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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인생 20년, 이제야 사운드바를 산 이유

조회수 2019. 12. 12. 11: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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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디에디트의 객원필자 기즈모다. 오늘은 오랜만에 리뷰로 돌아왔다. 내가 좋아하는 오디오 리뷰다. 오늘 리뷰할 제품은 뱅앤올룹슨 최초의 사운드바 ‘베오사운드 스테이지’다. 최초라는 점이 중요하다. 1925년부터 오디오를 만들어 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오디오 회사 중에 하나인 뱅앤올룹슨은 그동안 사운드바를 내놓지 않았다. 그래서 의미가 있는 제품이다.


그런데 나 역시 뱅앤올룹슨과 공통점이 있다. 첫 월급으로 오디오를 산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사운드바를 구입한 적이 없다. 그동안 사운드바에 큰 관심이 없었다. 제조사들은 사운드바만 사면 집안을 영화관처럼 바꿔준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집은 영화관과 많이 다르다. 일단 팝콘과 콜라도 없을 때가 많다. 또 집안은 영화관처럼 2시간 가까이 완벽하게 집중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스마트폰 메시지, 초인종, 세탁 종료음, 아파트 공지 방송, 아이의 방해 등등.

집에서 사운드바를 고집할 바엔 그냥 영화관에 가는 게 편했다. 그런데 요즘은 개봉 영화 부럽지 않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디즈니+, 애플 tv+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늘어나며 얘기가 달라졌다. 각 플랫폼에서 단독으로 서비스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영화관에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킹덤이나 체르노빌 같은 작품은 영화관 같은 사운드로 보면 훨씬 더 박진감이 넘친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사운드바에 관심이 생겼다. 오디오 인생 20년. 이제 드디어 사운드바를 사야 할 시기인가. 좋은 핑계다.

베오사운드 스테이지는 디즈니+와 애플 tv+가 런칭되는 올해 나왔기에 더 눈길이 가는 제품이다. 게다가 디자인도 정말 눈길이 간다. 알루미늄을 가장 잘 다루는 회사답게 몸체를 알루미늄으로 둘렀고 얇으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다. 110cm의 길이로 무척 길지만 두께가 7.7cm로 얇으면서도 단차가 있어 더 얇아 보인다. 불필요한 부분 없이 미니멀한 모습이어서 최근 TV 디자인하고 잘 맞는다. 리뷰한 제품의 외장은 알루미늄이지만 나무 마감도 있다. 집 안에 나무 소재가 많다면 나무 마감을 추천한다. 다만 알루미늄 마감이 190만 원대 가격인데 비해 나무 마감은 290만 원대다. 원목 나무 마감은 대신 원목 특유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고급스러움이 있다.

뱅앤올룹슨의 첫 사운드바지만 실력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원래 뱅앤올룹슨 얇고 긴 스피커를 세상에서 잘 만드는 회사다. 그동안 만들어 왔던 스피커를 눕히면 사운드바가 아닌가? 원리는 조금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뱅앤올룹슨이 가장 잘 해왔던 것이 얇고 긴 스피커를 만드는 일이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얇고 긴 스피커를 만드는 건 우리 생각보다 까다롭다. 그래서 뱅앤올룹슨은 지난 수십 년간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왔다. 디지털 앰프와 무선 기술, 상황에 따라 베이스를 조절하는 기술, 360도 사운드 기술 등. 그런데 이런 기술들은 사운드바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래서 당연히 뱅앤올룹슨의 사운드바는 높은 완성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뱅앤올룹슨이 주로 만들어 왔던 스피커들]

베오사운드 스테이지는 그동안 개발해 온 기술이 모두 망라돼 있다. 그 얇은 몸체에 디지털 앰프가 내장돼 있는데 총 11개의 유닛에 각각 50W의 앰프가 매칭되어 550W의 대출력을 자랑한다. 일반적인 사운드바가 50W~150W 사이인데 비해 몇 배 더 강력한 음량을 제공한다. 출력만 따진다면 가격이 오히려 저렴해 보일 정도다. 특히 우퍼만 총 200W의 앰프 출력을 지원해 저역이 정말 박진감 넘친다. 대신 진동을 강하게 만들어 내는 우퍼가 아니기 때문에 층간 소음을 덜 걱정해도 된다. 물론 워낙 출력이 강하기 때문에 볼륨을 크게 울리면 대책이 없으니 주의하도록.

