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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포켓몬고의 뒤를 이은 해리포터 증강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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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더위에 지쳐가고 있는 에디터B다. 때는 2년 전, 겨울이었다. 그때의 풍경을 혹시 기억하려나. 어마어마한 사건이 있었지. 며칠 동안 ‘이거 하나’ 때문에 거리의 풍경이 달라졌거든.


길거리의 사람들은 폰을 쳐다보며 걷다가 서다가를 반복했고, 한파에도 휴대용 배터리에 의지한 채 폰만 들여다보며 걸어 다녔다. 그게 다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때문이었다. 고작 게임 하나에 불과했지만 여파는 상당했다. 사회면, 경제면, 연예면 할 것 없이 포켓몬고에 대한 소식들로 떠들썩했다. 나도 마찬가지. 단톡방과 SNS 타임라인에는 포켓몬 무용담을 공유하는 이야기로 가득 찼으니까.

[그땐 공원에 가면 다 이러고 있었다. 출처=포켓몬고 페이스북 페이지]

심지어는 부모님을 뵈러 내려간 설 연휴에도 이 동네 저 동네 다니며 포켓몬을 잡으러 다녔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 저 잠시 포켓몬 좀 잡고 오겠습니다.” 어머니는 걸으며 하는 게임이라 운동도 되고 좋겠다며 짧은 평을 하셨다. 하지만 지금은? 다들 알다시피 그 열기는 식은 지 오래다.

[출처=포켓몬고 페이스북 페이지]

그리고 6월 28일 또 다른 증강현실 게임이 발표됐다.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이하 마법사 연합)이다. 포켓몬고를 만들었던 나이언틱과 워너브라더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게임. 게임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우선 굉장한 뽐뿌를 일으키는 트레일러부터 감상하도록 하자. 참고로 하이라이트는 2분 15초에 나오는 ‘익스펙토페트로눔!’이다.

영상을 봤다면 분명히 이 게임에 흥미가 생겼을 거다. 이제 배경 설명을 시작한다. 해리포터 게임이 나왔다고 하니 당연히 호그와트에 입학해서 볼드모트와 싸우는 이야기를 기대하지 않을까 싶은데, 미안하다. 아쉽게도 오리지널 스토리와는 크게 연관성이 없다.

[눈썹 없는 마법사와의 대결을 다룬 <죽음의 성물>. 감히 이름을 거론할 수 없는 분이라, 이름은 말할 수 없다]

그래도 아예 관련 없는 건 아니고,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는 있다. 게임의 배경은 마지막 편인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 이후를 시점으로 하고 있지만, 개발사는 원작의 공식적인 후속 스토리가 아니라고 밝혔다. 공식 후속 스토리는 아닌데, 세계관은 공유하고 있고…뭐, 나름의 사정이 있지 않을까. 애매하긴 한데 어쨌든 ‘우리가 한 명의 마법사가 되어 해리포터 세계관으로 들어간다’ 이것만은 확실하다. 게임 줄거리는 이렇다.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가 키우는 니플러.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컷]

누군가에 의해 마법 세계의 물건과 동물, 심지어는 기억까지 머글 세계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만약 머글이 마법 세계의 물질들을 본다면 세계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머글에게 마법의 존재를 감춰야 한다는 국제 비밀 법령이 깨지기 때문에. 혼란을 막기 위해 플레이어를 포함한 전 세계 마법사가 물질을 회수하기 시작한다. 맞다. 우리의 역할은 포켓몬 수집하듯 하나하나 물건을 찾으러 다니는 거다.

[게임은 딱 이런 느낌이다. 이렇게 동물을 잡으러 가면 된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컷]

게임 방법은 어렵지 않다. 포켓몬고를 이미 해본 사람이라면 더 어렵지 않을 거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RPG 요소가 들어가면서 조금 복잡해졌다는 것. 콘스탄스 피커링이라는 원작에서 본 적 없는 마법부 직원이 중간중간에 등장해 스토리 진행을 도와준다. 밑에 나오는 사람이다.

