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갈때 필수품? 저울에 방수지퍼 옷걸이까지 들어간 캐리어 끝판왕

조회수 2019. 10. 25. 12: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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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떠나는가. 자칫 심오해 보이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여행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늘의 나와 일 년 뒤의 내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 누가 그랬다. 여행은 직장인들의 장래희망이라고.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의 도피.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위안 받는다. 그래서 우리도 떠났다. 매일 똑같은 곳으로 출근해야 한다면 사무실을 옮겨보자. 어차피 일할 거라면 더 멋진 곳에서 일하고 싶어서.

그리고 우린 시칠리아에 왔다. 두 번째는 모든 것이 달랐다. 세 명은 일곱 명이 되고, 유럽의 멋진 도시는 한적한 바닷가의 시골 마을이 되었다.

일주일 전부터 짐을 쌌다. 머리가 복잡했다. 사람이 한 달을 살기 위해 이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니, “정말 이게 다 필요해?” 스스로 자문해보지만, 내 캐리어는 언제나 풀방이다. 리뷰를 핑계로 새로운 캐리어를 들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캐리어가 참 마음에 든다.

오늘 소개할 캐리어는 패리티. 슬로건은 ‘To the Fullest’. 어디론가 떠날 때마다 짐을 맥시멀리스트로 싸는 나를 위한 캐리어다.

패리티는 두 종류가 있다. 기내용으로 들고 갈 수 있는 39L 용량의 패리티 핸디, 그리고 105L 용량의 패리티 맥시. 무엇을 선택하든 그건 여러분의 몫이다.

특히 맥시의 모양이 조금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캐리어의 디자인과 조금 다르다. 조금 통통한(?) 편이라고 해야 할까?

여러분은 기내에 들어갈 수 있는 수화물 규정이 가로, 세로, 높이 세 변의 합으로 정한다는 걸 아셨는지? 153cm부터 158cm까지 다양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하게 생각하는 캐리어의 모양에 꼭 갇혀 있을 필요가 별로 없다. 아니, 오히려 짐이 많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가로가 긴 모양보다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많이 들어가는 게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많이 들어간다고 무작정 넣다 보면 무게가 무거워진다. 욕심과 편리함이 공존하기 어려운 개념인 것처럼. 항공사에서는 수화물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돈을 더 받는다. 다행인 것은 패리티의 무게가 굉장히 가볍다는 거다. 패리티 핸디의 무게는 3.4kg 105L 용량의 패리티 맥시는 5.2kg 정도다. 이 정도면 국내의 웬만한 캐리어보다 몸이 가볍다. 독일에서 만들어진 100%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들어진 덕분이다. 덕분에 내구성이 훌륭하다.

이곳 시골마을에서는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도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제품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지나가는 현지인이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한다.

캐리어 자체의 무게도 가볍지만 상단에 내장형 저울이 있어서 공항에 도착해서 다 싸둔 짐을 풀어 헤쳐야 하는 번잡스러운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 집에서 짐을 다 싸고 저울을 사용해 재 봤더니 무려 29kg가 나와서 얼마나 놀랐는지. 단, 내장형 저울은 맥시 사이즈에만 있으니 참고하시고.

캐리어가 무거워지면 이동이 어렵다. 제일 힘든 순간은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을 때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 나타난 내 캐리어를 보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것도 잠시. 캐리어의 손잡이는 무게 중심을 잡기 어려워서 무거운 캐리어를 내리기 위해서는 온몸의 근육을 모두 총동원 해야 한다. 패리티 캐리어에는 이지그립이라고 불리는 손잡이가 있어서 두 손으로 짐을 옮길 수 있다.

발걸이가 있어서 발로 쓱 밀고 이지그립으로 옮기면 양손에 똑같이 무게 중심이 실리면서 아무리 무거운 짐도 쉽게 움직일 수 있다.

