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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혁신일까? 신기하고 이상한 신제품 4

조회수 2019. 12. 3. 11: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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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디에디트에서 신제품 소개를 맡고 있는 객원필자 기즈모다.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기즈모픽’은 디에디트 에디터들이 소개할 가능성이 없는 제품을 주로 소개하는 코너다. 기즈모픽을 지난 1년간 연재했는데 좀 더 성실히 연재를 하지 못해 항상 죄송스럽다. 하지만 내 탓은 아니다. 요즘 제조사들은 너무 안전하고 심심한 제품만 내놓는 경향이 있다. 신제품을 보자마자 고함을 지르고 저주를 하던 10여 년 전이 그립다. 그래도 간혹 탄생하는 신기하거나 재미있는 제품들을 이번 주에도 모아봤다. 아울러 지난 1년간 기즈모픽을 응원해준 여러분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모두 따뜻한 12월이 되기를 기원한다. 시작한다.


가장 트럭 같지 않은 트럭
‘테슬라 사이버트럭’

테슬라가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선보였다. 테슬라답게 전기차이며 이름답게 사이버틱한 디자인이다. 우선 픽업트럭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픽업트럭은 미국 지방에 사는 이들을 위한 필수 생존장비다. 드넓은 영토에서 사는 미국인들은 수십 킬로미터를 달려 생필품과 식량 등을 매주 실어와야 한다. 한국처럼 편의점이 가까이 있지도 않고 배달도 안 된다. 지방에 사는 미국인들에게 픽업트럭은 단순히 자동차가 아니라 생존장비에 가깝다.

그래서 미국에서 팔리는 자동차 순위를 보면 매해 1, 2, 3위를 포드, GM, 다임크라이슬러의 픽업트럭이 고스란히 차지하고 있다. 미국만의 상징이자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철옹성에 테슬라가 도전했다. 과연 테슬라는 또 어떤 전략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까? 아닌 게 아니라 정말 놀랐다. 테슬라는 정말 화성에서 온 듯한 굉장한 디자인의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선보였다. 마치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처음 모델링할 때 배우는 아주 단순한 직선으로만 이루어진 디자인이다. 기존 자동차 디자인의 문법을 모두 파괴했고 자동차 디자이너들이나 전문가들은 멘붕에 빠질 정도였다.

이유는 있다. 내구성이 중요시되는 픽업트럭의 성격에 맞게 스테인리스강의 몸체로 만들었고 스테인리스강의 성형이 어렵기 때문에 직선형 디자인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아무런 장식이 없고 몸체에 굴곡이 없기 때문에 주변의 장애물이나 긁힘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마지막으로 수십 년간 큰 디자인 변화 없이 기능만으로 선택했던 픽업트럭 역사에 저런 새로운 디자인은 기존 픽업트럭 디자인에 식상했던 젊은 층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것 같기도 하다.

물론 테슬라 자동차는 완벽하지 않다. 단차 문제나 마감 문제 등의 매뉴팩처링 노하우가 떨어지고 제품 출시일도 매번 어긴다. 그러나 테슬라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20만 명이 예약을 하며 열렬한 환영을 보였다. 가격은 3만 9900달러부터, 출시일은 2021년. 결코 아름다운 디자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미국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크게 줄 것은 분명하다. 아름다운 일이다.


가장 머스탱 같지 않은 머스탱
‘포드 머스탱 마하-E’

전기차를 소개한 김에 하나 더 소개해 보자. 최근 네이처지에서는 지구 환경이 되돌릴 수 없는 티핑 포인트를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이 제기됐다. 북극은 다른 지역의 2배 더 빠르게 온난화가 되고 있고 곳곳에 이상기후로 산불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효과가 복합적으로 가중되며 이미 인류의 파멸은 진행 중이라는 거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근대 문명과 인류 멸망이 시작된다는 섬뜩한 전망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저탄소 에너지 경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거다. 내연기관 차량을 빨리 단종시키고 태양광이나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로 빠르게 이동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도 이런 위기의식에 동참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의 대표적 머슬카인 ‘포드 머스탱’이 전기차 버전으로 출시된다. 포드 머스탱은 남성적이고 무식한 대배기량 엔진으로 머슬카라는 말을 유행시킨 유명한 차량이다. 그리고 V8엔진 6000cc가 넘는 대배기량 엔진으로 이산화탄소를 마구 뿜어내는 지구 온난화를 가중시켰던 주범 중에 하나다.

