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밌는 게 뭐 있어?

조회수 2019. 6. 3. 11: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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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미래. 인류가 멸종하고 외계인이 호모 사피엔스를 연구할 때는 이런 대화를 할 것 같다.


“인간들은 친구끼리 만나면 꼭 이런 말을 하는군.”

“무슨 말?”

“넌 넷플릭스에서 요즘 뭐 봐?”


요즘 사람들이 그렇다. 친구들을 만나면 10분 안에 그 질문이 나오더라. 자세히 보면 중의적인 의미를 담은 신기한 표현인데, 넷플릭스에 볼 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볼 게 너무 많다는 뜻도 되고. 좀 더 디테일하게 해석하보자면 ‘뭐가 많긴 한데 흥미를 끌 만한 없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친구에게 무릎팍 도사처럼 해답을 준다. “새로운 플랫폼으로 모험을 떠나라! 팍팍” 기승전결은 넷플릭스에만 있는 게 아니니까.


왓챠플레이에만 해도 넷플릭스에 없는 고전 명작,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 <남자셋 여자셋> 같은 게 있고, 영상 말고도 웹툰, 연극, 뮤지컬 정말 다양하다. 그래서 [월간B추천]을 시작하게 됐다. 에디터B의 이름을 걸고 매달 한 번씩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신작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래서 비추천이 아니라 B추천이다. 


첫 시간이라 구구절절 설명이 길었는데, 이번에는 6월에 만나볼 수 있는 신작을 소개한다. 나름 기대작이라고 모았는데, 어쩌다 보니 죽고 죽이는 이야기만 많다. 이건 내 취향이 그래서가 아니라, 내 취향이 그래서다.(응?)

[1] WatchaPlay <폰부스>
[나쁜 놈이 무서운 놈한테 협박 당하는 중]

시곗바늘을 10년 전으로 돌려보자. 내가 <폰부스>를 처음 본 건 수능이 끝난 12월의 교실에서였다. 그때부터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애로 소문나서 종종 비디오 테이프를 고르곤 했다. 수능 끝나면 다들 비디오만 보니까. 그때 내가 선택한 영화 중 하나가 바로 <폰 부스>였다. 저예산 영화에다가 주연배우인 콜린 파렐도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았는데, 나는 왜 그런 모험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마 영화 덕후의 입지를 다지고 싶었던 듯.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우선 사기 치면서 돈 버는 재수 없는 남자가 주인공. 어느날, 우연히 공중전화에 벨이 울려서 받았는데, 수화기 너머의 사람이 그 남자를 협박하기 시작한다. “전화 끊으면 너 죽어” “내가 지금 너 저격하고 있다고” “거짓말 같지? 보여줄게. 피융피융” <폰부스>는 2시간 내내 공중전화 안에서만 진행된다. 저격남이 공중전화남에게 아바타 소개팅처럼 이상한 말도 시키고 낄낄거리고 좋아하는데, 신기하게도 그 안에 감동도 있고, 유치함도 있고 그렇다. 러닝타임이 81분이라 홍상수의 장편인지 단편인지 모를 영화만큼이나 짧은 편.


감독 조엘 슈마허

출연 콜린 파렐, 포레스트 휘테커


[2] Movie <커런트 워>
[커런트 워는 전류 전쟁이라는 뜻]

추락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영웅이 몰락하거나, 선량한 사람의 극한 상황에서 추한 모습을 드러내는 이야기. 그중에서 더 끌리는 건 실화를 다룬 이야긴데, <커런트 워>도 그렇다. 이 영화는 에디슨의 전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전기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첫 번째는 그의 삶, 두 번째는 일렉트로닉이다.


에디슨하면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라는 말만 떠오르지만, 사실 그는 조지 웨스팅하우스&니콜라 테슬라와 전류 전쟁으로 벌이며 사업가의 잔혹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에디슨은 직류를 개발하고, 조지 웨스팅하우스는 교류를 개발했는데, 에디슨은 그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권력자들에게 로비도 하고, 동물을 잔혹하게 죽이는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니까. 특히 에디슨 역을 우리의 믿고 보는 베니가 맡아서 기대하는 중이다.


