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오레오 데이가 있다구요?

조회수 2019. 5. 16. 15: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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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이어트 중인 과자러버 에디터B다. 요즘엔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에 집중하느라 식사량을 대폭 줄였지만, 사실 난 엄청난 푸드파이터다. 핫도그 먹기대회에 참여할 정도로 대식을 즐기는 그런 사람이지. 물론 참패했지만. 좋아하는 먹거리가 너무 많다. 그래도 그 중에서도 좋아하는 것 하나를 꼽아보라면, 그것은 바로 과자라 할 수 있다.

세상은 넓고 과자는 많아서 마트는 내게 천국과도 같다. 새로운 스낵이 나온 게 없나 과자 코너를 기웃거린 지 올해로 어언 31년이 되었다. 흔히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게 과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음… 그것은 조금 착각이다. 과자에도 취향이라는 것이 있다. 감자 스낵만 좋아하는 애가 있는가 하면, 해산물 과자만 먹는 사람도 있고, 매콤한 맛만 찾는 친구도 있다. MBTI만큼이나 다양한 것이 바로 과자에 대한 취향이다.

시작부터 과자에 대해 기이이일게 얘기한 걸 보면 이미 눈치챘겠지? 오늘은 한 과자 브랜드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한다. 짭조름한 맛, 달달한 맛, 상큼한 맛 등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과자를 만드는 오레오가 오늘의 주인공이래요.

검은색 쿠키 샌드와 흰색 크림 그리고 파란색 패키지. ‘오레오’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다. 오레오가 역사 깊은 브랜드일 거라고 나름 예상은 했는데, 생각보다 더 오래됐더라. 1912년에 처음 생산되었으니 무려 100년이 넘은 브랜드다.

혹시 오레오를 자세히 들여다본 적 있는 사람? 나도 먹을 줄만 알았지 오레오에 새겨진 문양을 자세히 들여다본 일이 없었는데, 눈여겨보니 디테일이 흥미롭더라. 중앙에 ‘OREO’라고 새겨져 있고 그 로고를 꽃문양이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그 밖으로는 12개의 점과 선이 다시 꽃을 둘러싸고 있다. 생각보다 예술적이고 정교한 디자인에 살짝 놀라며 괜히 마음이 경건해져 자세를 고쳐잡았다.

그런데 쿠키 중앙에도 새겨져 있는 그 이름 오레오. 한번 들으면 안 까먹을 정도로 훌륭한 작명인데, 누가, 왜 이렇게 지은 걸까. 대부분의 과자들이 자신의 이름에 ‘우리는 새우 맛이에요’, ‘우리는 꼬깔 모양이에요’처럼 정체성을 한껏 드러내는데, 오레오는 전혀 짐작할 수 없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1912년 오레오 패키지 디자인]

첫 번째 설은 발음하기에 좋고, 듣기에도 편안한 소리의 조합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 두 번째는 크림(Cream)의 Re를 동그란 쿠키 모양의 O가 감싸는 모양이라는 뜻에서 오레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 세 번째는 초창기 오레오 패키지 디자인에 황금색이 사용되었고, 프랑스어로 황금을 뜻하는 단어가 오르(Or)라서 그렇다는 주장이다.

[1912년 오레오 패키지 디자인]

이외에도 유래에 대한 각종 소문이 있는데 하나씩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이것 하나만 알면 된다. 그만큼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오레오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졌다는 것.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면 질문하지 않듯 오레오가 왜 오레오인가에 대한 호기심은 관심의 증거가 아닐까.

정말 많이도 팔렸다. 100년 동안 5,000억개 넘게 판매되었고, 그 쿠키를 하나씩 쌓으면 지구에서 달까지 다섯 번 왕복할 정도의 길이라고 하니 어마무시한 양이다. 한때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비스킷의 절반가량이 오레오였으니 전설의 레전드라 할 만한 과자다.

한국에서도 역사적 셀럽이 되면 그 이름을 딴 거리가 생기곤 하는데, 예를 들면 축구선수 박지성, 송해, 김광석 같은 분들이다. 뉴욕에는 오레오 거리가 있다. 오레오가 최초로 생산된 공장 인근에 있는데, 그 거리의 100년 전 오레오 공장도 구경하고 오레오 튀김도 먹을 수 있다고 하니 뉴욕에 가면 한번 방문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오레오를 정말 좋아하지만 뉴욕이 너무 멀다면 또 다른 방법이 있다. 한국에서 오레오 데이를 챙기는 것이다.