이건 도착한 첫날, 친절한 호스트가 2층으로 가파른 계단을 따라 20kg가 넘는 내 캐리어를 옮겨주면서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 이 캐리어는 메이드인 꼬레아(이탈리아 사람들은 한국을 꼬레아라고 한다)라고 묻더라. ‘씨(Si)’ 유일하게 아는 이탈리아어를 연신 연발하며 국뽕이 차올랐다.

이 캐리어에서 무엇이 가장 좋냐고 묻는다면 역시 바퀴다. 아시다시피 유럽의 길이란 게 우리나라 같지가 않다. 일 년이 멀다하고 갈아치우는 우리 보도블록이랑은 달리 여기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돌로 만들어져있다.

게다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바다와 가까이 있어서 어딜 가나 길에 모래가 많다. 짐이 많아서 양손으로 캐리어를 하나씩 들고 이 험한 길을 끌고 오는데도 큰 스트레스가 없었다. 밀면 미는 대로 끌면 끄는 대로 잘 움직인다.

잘 움직이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역시 불편한 순간도 있다. 다들 한 번 쯤은 캐리어를 끌고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캐리어가 굴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손이 하얗게 될 정도로 캐리어를 꽉 쥐고 있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패리티에는 캐리어에 락 기능을 더해 원하지 않는 순간엔 고정시켜 둘 수 있다.

이 기능을 나는 어떻게 쓰냐고? 테이블이 부족한 시칠리아 내 방에 락을 걸어두고, 넓은 상단을 이용해 마치 테이블처럼 사용하고 있다. 맥북도 충전하고, 향수도 올려 둔다. 상단이 넓으니 이동 시에 핸드 캐리하는 가방을 올려두는 것도 수월하더라.

게다가 지퍼는 방수가 된다. 전자 기기를 많이 가져온 나로서는 퍽 반가운 부분이다.

[촬영하다 다리가 아프면 캐리어 위에 턱 앉아서 해변에서 사람들을 구경한다.]

[촬영하다 다리가 아프면 캐리어 위에 턱 앉아서 해변에서 사람들을 구경한다.]

바로 가운데 내부 파티션이다. 현재 머물고 있는 숙소의 방엔 큰 옷장 하나만 있다. 옷이야 고이 접어두면 되지만 문제는 나머지 수납공간이다. 매일 사용하는 메이크업 스킨케어 제품이 갈 곳을 잃었다. 그래서 이걸 캐리어에서 분리해서 방문이나 옷장에 걸어두고 사용하고 있다. 애초에 위쪽에 고리가 있어서 거는 것도 수월하고 수납공간이 많으니 간이용 수납 걸이로서도 훌륭하다.

게다가 옷걸이도 들어있다. 작지만 옷을 걸기엔 충분하고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서 무게도 새털처럼 가볍다. 유독 셔츠를 자주 입고 재킷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런 세심함이 참 반갑다. 이곳 빈티지 숍에서 산 85유로 짜리 빈티지 재킷을 걸어둘 데가 마땅치 않았는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런 세심함은 짐을 쌀 때도 느껴졌다. 별도의 내부 파티션 외에도 두 개를 분리해주는 내부 파티션에는 노트북 수납 공간이나, 속옷을 넣어둘 수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게다가 태블릿PC나 혹은 이북리더기를 수납하고 빠지지 않도록 하는 별도의 잠금장치까지 있다.

이런 캐리어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아마 이번에 챙겨온 장비 중에 가장 유용한 장비가 아니었나 싶다. 아 근데 제일 중요한 가격이 얼마냐고? 맥시와 핸디 세트로 구입 시 55만 원. 무광의 아이보리와 민트 컬러 외에도 블랙, 네이비 그리고 오렌지, 레드 컬러도 다양하니까 더 좋다. 혹시 궁금증이 들었다면, 아래 링크를 들어가보자.


앞으로 패리티와 나는 꽤 오랫동안 나와 함께 많은 곳을 다니게 될 것 같다. 앞으로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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