개봉일 6월 중

감독 알폰소 고메즈-레존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이클 섀넌, 니콜라스 홀트, 톰 홀랜드

[3] Movie <맨인블랙: 인터내셔널>
[테사 톰슨은 타임지에서 2019 차세대 리더로 선정됐더라]

맨인블랙을 떠올리면 아직도 그 장면이 생생하다. 모든 사건이 해결된 뒤에 카메라가 뒤로 쭈우욱 줌아웃하며, 도시가 보이고, 나라가 보이고, 그다음엔 지구가 보이고, 태양계, 은하계 그리고 그 은하계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던 외계인들의 모습. 충격적이었다. 나는 그때 깨달았지. ‘나는 한낱 우주의 먼지구나. 그러니까 막살아야지.’ 이 장면말고도 맨인블랙 시리즈에는 재미있는 설정들이 있어서 종종 따라 하곤 했다. 친구 눈에 후레시를 팡 터뜨리고 기억을 잃은 척하는 ‘넌 방금 기억을 잃었어 놀이’ 같은 것들 말이다. 이번에 개봉하는 <맨인블랙: 인터내셔널>은 전작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주인공은 싹 바꿨다. 마블 유니버스에서 토르와 발키리로 전장을 누볐던 두 사람이 이번에는 에이전트H와 M으로 궁합을 맞춘다는데, 응? H&M? 디에디트?


개봉일 6월 12일

감독 F. 게리 그레이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테사 톰슨, 리암 니슨 외

Webtoon <커넥트>

히어로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한다. 초인적인 능력을 쓰는 사람이 갈등을 겪으며 내면의 성숙을 이루는 그런 영화말이야. 아쉽게도 한국영화계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웹툰쪽에는 초인물이 꽤 있다. 웹툰에는 CG도 필요 없고, 제작비가 더 드는 것도 아니니까. 지금 소개하려는 <커넥트> 역시 초인물로 볼 수 있다. 주인공은 토막 살인 난 뒤에 자루에 담겨 버려졌는데, 온몸이 다시 붙은 채로 그대로 되살아나는 기적을 행한다. 평생 몰랐던 숨은 능력을 살해 당한 뒤에 발견한 거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살인자는 남자의 눈을 자신의 눈에 이식했고 토막부활남은 자신을 죽이고 눈을 가져간 그 정체 모를 남자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아, 참고로 칼도 나오고 손목이 잘리는 등 잔인하게 묘사된 부분이 꽤 있다.


플랫폼 네이버 웹툰

글/그림 신대성

날짜 수요일

[5] Webtoon <겟백>

아이가 바뀌는 설정, 보육원, 조직폭력배, 재벌. 이제 이런 설정은 지겨울 법도 하다. 그런데 나는 왠지 궁금해서 보게 된다. <겟백>에는 이런 설정이 모조리 나온다. 주인공 은정과 다정은 같은 보육원에서 사는 자매다. 천재적인 미술 재능 덕분에 다정 혼자 부잣집으로 입양될 거라는 대화를 몰래 들은 은정은 자신이 다정이인 척하고 부잣집으로 입양되는 데 성공한다. 반면 남겨진 진짜 다정은 조직폭력배로 입양된다. 깡패들 사이에서 자란 미술천재 다정과 재능은 없지만 부잣집에서 엄청난 서포트를 받은 가짜 다정은 언제, 어떻게, 어디서 만나게 될까.


플랫폼 네이버 웹툰

글/그림 세윤

날짜 목요일

[6] Drama <보좌관>

남자가 하루에 쓰는 단어는 약 7,000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 매일 만나는 사람도 같고, 대화의 주제도 같다면 1년 뒤에도 비슷한 단어로만 말하고 있지 않을까. 나는 드라마 <보좌관>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좌관이라는 말을 써 본 적이 있었나?’ 기억나지 않았다. 보좌관이 주인공인 세계가 문득 궁금해졌다. 뉴스를 봐도 정치인만 나오지 보좌관이 나올 일은 없으니까. 무엇보다 이정재의 10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 10부작이라는 신선한 시도 때문에 더 흥미가 생겼다. 이정재 외에도 배우진이 화려하다. 초선 비례대표 의원 신민아부터 정웅인, 정진영, 김갑수, 김홍파까지. 그나저나 김갑수는 이번에도 사망할 운명일까.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사인이 궁금해진다.


