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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사람들이 틱톡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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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러분. 디에디트 에디터H다.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지 어언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 바닥은 여전히 어렵고 새롭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한다. 이 업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간단하다. 다가오는 파도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마치 서핑처럼…! 처음엔 글을 배웠고, 그다음엔 사진을 배웠고, 나중엔 영상도 배웠다. 콘텐츠 트렌드가 바뀌어 갈 때마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바둥거렸다. 치열했지만 즐거웠다. 덕분에 10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다. 때로는 이 직업이 특권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런데 2019년도에 마주한 트렌드는 여태까지와는 또 다르다. 오늘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다들 한 번쯤 써보셨거나, 들어보셨을 그 앱. ‘틱톡(TikTok)’에 대한 이야기다.

틱톡을 처음 접한 건 다들 그렇듯 유튜브 광고다. 초창기엔 꽤 공격적인 마케팅이 전개됐다. 유튜브 영상을 볼 때마다 리드미컬한 멜로디에 맞춰 손가락춤을 추거나 화려한 영상 효과를 보여주는 틱톡의 광고 영상이 플레이됐다. 약간은 유치하고, 약간은 오그라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멜로디가 대부분 귀에 착착 감기는 것이었기 때문에, 5초가 지나 광고 영상을 스킵할 수 있게 된 뒤로도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틱톡은 좋거나, 싫거나 어쨌든 간에 많은 사람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한국 시장에 빠르게 인지도를 키워갔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게 2017년 11월이니 지금의 입지가 놀라울 따름이다.


올해 1분기에 앱스토어에서 틱톡이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가 대세앱이라 믿었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다운로드 수를 한참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대로 뒤처질 순 없다! 그때부터 틱톡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놀라울 만큼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앱이었다. 딱 15초 동안 플레이되는 쇼트 비디오 플랫폼. 스마트폰 화면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세로 영상. 화면을 돌릴 필요도 없이 엄지손가락 하나로 소통할 수 있는 세상. 짧고, 간결하고, 쉬웠다.


화면을 아래서 위로 밀어 올리면 다음 영상이 표시된다. 별 의미 없지만 피식피식 웃으면서 스와이프를 멈출 수 없다. 어떤 영상은 15초를 꼬박 바라보게 되고, 어떤 영상은 15초도 채우지 못하고 넘기게 된다. 처음으로 놀라게 된 것은 ‘15초의 세계’가 생각보다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보통 우리가 유튜브 용으로 제작하는 리뷰 영상은 8분에서 15분 정도 분량이다. 그 반에 반도 안 되는 15초 안에 대체 무슨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까? 그런데 사람들은 이 15초의 시간을 야무지게 쪼개서 쓴다. 간단한 카드 마법을 보여주기도 하고, 전 세계의 진귀한 풍경을 보여주기도 한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들이 전달된다. 세상에 구멍 난 청바지를 수선하는 법을 15초 안에 배울 수 있다니. 누가 알았겠어.

틱톡만의 분위기를 만드는 건 단연 음악이다. 유저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배경음악이 많기 때문이다. 그냥 뻔한 무료음원 느낌이 아니라, 장르별로 트렌디하고 재치 있는 음악들이 많다. 듣는 순간 음악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중독성 강한 비트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틱톡에 올라온 영상은, 내용에 맞추어 배경음악을 골랐다기보다는 좋아하는 배경음악에 맞춰 재치 있는 춤이나 상황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이 또한 재미있는 현상이다.

입이 떡 벌어지게 신기한 영상도 있지만, 정말 별거 아닌 시시껄렁한 영상도 많다. 별 내용 없는 영상이라도 그 자체로 그냥 즐겁다.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거나, 립싱크를 하는 사람들. 교복을 입은 소년 소녀도 있고, 어린아이도 있다. 가족이 함께 나와 아기 재롱을 지켜보며 웃는 풍경이 15초 동안 펼쳐지기도 한다. 심지어 재미있는 효과와 자막을 활용해 역사에 대한 강의를 하는 계정도 있었다. 이 틱톡이라는 동네에는 장르의 성역이 없는 것 같았다.

중독된 것처럼 화면을 올리고, 올리고, 또 올리고. 수백 개의 영상 피드를 살펴보던 중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 나는 “우리도 틱톡 계정을 만들어서! 틱톡 스타일로 영상을 찍어보자!”라는 차원에서 시장 조사(?)에 나선 참이었다. 영상을 하나하나 분석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틱톡이라는 플랫폼에서는 어떤 기획을 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근데 틱톡을 즐기는 사람들은 오래 고민하고, 기획하고, 꾸밀 것 없이 훨씬 솔직하고 즉각적으로 영상을 소비하고 있더라. 물론 놀라울 만큼 높은 퀄리티의 영상도 많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는 것이다.