국제 비밀 법령이 깨지는 게 그렇게 위험한 일인지 감정이입이 안되지만 게임을 즐겁게 하기 위해 한 번 노력해보자. 이외에도 수척해 보이는 해리포터, 헤르미온느, 맥고나걸 교수처럼 친숙한 인물이 등장해 재앙의 원인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대화하며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솔직히 말하자면 포켓몬고는 분명 재미있는 게임이었지만, 귀여운 몬스터만 잡는 게 전부여서 나의 열정은 금방 식었다. 마법사 연합에 들어간 스토리는 지겨움을 방지하는 좋은 장치였다. 인생도 그렇지 않나. 목적 없이, 사건 없이 매일 같은 일만 하면 얼마나 지겹겠어. 사랑도 하고, 여행도 떠나야 재밌지. RPG 게임처럼.

포켓몬고에서 포켓볼을 던져 포켓몬을 잡는 게 주된 미션이었다면, 마법사 연합에서는 마법 아이템과 동물을 회수하는 게 주요 활동이다. 그러나 그 방식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

이렇게 길을 가다 보면 둥둥 떠 있는 컬러풀한 마크를 볼 수 있다. 그것을 터치하면 증강현실 화면으로 전환되고, 지면을 조사해 흔적을 찾으라는 지시가 뜬다.

시킨 대로 주변을 휙휙 돌아보면 반짝이는 것들이 보이고, 곧 무언가 튀어나온다. 거리를 왔다 갔다 하며 열심히 찾을 필요는 없고, 시간이 되면 알아서 튀어나온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최초 발견 장소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면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라고 한다는 것. 이런 이유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플레이하기는 어려울 거다.

별 모양(?)을 터치를 하면 전투 모드로 진입하게 된다. 대결하기 전에 위험도를 보여주는데, 이 위험도라는 건 마법 세계를 외부에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는 뜻. 위험도가 높을수록 제거하는 데 힘들다, 라고 마법부의 오러로 재직 중인 해리포터 씨가 말해줬다. 디멘터는 딱 한 번 마주쳤는데 위험도는 높음이었다.

몬스터를 만나면 손가락으로 모양을 그려 주문을 외우면 되는데, 몬스터에 따라 주문이 달라진다는 게 흥미로웠다. 에붑리오(공기방울로 만든다), 인센디오(불을 쏜다), 아구아멘티(물을 쏜다), 플리펜도(뒤로 밀어낸다), 알로호모라(잠겨있는 것을 연다). 그리고 디멘터를 만나면 그 유명한 익스펙토페트로눔!!을 시전한다. 주문이 다른 만큼 그려야 하는 모양도 다르다.

[반짝이는 물건을 좋아하는 니플러의 돈을 훔치는 아저씨를 퇴치했다. 귀여운 니플러. 엉엉]

전투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위에서 설명한 상황은 약한 몬스터를 만났을 때고, 뱀파이어, 켄타우로스 같은 애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플레이어를 공격하기도 한다. 아래처럼 센 몬스터와 전투를 할 때는 두 단계로 공격을 성공시켜야 하고, 적이 공격할 때는 방어 주문까지 외워야 한다.

(1단계) 초점을 힘겹게 맞추면, (2단계) 손가락으로 주문을 외울 기회가 생긴다. 은근히 까다롭지만 더 실감 나는 전투다. 그리고 위에 뱀파이어를 보면 알겠지만, 꽤 무섭게 생겨서 더 싸울 맛이 난달까.


출현하는 몬스터는 기본적으로 GPS에 따라 다르지만, 같은 위치라도 시간과 날씨를 반영해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늑대인간 출현율이 높아지고, 비 오는 날에는 습기를 좋아하는 동물이 등장하는 것처럼.


포켓몬고를 했던 약 2주 동안 게임에 빠져 지냈지만, 지루함을 느끼는 건 순식간이었다. 지금은 트레이너 배틀도 생겼다지만 그땐 걷고 잡는 게 전부였으니까. 마법사 연합을 해보니 포켓몬고 보다는 수명이 길 것 같다. 여전히 아이템과 동물을 하나씩 모으는 과정은 단조롭지만, RPG처럼 캐릭터를 키워나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디아블로3 스크린샷. 출처=블리자드 홈페이지]

내가 좋아했던 게임들을 생각해보면 모두 RPG였다.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와 같은 전략시뮬레이션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디아블로, 리니지, 창세기전 같은 게임들이었는데, 모두 가상 세계에 나를 대체하는 아바타를 만드는 게임이었다. 같은 캐릭터도 키우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게 좋았던 거다. 평범하지 않은 나만의 캐릭터니까. 마법사 연합에서도 그런 부분을 조금 기대할 수 있다.