채널 JTBC

방영일자 6월 14일 금-토 23:00

출연 이정재, 신민아, 이엘리야, 김동준, 정진영, 김갑수, 정웅인 외

[7] Drama <아스달 연대기>
[회당 제작비가 30억 가까이 된다고]

아스날 아니다. 아사달도 아니고. 괜히 헷갈리게 지어서 계속 오타 체크하게 만드는 <아스달 연대기>는 판타지 드라마다. 역사와 판타지를 반반씩 섞은 퓨전 사극이 아닌 레알 판타지다. 기원전 3천 년 전의 아스라는 땅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공개된 스틸컷을 보면 <아포칼립스>의 원주민들이 생각나기도 한다. 아스날…아니, <아스달 연대기>가 처음 공개됐을 때는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제작진이 꽤 괜찮다. 우선 <신과 함께>로 준수한 CG를 보여준 덱스터 스튜디오가 시각특수효과 작업을 하고, <놈놈놈>, <킹덤>의 의상을 담당한 의상 디자이너 권유진, <시그널>, <미생>을 연출한 PD 김원석까지 있다. 첫방 반응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부디 정교한 세계관으로 성공적인 ‘쑥과 마늘의 노래’가 되길 응원해본다. 비아냥이 절대 아니다.


채널 tvN

방영일자 6월 1일 토-일 21:00

출연 장동건, 송중기, 김지원, 김옥빈, 김의성, 박해준, 박병은 외

[8] Musical <엑스칼리버>

유독 대형 신작을 많이 소개하는 것 같은데, 그건 내가 블록버스터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6월에 유독 많이 개봉해서 그런 거다. 뮤지컬계도 마찬가지. 블록버스터 뮤지컬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아서왕의 모험을 다루는 <엑스칼리버>. 작년에 <웃는 남자>를 성공적으로 초연한 EMK뮤지컬컴퍼니에서 제작한 작품이고, 이번에도 100억원 넘게 투자했다고 한다. 뮤지컬을 본 적 없어도 딱 들으면 아는 그 노래 ‘지금 이 순간~마법처럼~’을 작곡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이번에도 참여했다고 하니 기대가 클 수밖에. 특히 내가 보고 싶은 건 전투 장면인데, 70여 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대규모 전투신과 마법 효과를 어떻게 연출할지가 정말 기대된다. 하지만 점점 오르는 티켓 가격 앞에서 나는 작아진다. VIP석은 15만원이다.


날짜 6월 15일 – 8월 4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출연 카이, 김준수, 도겸, 엄기준, 이지훈, 박강현, 신영숙, 장은아 외

[9] Theater <보도지침>
옛날 옛적에 보도지침 사건이라는 게 있었다. 1986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35년이 지난 사건이다. 요약하자면 전두환 정권에서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이건 보도하고, 저건 보도하지 마’라고 가이드라인을 준 건데, 몇몇 기자들이 그 사실을 폭로하고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사건이다. 연극 <보도지침>은 그 사건을 모티브로 조금 더 흥미롭게 각색했다. 네 명의 대학교 동기가 연극을 했는데, 그 내용이 불순하다는 이유로 체포되는 일을 겪는다. 그 사건으로 네 친구의 삶은 달라지고, 누구는 기자, 누구는 검사, 누구는 변호사가 된다. 그리고 보도지침 사건을 다루는 법정에서 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전두환 씨가 거짓말했다는 증언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는 시기에 적절한 연극이 아닐 수 없다. 전석 5만원이니까 전재산이 29만원이라면 다섯 번 관람하고도 4만원이 남는다.

날짜 4월 26일 – 7월 7일
장소 대학로 티오엠 2관
출연 박정복, 이형훈, 조풍래, 강기둥, 기세중, 손유동 외
[10] Netflix <더 소사이어티>
[잠깐 자유를 만끽하다가 곧 멘붕에 빠진 아이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취향은 확고한 편이다. 죽고 죽이거나,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더 소사이어티>에서는 10대 아이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평화로운 웨스트햄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멀리 캠핑을 떠나는데 갑자기 일정이 취소되어 마을로 돌아간다. 그런데 돌아간 마을에는 아무도 없었다. 부모님은 연락이 안 되고, 외부와의 통신이 완전 차단된다. 진짜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혼돈의 카오스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애가 나오고, 반발하는 애도 나오고, 이기적인 애도 나오고, 사랑도 있고 갈등도 있고 등등. 10대와 고립이라는 키워드는 <메이즈 러너>나 <파리대왕>을 떠오르게 하지만 외딴 섬이나 미로에 갇힌 게 아니라 자신이 살던 마을에 갇힌다는 게 흥미롭다.


에피소드 10부작

출연 캐스린 뉴턴, 기디언 애들론, 숀 버디, 나타샤 류 보르디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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