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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있으면 빨래에서 해방?

조회수 2020. 10. 5. 12: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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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빨래를 좋아하는 에디터M이다. 아니, 빨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혼자 살기 전까지는. 집안일이라는 건 해도 해도 도무지 티가 나지 않는 중노동이다. 열심히 닦고 쓸어도 티는 별로 안 나는 주제에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피웠다간 검은 옷에 붙은 실오라기처럼 도드라진다. 그러니까 이건 정말 밑지는 장사라니까.

그중에서도 빨래는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적당한 양의 빨랫감을 모아 세탁기에 욱여넣는다. 약 2시간이 지나고 축 늘어진 빨랫감을 세탁기에서 꺼내 잘 펴서 건조대에 말린다. 해가 좋은 날엔 반나절, 지독했던 올여름 같은 경우 완전히 마르는 데 꼬박 이틀의 시간이 걸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걸 또 개서 옷장에 넣고 나서야 빨래가 끝난다. 매일 나오는 수건과 속옷 덕분에 조금도 게으름을 피울 틈 없이 쳇바퀴처럼 이 일을 반복해야 한다.

그러다 런드리고를 알게 됐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일에서 날 해방시켜준 구원자. 오늘로써 빨래 없는 생활 180일째. 이미 한 번 나의 독립 생활을 다룬 유튜브 영상에서 간단하게 소개한 적 있었는데, 그걸 보고 런드리고에서 연락이 왔다! 후후. 그래서 오늘 이 글은 런드리고와 함께 한다. 이 서비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내 일상을 얼마나 어떻게 바꿨는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아직 이 서비스가 낯선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부터 해보자. 런드리고는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다’ 더 쉽게 설명하면, 잠자기 전 내 집 문 앞에 빨래를 맡겨두면 하루 만에 깨끗해진 세탁물이 우리 집 문 앞으로 배달된다는 소리다.

서비스를 신청한 다음 날이면 선물처럼 곱게 포장된 웰컴킷이 도착한다. 런드렛이라고 부르는 빨래 수거함 안에는 이것저것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들어있다. 물빨래 수거함과 속옷망이 보인다. 속옷은 별로도 분리해서 맡기고 세탁이 끝나고 나서도 따로 포장돼서 온다.

안심고리는 한 번만 설치하면 된다. 사실 설치랄 것도 없다. 잠금장치의 고리 부분을 나의 집 현관문에 걸어서 고정하면 끝. 빨래를 맡길 때 혹시 모를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잠금장치 역할을 한다. 먼저 빨랫감을 런드렛에 넣는다. 안심고리를 쭉 당겨서 런드렛의 안에 넣고 지퍼의 손잡이 부분을 고정한다. 캐리어의 잠금장치랑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런드렛과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하고, 잠금 해제는 스마트폰의 런드리고 앱을 통해서 한다. 만약 블루투스가 연결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웰컴킷에는 스페어 키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 런드리고를 이용하기 전에 다른 방법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요즘 자주 보이는 빨래방도 가봤고 당연히 동네 세탁소도 이용해 봤다. 한여름 가방을 가득 채운 빨랫감을 어깨에 메고 땀을 뻘뻘 흘리며 빨래방에 겨우 도착했다. 속절없이 돌아가는 세탁기 앞에서 입고 있는 셔츠도 바로 넣어버렸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더라. 혹은 기껏 날 잡고 동네 세탁소에 갔는데 휴무일이었다거나, 겨우 셔츠 한 장을 맡겼는데 사흘 뒤에 오라는 말에 어리둥절했다가 결국 야근에 치여 2주 뒤에 찾으러 갔던 적도 있다.

하지만 런드리고는 이 험난한 과정을 겪을 필요가 없다. 빨래에 대한 모든 경험이 산뜻해진다. 빨래를 맡기고 싶으면 그저 스마트폰을 들어 앱을 켜고 ‘오늘 밤 빨래하기’ 버튼을 누르면 끝. 내 런드렛이 출발하거나 문 앞에 도착했다는 알람도 모두 내 스마트폰 안에서 이루어진다. 나는 집 밖을 한 발자국도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빨래합니다.” 런드리고는 주말도, 휴일도 없다. 밤 11시 이전에 빨래를 모아 문 앞에 두면, 오늘 밤에 수거하고, 다음날 밤에 깨끗하게 세탁된 옷과 수건이 다시 내 문 앞에 도착한다. 내 공간에 집안일 요정 도비가 다녀간 것처럼 기분이 묘하다. 수건은 각이 느껴질 정도로 정갈하게 개어져 있고 잠옷엔 목 끝까지 단추가 채워져 있다. 내가 할 일은 그저 그 상태로 옷장에 넣는 일뿐이다. 정말 이렇게 쉬워도 되는 걸까?

런드리고는 꼭 수건이나 옷뿐만 아니라 세탁의 모든 범주를 아우른다. 세심한 케어가 필요한 드라이클리닝이나 신발 세탁 그리고 이불 빨래까지 가능하다. 한 달에 몇 번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건지 다양한 옵션이 있어서 자신의 생활 패턴에 가장 잘 맞는 걸 선택하면 된다. 매일 셔츠를 입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한 달에 와이셔츠 20장과 드라이클리닝이 포함된 서비스를 고르면 매일 새것처럼 다려진 셔츠를 입을 수 있다.

