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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액션캠으로 찍었다고?

조회수 2020. 9. 18. 11: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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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러분. 에디터H다. 디에디트를 계속 지켜봐온 분들이라면 내가 작년부터 살짝 ‘고프로빠’의 길로 들어섰다는 걸 알고 계시겠지. “니까짓게 고프로빠가 되든가 말든가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는 역사적인(?) 변화였다. 일단 나는 본래 액션캠을 좋아하지 않았다. 초광각 특유의 과장된 느낌이 싫었고, 액션캠의 화질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굳이 사야 한다면 “고프로보다는 소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다녔다. 그러다 고프로 히어로7부터 환골탈태했다는 말에 써보기 시작했는데, 오잉? 생각보다 너무 좋은 거였다. 화질도 좋아졌고, 동영상 안정화 성능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출장지에서 혼자 고프로로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얼마나 간편하던지. 이 맛에 액션캠, 액션캠 하는구나! 신제품이 나올 마다 불편했던 점이 착실하게 개선되어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작년에 시칠리아 한 달살기에 들고갔던 고프로 히어로8의 경우에는 디지털 보정을 통해 촬영 가능한 화각이 늘어나고, 프레임 없이도 본체에 바로 액세서리를 마운트할 수 있게 바뀌었다. 그렇다면 올해는?


소개한다. 오늘 막 공개된 따끈따끈한 신제품 고프로 히어로9 블랙이다.

일단 가장 반가운 변화는 전면 컬러 디스플레이!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본래 고프로로 셀프캠을 찍을 땐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모니터링하곤 했는데, 이제 전면 1.4인치 화면을 통해 실시간 미리보기가 가능해졌다. 1.4인치면 자세한 면면을 확인하긴 어려워도 대략적으로 구도를 잡기엔 충분한 사이즈다. 두 사람이 찍으면서 한 사람의 얼굴만 나오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심지어 후면 디스플레이도 면적을 넓혔다. 히어로8 까지는 1.95인치 화면이 탑재되어 있었는데, 신제품에는 2.27인치 화면이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터치 줌도 가능하다. 이렇게 화면이 커지면 촬영 과정은 쾌적해지만 두 가지 걱정이 든다. 첫 번째 걱정은 디스플레이가 배터리 다 잡아먹는 거 아냐? 두 번째 걱정은 사이즈가 커지는 거 아냐?

첫 번째 걱정부터 해결해보자. 고프로는 사용자들의 원성(?)을 받아들여 히어로9의 배터리 용량을 1720mAh로 늘렸다. 기존 제품이 1220mAh 였던 것과 비교하면 드라마틱한 변화다. 덕분에 전작 대비 배터리 사용 시간이 30% 가량 늘어나, 추운 겨울 날씨에도 배터리 광탈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고프로 CEO인 닉 우드먼은 이번 신제품을 두고 “단순히 부품의 조합으로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고객의 요청에 의한 결정체”라고 설명했던데, 그 말이 옳다. 실제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제품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역력하다.


이제 두 번째 걱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배터리도 커지고 화면도 커졌으니 제품 자체의 크기도 커질 수밖에. 심지어 렌즈도 커졌으니까. 전작과 나란히 두고 비교한 모습을 보면 가로, 세로 너비는 물론이고 두께도 두꺼워졌다. 배터리를 포함한 무게도 126g에서 158g으로 늘어났다. 사실, 고프로란 카메라 자체가 워낙 콤팩트하다보니 이 정도 크기 변화가 휴대성을 해칠 정도인 것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기존 액세서리가 호환되지 않는다는 것. 특히 작년에 출시된 미디어 모듈은 바디 위에 씌우는 형태이다보니 1년 만에 신제품과 호환이 되지 않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배터리 용량도 크게 늘어나며 규격이 바뀌었기 때문에 기존에 쓰던 충전기도 호환되지 않는다. 고프로를 여러 대 사용하며 여러 액세서리를 쓰던 나같은 사용자는 살짝 난감한 부분이다. 참고로, 하우징 형태가 아닌 삼각대 같은 액세서리는 그대로 호환 가능하다.

고프로의 꽃이라고 불리는 액세서리의 호환성을 포기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테니, 카메라 성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살펴보자. 이번에는 센서 자체가 바뀌었는데, 2360만 화소로 기존 제품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4K보다 77% 더 많은 픽셀을 담을 수 있어서, 고프로 시리즈 최초로 5K 촬영까지 가능해졌다. 꼭 5K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기존 제품의 촬영본을 확대했을 때 디테일이 뭉개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화소수가 늘어난게 편집 과정에서 더 많은 자유도를 주리라 기대해본다. 5K 촬영에서도 업그레이드된 하이퍼스무스 3.0과, 타임워프 3.0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영상 촬영 기능뿐만 아니라 사진 캡처 역시 2,000만 화소 촬영이 가능해지며 활용도가 높아졌다. 고프로가 공개한 샘플을 보면 어지간한 카메라 만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또 재밌는 변화가 카메라 렌즈를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인데, 더 넓은 화각을 촬영할 수 있는 렌즈로 교체가 가능하다더라.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저조도 촬영 성능의 업그레이드다. 센서의 한계가 분명하다 보니 기존 고프로 히어로8까지도 야간 촬영에 굉장히 취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디지털로 크롭해 연출하는 리니어 화각이나 협각의 경우 조명 없이는 저조도 촬영이 힘들 만큼 노이즈가 심했다. 히어로9에서는 야간 촬영에서의 빛번짐이나 색표현력이 개선되었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본다. 자동 수평 조절 기능과 전보다 더 좋아졌다는 하이퍼스무스 3.0의 보정 성능 역시 빨리 테스트해보고 싶어진다. 어서 구입해야겠다. 히어로9 블랙의 가격은 449.99달러. 국내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표님이 사주실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번 제품부터 불필요한 플라스틱 패키지를 없애고, 재사용 가능한 케이스를 제공하는 고프로의 시도에 박수를. 나는 조만간 리뷰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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