오레오 데이는 발음이 비슷한 5월 25일이다. ‘우리 사이 오래오래’를 컨셉으로 오래 함께하고 싶은 가족, 연인, 친구에게 오레오를 주며 고마움을 전하는 날이라고 한다. 잠깐! 가족, 연인, 친구? 가만 생각해보니 5월에는 스승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는데, 그 기념일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더라. 일 년 중 가장 훈훈한 5월이 이래도 되는가 싶었다.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몇몇 친구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오레오만 주는 게 어색하다면 스노우 앱에서 오레오 쿠키 스티커 필터를 한번 써보는 건 어떨까. 나도 한 번 써봤는데, 미키마우스처럼 변하는 것이 귀엽더라.

‘오레오’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검은색 초콜릿 샌드와 그 사이에 있는 하얀 크림의 조합. 하지만 쿠키&크림 말고도 색다른 조합이 많다.

일단 국내에서 파는 제품 중에서는 최근에 출시한 솔티드 카라멜 맛이 있고, 땅콩 크림과 초콜릿 크림이 반반 씩 섞인 더블 딜라이트, 딸기 크림, 레드벨벳 등도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동그란 쿠키만 있는 것도 아니고 초코크림과 화이트크림 맛 웨하스도 있다.

그리고 이건 이번에 오레오에 대해 찾아보며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맛이 아니라 두께를 달리한 제품도 꽤 있더라. 쿠키를 절반 정도로 얇게 만든 씬즈 시리즈부터 크림이 두 배 더 들어있는 더블 스터프까지.


맥도날드나 스타벅스처럼 오레오도 국가마다 판매하는 제품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외국에 나갈 일이 생기면 하나씩 사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본에서는 말차 맛이 있고, 중국에는 와사비 맛이 있는데, 머지않아 중국에 가면 와사비 맛을 꼭 먹어볼 계획이다. 역시 과자의 세계는 넓고도 넓다.

내가 계속 ‘오레오 맛있다 맛있다‘ 노래를 부르니까 혹자는 “쿠키랑 크림이 들어갔는데 어떻게 맛이 없을 수가 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도 있겠다. 음…하지만 그것은 조금의 착각. 과자러버로서 장담하건대 달거나 짜다고 다 맛있어지는 건 아니다. 검은색 쿠키와 크림이 들어간 파란 패키지와 유사 스낵은 우리나라와 외국에도 되게 많은데 먹어보면 녹아내림과 촉촉함의 수준이 다르다. 그건 우유에 찍어 먹으면 더 잘 알 수 있다.

오레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고개를 끄덕거리겠지만, 오레오를 우유에 찍어 먹으면 한 차원 다른 과자가 되지 않나. 역대 오레오 광고에서도 배우 마동석, 유해진 그리고 아이돌 그룹 위너가 모델로 나와 우유에 퐁당 담가 먹는 장면을 연출해왔다. 꼭 우유가 아니어도 좋다. 유제품과 함께 먹으면 웬만하면 다 어울린다. 콘푸라이트처럼 우유에 말아 먹어도 되고, 요거트나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찍어 먹어도 그레잇. 카페에서도 오레오 프라푸치노, 오레오 맥플러리, 오레오 빙수 같은 메뉴를 파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지. 그래서 나도 이참에 오레오를 이용한 디저트를 하나 만들어봤다. 이름하여 ‘오레오 스트로베리 그릭 요거트 파르페’.

아마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감히 짐작하기 어려울 테지만, 놀랍게도 오레오와 딸기 그리고 요거트가 들어가는 파르페다. 휘핑크림이 아니라 요거트를 넣으면 맛이 심심하지 않을까 걱정되겠지만, 오레오 쿠키만으로도 충분히 단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 레시피는 아주 간단하다. 딸기를 얇게 조각내어 가장 아래층을 만들고, 그 위에 요거트, 그 위에 잘게 부순 오레오 가루를 쌓는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여 컵을 가득 채우면 상큼한 파르페가 완성된다. 참고로, 조각낸 오레오 웨하스를 쿠키층에 함께 넣어주면 바삭한 식감을 낼 수 있다.

오레오를 우유에 찍어 먹고, 파르페로 만들어 먹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레오, 너 재미있는 과자구나. 혼자 먹으면 맛만 느끼겠지만 같이 먹으면 재밌게 먹을 수 있겠더라. 오리지널 크림 말고 딸기 크림, 땅콩 크림도 섞어가면서 말이다. 나도 오레오 데이를 핑계 삼아 종류별로 몇 개 사놓으려고 한다. 때마침 그날이 토요일이더라. 슬슬 약속을 잡아봐야지. “25일 토요일 저녁에 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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