나는 한 달에 4번 30L의 물빨래와 4번의 드라이클리닝을 맡길 수 있는 ‘런드리&드라이59’ 서비스를 매달 5만 9,600원을 내고 이용 중이다. 한 달에 물빨래 30L 용량 4번이면, 매일 아침저녁 새로운 수건을 쓰고 잠옷도 자주 갈아입는 나에게 딱 적당하더라.

[이불의 경우 별도의 수거함에 넣어 같이 회수 신청을 하면 된다]

애초에 선택한 서비스가 아니라도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원하는 서비스를 추가할 수도 있다. 만약 이번 달에 빨래가 유독 많았다면, 월정액 초과 부분에 대해 2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다. 와이셔츠는 1,800원. 드라이클리닝은 3,000원부터 시작하고 이불은 7,000원부터 시작한다. 합리적인 가격도 가격이지만, 사실 원하는 때에 내가 움직일 필요 없이 집 앞으로 서비스를 부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내 경우 계절이 크게 바뀔 때마다 옷과 이불을 장에 넣기 전에 런드리고 서비스를 이용해서 깨끗하게 세탁을 한 후 옷장에 넣고 있다.

180일 넘게 사용해왔지만 단 한 번도 나의 세탁물이 누락되거나 퀄리티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드라이클리닝을 맡길 땐, 앱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을 남길 수 있고, 그 결과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수거와 배송 모두 완료될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빨래의 수거나 세탁 과정 모두 체계적이다.

요즘 나의 가장 큰 스트레스 중 하나는 바로 쓰레기다. 한 명의 사람이 이렇게 많은 양의 쓰레기를 만드는 게 맞나? 배달 음식이나 혹은 택배가 올 때마다 당장 쓰레기 걱정부터 된다. 런드리고를 사용하면서 쓰레기가 조금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배송은 다회용 런드렛을 사용하고, 드라이클리닝을 맡길 때 함께 오는 옷걸이는 빨래를 맡길 때 런드렛에 걸어두면 알아서 수거한 뒤 살균 소독 후에 재사용한다.

세탁 시 나오는 비닐도 친환경 소재고, 파우치에 넣으면 다시 회수해 간다. 재활용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런드리고 내에서 분류 작업을 통해 전문 수거 업체에 전달한다. 편리함과 위생을 위해 플라스틱이나 비닐 쓰레기가 전혀 안 나올 수는 없지만,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조금 더 쉽고 자연스럽게 환경을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에 옮긴 결과라고 본다.

환경 이야기가 나온 김에 세제 이야기도 해보자. 아무래도 속옷이나 내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이다 보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런드리고의 물빨래는 자체 개발한 천연 세제를 사용한다. 그렇다 보니 원래 런드리고의 빨래에서는 어떤 향도 맡을 수 없었다. 향에 굉장히 민감한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런데 9월부터 런드리고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유의 향이 입혀지기 시작했다. 햇살 아래서 잘 말린 빨래에서 느낄 수 있는 비누 향이다. 포근하고 자연스럽다. 흔히 생각하는 섬유유연제 향이 아니라 기분 좋은 살내음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수건을 꺼낼 때마다, 내 잠옷에서 느껴지는 이 향이 너무 기분이 좋아서 자꾸만 코를 킁킁대게 한다.

어느 날 옆집에 익숙한 런드리고의 안심고리가 걸려있는 걸 발견했다. 아마 일주일에 한 번 우리집 앞에 걸려있는 런드렛을 보고 호기심이 들었겠지. 그리곤 검색을 해봤을 거다. 나 같아도 그랬을 테니까. 묵례 말고는 제대로 인사도 나눠본 적 없는 이웃이지만, 나는 내가 영업한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실 요즘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주변 사람들에게 런드리고를 홍보하고 다닌다.

“그래서 써보니까 좋아?”
“응 좋아. 빨래를 안 하니까 시간이 너무 남아.”

그동안 빨래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남들은 다 하는 일인데, 한 달에 5만 원을 넘게 쓴다고?”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보자. 빨래를 할 때마다 써야 하는 나의 시간과 노력, 세제나 수도요금 전기 요금까지 따져 본다면?


나는 나의 시간과 노력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믿는다. 이 세상 모든 일을 내가 다 할 필요는 없다. 반복되고 시간을 써야 하는 일일수록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고 남는 시간은 나를 위해 쓰고 싶다. 넷플릭스를 봐도 좋고, 아니면 새로운 취미를 가질 수도 있겠지. 설령 그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있다고 해도 괜찮다. 나의 일상이 조금 더 여유로워질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우리 집엔 세탁기가 있지만 벌써 180일째 돌아가지 않고 있다. 어쩌면 나는 다시는 빨래를 하던 과거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


*이 글은 런드리고의 유료 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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