대부분은 굳이 고가 모델인 애플워치 시리즈6를 사야 할 이유가 없다.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하는 애플워치 SE로도 충분하다. 열 명이 물어본다면 아홉 명에게 애플워치 SE를 추천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애플워치 시리즈6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남아있다.

먼저 가격 차이를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애플워치 SE와 애플워치 시리즈6에서 가장 저렴한 40mm 알루미늄 GPS 모델로 비교해보자. SE는 35만 9,000원, 시리즈6는 53만 9,000원이다. 18만 원의 차이가 난다. 솔직히 크다면 크고, 감수하려면 감수할 수도 있는 애매한 차이다. 하지만 셀룰러 모델을 택하면 금액 차이가 최소 24만 원까지 벌어진다. 이 정도 가격 차이라면 마우스 커서가 갈 곳을 잃고 헤매게 된다.

[시리즈6의 새로운 센서]

그렇다면 대체 애플워치 시리즈6는 뭐가 더 좋을까? 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미는 기능은 혈중 산소 포화도 측정 기능이다. 실로 놀라운 기술이다. 새롭게 설계된 센서를 통해 녹색, 적색 및 적외선 LED가 손목 피하 혈관에 빛을 비춘다. 그럼 반사되는 빛의 양을 측정해서 혈중 산소 포화도를 알아내는 거다.

진짜 놀라운 점은 이 과정이 고작 1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 혈중 산소 포화도가 무엇인지 모르는 분을 위해 가벼운 설명을 곁들이자면 우리가 얼마나 산소를 잘 흡수하고 전신에 필요한 산소가 공급되고 있는지에 대한 지표다. 그러니까 우리 몸이 지금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숫자인 셈이다.

애플워치에 새롭게 생긴 수면 측정 기능과 함께 사용하면, 수면 중 무호흡증 같은 증상도 잡아낼 수 있다. 나 역시 어젯밤에 애플워치 시리즈6를 착용하고 잠이 들었다. 팔목에 닿는 느낌이 껄끄럽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더라. 아침에 일어나보니 수면 중 혈중 산소 포화도는 96~99%. 지극히 정상 범위였다. 다행스런 소식이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실시간으로 혈중 산소 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필요할까 의문이 들었다. 기술 자체의 의미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이 기능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는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기모드가 되면 화면과 컬러가 어두워지고 초침 등의 모션이 생략된다]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 역시 애플워치 시리즈6만의 특징 중 하나다. 애플워치 시리즈5부터 적용된 기능이라 이미 사용 중인데, 말 그대로 애플워치 화면이 계속 켜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손목을 들어서 활성화하지 않은 상태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마치 진짜 시계처럼 말이다. 물론 배터리 소모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화면 밝기를 낮추고 디자인과 애니메이션을 최소화한 일종의 ‘대기모드’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다 손목을 들어 올리거나 화면을 가볍게 터치하면 다시 밝아진다. 많은 사용자들이 이 부분에서 메리트를 느끼더라. 개인적인 의견을 보태자면, 애플워치를 1세대부터 사용하며 ‘스마트워치’라는 정체성에 충분히 적응을 한 것 같다. 그래서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기 전에도, 손목을 살짝 들어 올리면 바로 화면이 밝게 켜지면서 반응하는 게 아날로그 시계가 아니라 스마트워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우아한 UX라고 생각해왔다. 그렇다고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가 불편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의외의 상황에서 굳이 손목을 움직이거나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워치를 확인할 수 있으니 훨씬 편리한 건 사실이다. 다만, 이 기능 역시 애플워치 SE와의 가격 차이를 고려할 때 포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싶다.

애플워치 SE와 애플워치 시리즈6는 프로세서도 다르기 때문에 수치적인 성능은 물론 반응 속도에서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실사용 환경에서 크게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애플워치 SE에 심전도 기능이 빠졌으며, 한 시간 반 만에 완충할 수 있는 고속 충전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렇게 차이점을 줄줄 읊다 보면 애플워치 SE가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인다. 이번엔 내가 언급하지 않은 거의 모든 스펙이 동일하다는 사실에 주목해보자.


화면 크기, 해상도, 최대 밝기, 방수 등급, 상시감지형 고도계, 배터리 시간… 실제 사용 환경에서 체감할 수 있는 대부분의 스펙이 똑같다. 가장 최신의 센서와 기술은 제외했지만, 사람들이 애플워치에게 기대하는 모든 기능이 녹아있다. 새로운 워치OS에 추가된 아름다운 페이스도 모두 이용 가능하다. 아이폰 SE가 그랬던 것처럼 역대급 가성비 모델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휘젓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애플워치를 처음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애플워치 SE를 선택하는 데 망설일 필요조차 없다. 완벽한 선택이다.


이제 여러분의 마음속에 의문이 떠오를 타이밍이다. “그렇게 자신 있게 애플워치 SE를 추천하는 너는 왜 애플워치 시리즈6를 샀는가?” 리뷰를 위해서 샀다, 콘텐츠 때문이다, 뭐 이런 변명은 넣어두겠다. 사실 나의 경우에는 이미 애플워치 시리즈5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 사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시리즈5를 쓰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다. 굳이 시리즈6로 바꿀 필요가 없다. 애플워치 SE로 바꾸는 건 더더욱 넌센스고 말이다.

