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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에서 꽤 유명하다는 라이브 바 4

조회수 2020. 2. 11. 11: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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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객원필자 김은아다. <슈퍼스타K>로 시작해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도 없이 쏟아지던 때가 있었다. 나 역시 몇몇 프로그램을 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누가 우승할 것인가가 아니었다. 내 머릿속에는 ‘아니,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가수가 되고 싶어한다고?’라는 단 하나의 문장뿐이었다. 매 회 오프닝마다 전국 체육관을 메우는 수많은 참가자들과 이들이 만들어 내는 수천 대 일, 수만 대 일의 경쟁률.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라는 질문에 ‘배달’이라고 한 단어만을 내놓기에는 섭섭한 가무의 민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과 3,500km 떨어진 곳에 라이벌 도시가 있었으니, 바로 태국의 치앙마이다. 인구 15만 명의 이 작은 도시는 인구 대비 뮤지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처럼 TV에도 음악 경연, 서바이벌 쇼가 즐비한 줄은 모르겠으나, 치앙마이에는 사람이 모이는 곳에 반드시 라이브 음악이 있다. 악기와 마이크가 있고 스피커가 있다. 노래를 부르고 연주를 하는 이들의 솜씨 또한 귀가 즐겁기에 충분하다. 이들의 숨길 수 없는 끼를 펼쳐야 하기 때문일까. 치앙마이에는 골목마다 라이브 바가 자리하고 있다. 각자 뚜렷한 개성으로 원하는 장르와 분위기, 일행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라이브 바들. 치앙마이의 소울은 야시장이 아니라 라이브 바에 있다고 주장하는 나만의 라이브 바 리스트를 살짝 소개한다.


타페이스트
Thapae East

치앙마이를 찾는 여행자들이 빠지지 않고 찾는 야시장 ‘나이트 바자’의 시끌벅적함을 떠나 10분 정도 으슥한 길을 따라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취생이 혼자 사는 원룸 크기의 1.5배나 될까 싶은 작은 라이브 바다. 가뜩이나 넓지 않은 공간 한가운데에 몇 개의 기둥이 가로지르는 것으로 봐서는 원래 라이브 바를 염두해 두고 지은 곳은 아닌 듯싶다. 그러나 일단 연주가 시작되면 이 단출한 공간의 모든 것 이해되는 마법이 벌어진다.


악기와 보컬의 목소리가 비좁은 공간을 꽉 채우고, 등받이가 없는 간소한 나무 의자에 엉덩이만 걸치고 앉아 기둥이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무대(라고 해봤자 그냥 바닥)를 바라보다 보는 것 자체가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암굴에서 알음 알음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 비밀스럽게 음악을 듣는 느낌이라고 할까. 혹시 금주령이 내려졌던 시기에 몰래 영업하는 술집에 들어가 독주를 마시는 기분이 이런 것이었을까.

이곳에서는 재즈와 올드팝, 컨템포러리 일렉트로닉 음악까지 날마다 다른 장르의 음악이 연주된다. 그러나 사방이 붉은 벽돌로 둘러싸인 이 작은 공간과 가장 훌륭한 ‘케미’를 자랑하는 것은 컨트리 음악이니 연주 일정을 미리 체크해두면 좋다. 나이트 바자를 포함해 타페게이트, 핑강 등 대표적인 스팟과 애매한(차를 타기에도, 걷기에도)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시간이 한정적인 여행자들에게는 큰 결단이 필요하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을 만큼 매력이 넘치는 곳.

  • adress | Thapae Rd, Tambon Chang Moi,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300

모먼츠 노티스
Moment’s Notice

지난해 문을 연 신생 재즈 클럽.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이른 시간부터 공연이 시작한다는 점이다. 치앙마이 대부분의 라이브 클럽이 9시~10시에 공연을 시작하는 데 반해 모먼츠 노티스는 7시 30분에 공연을 시작한다.

공연을 총 2부로 나누어 7시 30분부터는 어쿠스틱 공연, 9시 30분부터는 컨템포러리 재즈, 스탠더드 재즈, 팝 재즈, 재즈락 등의 공연을 이어간다. 치앙마이 라이브 음악의 매력에 흠뻑 빠져 하루에 두 탕(?)을 뛰고 싶은 여행자들이라면 어쿠스틱 공연을 관람한 후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어쿠스틱 공연에서는 제임스 므라즈 등 우리 귀에도 익은 편안한 팝송들이 연주되기 때문에 라이브 바에 가본 적 없는 초심자도 가볍게 즐기기에 충분하다.

  • adress | 193 11 Sridonchai Rd, Chang Khlan Sub-district,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100

노스게이트 재즈바
The North Gate Jazz Co-Op

음악 감상을 떠나서 치앙마이를 찾은 여행자라면 무조건 들러야 하는 곳이자, 라이브 바 중 가장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는 곳. 기성 곡을 주로 연주하는 다른 공간들과 다르게 이곳에서는 대부분 연주자들이 직접 작곡한 음악이나 즉흥연주를 선보인다. 그럼에도 연주 실력이나 열정이 남달라 관객들을 단숨에 끌어당긴다. 대부분 라이브 바가 음악 감상 자체보다는 라이브 음악을 배경으로 한 잔 기울이고 싶은 이들이 많은 데 반해, 노스게이트를 찾는 이들에게서는 연주자들의 손끝 하나 숨소리 하나에도 집중하고 있다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요일을 막론하고 인구 밀집도가 출퇴근 시간 9호선 지하철에 비견될 정도로 손님이 엄청나기 때문에 여유있게 도착해 그나마 편한 자리를 선점하는 것을 추천한다. 공연이 시작된 다음에는 가게를 넘어 도로변까지 관객이 꽉꽉 들어서며 ‘창조 객석’이 만들어질 정도기 때문. 치앙마이 소울이 깃든 연주를 만나고 싶은 사람, 넘치는 흥에 취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노스게이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adress | 91/1-2 Si Phom Rd, Tambon Si Phum, Amphoe Mueang, Chiang Mai 50200

멜로우십
The Mellowship Jazz Club

슬리퍼를 신고 대로변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야시장을 산책하며 허름한 가게에서 팟타이를 먹는 것. 이러한 편안함이 우리가 동남아 여행지를 찾게 만드는 매력일 것이다. 그렇지만 멀리 떠나온 만큼 ‘기분’을 내고 싶을 때도 있는 법. 그럴 때 멜로우십은 더없이 적절한 선택이다. 호텔(이비스 스타일스) 1층에 위치한 바인 만큼,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덕분에 이곳에 한 발 들여놓는 순간, 내가 여행하던 치앙마이에서 잠시 떠나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받는다.


디즈니부터 ‘댄싱 퀸’이나 ‘베사메 무쵸’와 같은 클래식 팝까지 연령을 뛰어넘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음악이 연주되기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치앙마이를 찾은 여행자에게도 적합한 선택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라이브 바들이 시원한 맥주 한 병과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면 멜로우십에서는 와인 한 잔을 기울여도 좋겠다. 가격 또한 굳이 호텔의 라이브 바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합리적이다.

  • adress | 231/12 1004, Tambon Chang Phueak,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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