그냥 스마트폰을 열고, 틱톡 앱을 열어서 좋아하는 음악에 맞추어 장난을 치고 누군가를 따라하기도 한다. 촬영을 고민하고 편집을 고민할 필요도 없다. 앱 안에서 독특한 화면 효과를 쉽게 골라 쓸 수 있으니까. 이 행위는 메신저 앱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여태까지 내가 콘텐츠를 만들던 때와는 발상부터가 다른 것이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고, 그 진입 장벽이 완전히 무너졌다.


요즘은 누구나 유튜버를 하는 시대라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유튜버가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려는 사람들 앞에는 진입 장벽이 남아있다. 채널 이름을 정해야 하고. 촬영할 도구가 있어야 하고. 간단한 편집이라도 배워야 하며, 썸네일이나 배경음악까지 스스로 공수해야 한다. 틱톡은 이런 소비 과정이 훨씬 가볍고 경쾌하다. 계속 들여다보면 ‘영상 플랫폼’이라기 보다는 ‘커뮤니티’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틱톡 안에 있는 영상들이 정말 대단하고 의미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 것이다. 이제는 이런 앱을 통해서 누구나 메시지 보내듯 툭, 툭 영상을 찍고 공유하고 함께 놀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게 중요하다. 그 저변에는 기술의 진화가 깔려 있고 말이다.

결론이 뭐냐면 디에디트도 틱톡 채널을 개설했다. 인싸가 되고 싶어서. 말은 거창하게 했지만, 막상 영상을 올리려니 뭘 올려야 할지 모르겠더라. 에디터 기은이 “일단 그냥 재밌는 게 있으면 아무거나 올려봐요. 여기 올리는 사람들은 다 이렇게 고민 안 해요.”라고 하길래 그제야 용기를 냈다. 기존 영상의 클립을 잘라서 올려보기도 하고, 재밌는 장난감이나 아이템이 생기면 즉석에서 촬영해서 올려보기도 했다. 콘텐츠마다 복불복이었지만 기대 이상의 반응이 돌아왔다. 에디터 기은 머리 위로 이모티콘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AR 효과를 적용해서 짧은 영상을 올렸다. 장난삼아 올린 아무 내용 없는 영상이었다. 그런데 #이모티콘룰렛 이라는 챌린지에 사용자들이 다 함께 참여하며 반응을 얻었는지 순식간에 좋아요와 조회수가 치솟는 것이다. 아무 내용도 없는데!! 참으로 인자한 플랫폼이었다. 게다가 악플도 거의 없다. 에디터 기은과 나는 새로운 플랫폼에 완전 취해버리고 말았다.

나는 챌린지를 기반으로 한 사용자들의 연계성 참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각각의 해시태그 별로 묶인 영상을 훑어보면, 틱톡 사용자들이 같은 주제를 공유하고 재생산하는 과정에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지를 알 수 있다. 어느 플랫폼보다 ‘좋아요’에 후한 것은 물론이다! 후훗.


에디터 기은은 다양한 화면 효과와 배경음악이 가장 흡족하다고 했다. 영상을 만들다 보면 생각보다 음악 고르는 일이 어렵다. 무료 음원은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최근엔 거의 모든 음원을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틱톡에는 사용자들이 쉽게 쓸 수 없는 화려한 배경음악이 가득하다. 이걸 저작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용자가 몰리는 것이다.

틱톡 측에서도 본인들의 장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틱톡 스포트라이트’라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마치 케이팝스타 같은 뮤지션 발굴 프로그램이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음원을 제출하고 심사를 받는 방식이었다. 게다가 틱톡 사용자들이 스포트라이트에 지원한 뮤지션들의 음원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심사에는 음원이 사용된 영상 수, 좋아요, 공유 등의 수치가 함께 반영된다. 거미, 윤민수, 다이나믹듀오 같은 뮤지션 역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생각보다 훨씬 큰 프로젝터였다! 와우.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이 흥미로운 오디션의 과정을 지켜볼 수 있음은 물론, 숨어있는 뮤지션들의 음원을 자유롭게 감상하고 사용할 수 있다. 디에디트 계정에도 스포트라이트에 올라온 음원을 통해 짧은 영상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사실 이 스포트라이트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우리도 음원을 만들어서 출전해보자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는데 이미 모집 기간이 끝났더라. 아쉽다. 어쨌든 음악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가소로운 디에디트 조차 뮤지션을 부푼 꿈을 꿨으니, 여러 창작가들에게도 가슴 부푼 기회였겠다.


중요한 건 하나하나의 영상이 얼마나 대단한지가 아니다. 모두가 일상 속의 다양한 순간을 표현하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고, 여기는 드넓은 놀이터라는 것.

방금 전에도 선물 받은 맥주를 샴페인처럼 터트리면서 영상을 찍어 올렸다. 우리도 제법 틱톡커가 되어가는 것 같다. 여러분도 인싸가 되어 함께 놀아보자. 거창할 것도 없고, 어려울 것도 없다. 디에디트 틱톡 계정도 구독해주시길 은근히 바라면서. 여태까지 생각이 많은 30대 크리에이터 에디터H의 틱톡 체험기였다.


이제 에디터 기은의 이야기를 들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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