[호그와트만의 MBTI 테스트랄까]

마법사 연합에 있는 RPG 요소에는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먼저 기숙사와 지팡이는 상관없는 것들이다. 조금 아쉽긴 하다. 원작에서는 이 두 가지는 아주 중요하게 나오는데, 어떤 기숙사에 소속되어있는지가 인물의 성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해리포터는 용감한 그리핀도르, 말포이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슬리데린인 것처럼.

[신분 증명이 안될 것 같은 신분증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플레이어는 호그와트, 슬리데린, 레번클로, 후플푸프 네 개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는데, 원작처럼 마법의 분류모자가 기숙사를 배정해주지는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걸 선택하면 그만이다. 심심하게 만들어놨다.


나는 기왕 하는 거 의미를 담고 싶어서 온라인에 떠도는 호그와트 기숙사 테스트의 도움을 받았다. 여기서 간단한 설문으로 자신의 성향을 반영해서 고를 수 있다. 지혜롭고 창의적이며 재치 있고 싶은 나의 결과는 레번클로(두 번째 테스트에서는 슬리데린이 나왔다), 유명한 마법사가 없다는 것만 빼면 괴짜들이 많은 매력적인 기숙사다.

기숙사를 선택했다면 다음은 지팡이를 고를 차례. 나무를 고르고, 심지를 선택하면 되는데 이것 역시 원작에서는 재질에 따라 전투력에 큰 차이를 주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게임 내에는 기분내기 정도에 불과했다. 재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어서 아쉬웠고.


그냥 골라도 되지만, 인터넷에 찾아보면 나무와 심지에 따른 특징이 많이 나오니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이상한 힘을 만들어내는 희귀한 목재인 벚나무에 불사조의 깃털을 심으로 선택해 지팡이를 만들었다.

레벨 6이 되면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데, 게임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오러, 마법동물학자, 교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는데, 오러는 전투에 강하고, 마법 동물학자는 팀원을 치료하거나 동물을 상대로 할 때 강하고, 교수는 팀원을 보조하거나 희귀 생명체를 상대할 때 효과적이라고 한다. 직업을 선택한 뒤에는 스킬을 배워나가며 키워나갈 수 있는데 특히, 요새를 공략할 때 특히 중요하다.

우뚝 솟은 이곳이 바로 요새다. 번화가에서 주로 볼 수 있는데, 강력한 몬스터와 희귀한 아이템이 있는 곳이다. 물론 혼자서도 공격을 할 수 있지만 단계를 올라갈수록 몬스터도 강해지니 팀플레이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최대 다섯 명이 도전할 수 있다.


개발사에서는 이 협력플레이를 꽤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게임 발표회에서 대전 모드를 도입할 계획이 없냐고 질문을 받으니 마법사들끼리의 배틀보다는 협력이라는 가치에 집중하기로 해서 현재로는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 마법사도 인간인데 서로 싸울 수 있지 않나.

사실 처음 포켓몬고를 했을 때처럼 임팩트가 강하진 않았다. 이미 아는 맛이고, 먹어 본 맛인 거다. 그럼에도 며칠이 지나도록 마법사 연합을 지우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웬만하면 지우지 않을 것 같다. 완성도나 만듦새를 떠나 한 명의 마법사를 키워나간다는 방향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수집이 유일한 미션이었다면 아마 벌써 지웠을 거다. 아니, 리뷰를 쓰지도 않았을 거다. 강한 마법사로 키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나이언틱이 만들 다음 증강현실 게임이 벌써 기다려진다. 해리포터만큼 유명하고, 포켓몬스터만큼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콘텐츠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한 가지가 떠올랐다. 바로 반지의 제왕.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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