입체감 역시 뛰어나다. 1m가 넘는 몸체의 양쪽 끝에 각각 좌우 채널 스피커를 배치해서 좌우가 명확히 구분된다. 여기에 가상 입체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까지 지원한다. 다른 사운드바 역시 이런 기술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베오사운드 스테이지는 좀 더 중고역을 강조해서 현장감이 훨씬 넘친다. 영화뿐만 아니라 라이브 공연이나 스포츠 중계 같은 콘텐츠는 다른 사운드바에 비해 훨씬 더 현장감을 잘 살려준다.

영화가 아니라 음악은 어떨까? 요즘은 유튜브로 음악도 많이 들으니까. 이번에는 음악을 들어봤다. 음악을 들을 때는 앱의 설정을 바꿔줘야 한다. 베오사운드 스테이지는 ‘톤터치’라는 상황에 따른 EQ 설정을 제공한다. TV, 음악, 영화, 야간 모드의 4가지로 나눠져 있는데 영화 모드에서는 저역이 강해지고 음악 모드에서는 중고역이 강화되면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아진다.

처음에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음질이 의외로 좋다. 음악 감상용으로 써도 충분한 수준이다. 물론 2채널 스피커의 입체감이나 정위감에 비해서는 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의 블록에서 이 정도의 입체감을 뽑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 클래식을 즐겨 듣는다면 모르겠지만 팝음악이나 가요 등을 즐기기에는 차고 넘친다. 평소에는 TV와 연결해 콘텐츠를 즐기고 음악을 들을 때는 블루투스를 이용해 음악을 듣는 용도로 써도 나쁘지 않다.

물론 사운드 옵션도 충실히 들어 있다. 무선랜을 지원해서 네트워크 오디오를 즐길 수도 있다. 여기에 크롬캐스트, 에어플레이2가 내장돼 있어 스트리밍 음악 감상도 자유롭다. 시중에는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홈 네트워크 오디오들이 있다. 고급형 제품의 가격은 100~200만 원대 가격이다. 베오사운드 스테이지는 그런 기능들을 대부분 지원하면서 사운드바로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쓰임새가 오히려 넓다. 그런 면을 고려하면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다. 합리적이라고? 맞다. 내가 주로 리뷰한 홈네트워크 오디오들의 가격대가 일반적으로 200~300만 원대 사이가 많다. 뱅앤올룹슨의 가격이 합리적이라니. 오래 살고 볼일이다.

다만 리모컨은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모든 설정이 앱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특별히 리모컨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굳이 필요하다면 ‘베오리모트 원’을 구입해야 한다. 대신 베오리모트 원은 다른 뱅앤올룹슨 스피커와도 페어링이 되므로 하나만 있으면 다른 뱅앤올룹슨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겨울이 왔다. 이렇게 춥고 건조한 계절에 혹시 밖에 나가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할 생각이라면 그만 두는 게 좋다. 통계적으로 겨울에 연인들이 가장 많이 헤어진다고 한다. 특히 크리스마스에 헤어지는 확률이 높다고 한다. 사방이 사람과 차로 가득 찬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다 보면 평소에 쌓였던 불만이 다 터져 나오는 법이다. 그러니 올해는 부디 따뜻한 집에서 영화나 음악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베오사운드 스테이지에 지난 번에 에디터B가 소개한 LG 프로젝터 정도라면 일류 영화관 부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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