애플워치 시리즈6에는 아직 강력한 무기가 남았다. 바로 스타일. 알루미늄은 물론이고 광택이 아름다운 스테인리스 스틸, 나이키, 에르메스, 티타늄 케이스까지. 다양한 컬러와 소재,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이번 시리즈6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블루 알루미늄 케이스와 프로덕트 레드 알루미늄 케이스 역시 애플워치 시리즈6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옵션이다.


반대로 애플워치 SE의 경우에는 오직 알루미늄 케이스 모델만 선택할 수 있으며, 컬러도 3가지로 제한된다. 치사하다. 하지만 30만 원대 애플워치로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생산 라인을 단순화하는 게 필수였을 것이다. 그래서 사치스러운 스타일의 세계는 정가(?)를 다 받는 애플워치 시리즈6에게만 허락된 것이다.

누군가는 고작 ‘컬러와 스타일’이라는 디자인 요소 때문에 몇십만 원을 더 내고 애플워치 시리즈6를 선택하는 걸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애플워치는 스마트라는 수식어를 달기 이전에 시계다. 손목에 채워지는 패션 액세서리다. 내 분위기에 어울려야 하고, 내 스타일에 매치할 수 있어야 한다. 애플의 어떤 제품보다 컬러나 디자인 같은 변수가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유니PD는 구입에 실패하고, 애플에서 대여한 영롱한 프로덕트 레드]

앞서 언급한 유니PD 역시 애플워치 시리즈6를 구매했다. 사실 그에게도 “애플워치 SE 사면 충분해~”라는 꼰대 같은 충고를 건넨 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니PD가 애플워치 시리즈6를 고집한 이유는 새빨간 프로덕트 레드 컬러가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제품은 시리즈6에만 있으니까. 출시 첫날 연차를 내고 애플스토어 앞에 줄을 서는 강행군을 펼쳤지만, 원하던 프로덕트 레드 모델은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족이지만 프로덕트 레드 케이스의 실물은 정말 예쁘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화려하고, 레드 밴드를 매치했을 때 한 세트처럼 보여서 팔찌 같기도 하다.) 그리고 놀랍게도 새로 나온 그래파이트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를 손목에 감고 왔다. 막상 직접 착용해보니 알루미늄 케이스는 영 성에 차지 않더란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가 훨씬 근사하고 잘 어울렸다는 거다. 여기에 새로 나온 브레이드 솔로 루프 조합을 택했다. 결론적으로 65만 원짜리 워치를 사러 갔다가 95만 원짜리를 사 온 거다(셀룰러 모델 기준).

[유니PD는 결국 더 영롱한 스테인리스 스틸을 구입했다]

가는 손목에 반짝이는 애플워치를 자랑하면서 유니PD가 말했다. 만약에 정말 애플워치의 기능이 궁금하고, 편리함 때문에 구입한 거였다면 애플워치 SE를 샀을 거라고. 하지만 이걸 패션 아이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블레이저를 즐겨 입는 본인의 스타일에 맞게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을 구입했다는 거다. 맞다. 이게 스타일의 힘이다.

그래서 내가 산 애플워치는 디자인이 뭐냐고? 나 역시 1년 동안 알루미늄 케이스를 썼더니 다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가 그리워지더라. 알루미늄 케이스도 가볍고 산뜻해서 좋긴 하지만… 줄질하는 맛도 그렇고, 포멀한 차림에 매치하기에도 그렇고 스테인리스 스틸의 매력은 저버릴 수가 없다. 가죽 밴드나 밀레니즈 루프와의 조합도 좋고 말이다.

실버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모던 버클 가넷 컬러를 골랐다. 벌써 기대된다. 아, 한 달 후에 온댔지. 애플워치 입문자 여러분에게는 여전히 애플워치 SE를 권한다. 조금도 아쉽지 않을 것이다. 장담한다. 하지만 다양한 스타일에 대한 미련을 저버릴 수 없다면 애플워치 시리즈6로 눈을 돌려보자.


마지막으로 25만 9,000원부터 구입할 수 있는 애플워치 시리즈3에 대해서 짧게 언급하련다. 정말 애플워치라는 기기에 호기심이 일고, 기능이 궁금하다면… 그 호기심을 조금만 더 참았다가 돈을 모아서 애플워치 SE를 사자. 분명 저렴한 기기인 건 맞지만, 화면 크기가 리뉴얼되기 전의 구형 모델이라 지금 사기엔 많이 아쉽다. 하지만 애플워치라는 기기에 크게 관심도 없고, 궁금증도 없고 알림 목적으로만 사려는 거라면 찬성한다. 스마트폰을 항시 확인하며 일하기 힘든 직군이라면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지급하기에도 알맞은 기기이지 않을까 싶다. 사장님들 보고 계신가요.

긴 글을 쓰다 심적으로 숨이 차서 확인한 지금 나의 혈중 산소 포화도는 97%. 하하.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제 곧 새로운 아이폰이 공개될 테니 그때 만나자.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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