포드는 머슬카의 전기차 버전인 마하 E를 최근 공개했다. SUV 스타일이기 때문에 기존 스포츠카 느낌의 머스탱 느낌과는 사뭇 다르지만 디자인 곳곳에 머스탱의 DNA를 살짝 느낄 수 있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한번 충전 시 370km에서 최대 434km까지 이동이 가능하며 가격은 4만 3,895달러에서 5만 9,900달러 사이다. 기존 쿠페형 스포츠카를 생각했던 머슬카 마니아들에게는 아쉬운 점도 있겠지만 이제 멋과 낭만을 그리워할 때가 아니다. 인류의 지속성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시기다. 머스탱마저도 반성하고 있으니 우리도 변해야 한다.


가장 이상한 선글라스 또는 스피커
‘보스 프레임 알토’

미국의 오디오 전문기업인 보스는 좀 독특한 회사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오디오 회사이면서도 상장하지 않아서 매출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매해 약 2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또 보스 오디오는 스펙을 적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펙 따위는 믿지 말고 그냥 보스를 믿고 사라는 말이다. 뭔가 보스의 느낌이 풍긴다. 그래서인지 스펠링을 틀리기 쉬운 회사 중에 하나다. BOSS가 아니라 BOSE다.

보스는 독특하지만 오디오 발전에 큰 역할을 한 회사다. 세계 최초의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을 젠하이저와 함께 내놓기도 했다. 그리고 오디오에 본격적으로 음향 이론을 접목시킨 회사다. 창업자가 MIT 교수였던 까닭이다. 회사 이름도 창업자인 ‘아마르 보스(Amar Bose)’에서 따왔다. 보스 박사는 2013년 타계하며 주식 대부분을 MIT 대학으로 귀속했다. 그래서 현재 보스의 경영진은 MIT의 교수들이라고 보면 된다.

교수가 경영을 맡으면 제품이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보스가 산으로 간 제품을 내놓았다. 오디오 선글라스인 보스 프레임 알토(Bose Frames Alto)다. 나도 2년 전에 이 제품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 적이 있다. 선글라스에 스피커를 달다니! 국내에 출시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년 만에 드디어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보스 코리아 직원들이 충격에서 벗어날 때까지 2년 정도가 걸렸다는 얘기다.

보스 프레임 알토의 겉모양은 디에디트의 에디터들이 사랑하는 선글라스를 닮았다. 특징은 선글라스에 스피커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 아주 작은 스피커가 달려 있어 음악을 재생한다. 이어폰처럼 귀에 꽂는 형태가 아니라서 주변 사람들이 음악을 다 들을 수 있다. 등산을 가면 자주 목격되는 효도 라디오 같은 개념이다. 효도 선글라스라는 이름으로 팔면 잘 팔릴 것 같다. 블루투스 기술이 적용됐고 음악 감상 시 최대 3.5시간 정도 재생이 가능하다. 물론 전화 통화도 지원한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시계 스트랩
‘에르메스 케이프코드 더블 투어 스트랩’

에르메스는 전문적인 시계 메이커는 아니지만 독특한 스트랩으로 상당히 인지도가 높다. 팔을 두 번 휘감은 우아한 디자인의 더블 투어(Double tour) 스트랩은 에르메스 시계의 상징이다. 특히 애플워치 에르메스 에디션을 내놓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명품 시계가 되기도 했다.

이 더블 스트랩의 유래는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패션 디자이너인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가 디자인한 이 더블 스트랩은 시계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에르메스를 단숨에 가장 유명한 시계 메이커로 변신시켰다. 심지어 시계보다 스트랩 때문에 구입하게 만들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 스트랩을 만든 에르메스는 아예 스트랩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공방을 따로 만들어 생산할 정도로 스트랩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도 신제품을 출시했다. 먼저 본체인 시계는 1991년 디자인한 케이프코드를 그대로 쓰고 있다. 성의 없다고 욕하지는 말자. 우리가 에르메스 시계를 굳이 사는 이유는 시계 때문이 아니라 스트랩 때문이니까. 케이스 크기는 29mm모델과 23mm모델 두 가지가 있다. 기계식 시계가 아니라 쿼츠 방식이라 관리가 어렵지 않다. 사실 어떤 시계가 달려도 상관없다. 더블 스트랩이 붙는 순간 애플워치도 에르메스로 변신하니까. 이번 스트랩 역시 손목을 두 번 휘감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마치 체인을 형상화한 것처럼 큰 구멍이 뚫린 더블 스트랩 모양이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불쌍한 송아지 가죽을 벗겨내 가공했으며 블랙 바레니아(블랙), 스위프트 딥 블루(블루), 스위프트 앰버(브라운), 스위프트 익스트림 핑크(핑크)의 총 4가지 컬러를 제공한다. 그냥 블랙, 블루, 브라운, 핑크라고 하면 될 텐데 왜 저렇게 길게 이름을 붙이는지는 내가 리뷰어가 된 15년간 계속 의문이다. 가격은 약 3,000 스위스 프랑(약 36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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