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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페스티벌 일정 정리해드림!

조회수 2019. 3. 25. 11: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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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디에디트 독자 여러분! 3월이 되면 그제서야 새 달력을 사다가 펼쳐보는 라이프스타일 덕후, 신동윤이다. 사실 구글 캘린더로 일정을 관리하다 보니 실물 달력을 그다지 사용할 일이 없지만, 3월쯤 되면 달력을 꺼내곤 한다. 나는 무려 8년째 대학을 다니는 무척 불성실한 대학생이기에, 새 학기 때문이라던가 그런 건 아니고, 이제 슬슬 온갖 페스티벌이 일정을 공개하고, 블라인드 티켓을 판매하고, 빠르면 라인업도 발표하는 시기라서 그렇다.

평소라면 4월부터 페스티벌을 찾아다니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스타트를 조금 빠르게 끊어보았다. 우연찮게 ‘나이키 위대한 페스티벌’에 가게 되었던 탓이다. 잘 놀았느냐-라고 물어주신다면, 부끄럽게도 그러진 못했다. 겨울 동안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는 삶을 영위한 덕에 체력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몸을 생각하지 않고 올해 첫 페스티벌에 신나서 방방 뛰어다니다가(신나서 롤-라도 탔다) 빠른 방전으로 결국 하이라이트였던 싸이는 구경도 못하고 집에 갔다. 그렇다. 우리는 페스티벌에서 신나게 뛰어놀기 위해서는 일단 몸을 만들어야 한다. 자고로 운동은 혼자 하면 게을러지는 법, 나의 페스티벌 스케줄을 공유해 드릴테니 같이 준비해보자.



4월 : 시작됐지, 힙합의 피가 흐르기 시작했지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 2019”

어른들은 말씀하셨다. 시작이 반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떻게 시작할 건지에 대해 공들여 고민해야 한다. 많은 래퍼들의 고향이자, 국내 최대 힙합 매거진 사이트인 힙합플레이야가 주최하는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이하 힙플 페스티벌)’은 처음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다. 힙합 페스티벌 중에는 가히 최고의 화력을 자랑한다. 다시 말해 시작이 정말로 반이라면, 이미 올해는 100점 중에 50점은 먹고 들어간다고 봐도 된다.

화려한 화력의 기준이 뭐냐고? 많은 페스티벌이 12시 언저리에 시작하기에, 1시부터 3시까지의 공연은 대개 워밍업에 가까운 공연으로 이루어진다. 물론 아티스트를 등수로 매길 순 없지만 대중의 인기도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알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그런 아티스트들이 서는 시간대다. 힙플 페스티벌은 여러분도 다 아는, 솔로 공연 정도는 가뿐히 매진시키는 아티스트도 1-3시 타임에 공연을 하곤 한다. 엄청난 화력이 가져온 결과다. 작년의 경우에는 메킷레인(나플라(쇼미더머니 우승자!), 루피(쇼미더머니 준우승자!), 블루, 오왠 오바도즈, 영 웨스트), 리듬파워, 리짓군즈, 노:엘, 해쉬스완이 한낮의 스테이지를 책임졌다. 다만 전통적으로 한 아티스트 여러 스테이지에 서는 아티스트 돌려막기도 꽤 있으니 참고 바람.

이 강력한 화력은 올해도 이어진다. 빈지노, 이센스, 창모, 슈퍼비, 딘, 저스디스, 언에유케이티드 키드… 힙합 씬에 딱히 관심이 없어도 알 법한 아티스트들이 즐비하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화려한 라인업에 신나서 계속 뛰다 보면 정작 피크타임에는 뛸 힘이 없을 테니, 다른 페스티벌보다 완급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내가 체력이 약한 걸 수도 있지만.


서울 난지한강공원

2019.04.27~28


5월 : 봄봄봄 봄이 왔어요

“서울재즈페스티벌 2019”

나는 봄에 태어난 봄 청년이다. 봄만 되면 내 기분은 무척 좋아지는데, 봄이 점점 짧아져서 마음이 아리다. 사그라지는 봄의 흔적들을 어떻게든 붙잡고, 그래도 떠나가는 봄에게 안녕을 고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방법이 바로 서울재즈페스티벌(이하 서재페)이다.

서재페는 대부분의 페스티벌과는 조금 다르다. 힙합, 락, EDM 페스티벌만 가던 사람이 서재페에 오면 무척 당황스러울 수 있다. 우선 준비물부터 다르다. 페스티벌에 필수품인 돗자리는 물론, 그늘을 만들어줄 양산, 쉴 때 읽을 책, 직접 싸온 도시락을 가져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놀기 좋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오라고 공지까지 하는 일반적인 페스티벌과 달리, 서재페는 이쁜 꼬까옷을 입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페스티벌 중 거의 유일하게 레스토랑을 선정해서 팝업스토어를 만들어 파인 다이닝까지 제공하는 모습은 확실히 이색적이다. 내가 서재페에 정장을 입고 가진 않겠지만 어딘가에 정장 입은 채로 돗자리에 앉아있는 이를 보더라도 딱히 어색하진 않는 그런 분위기다.

이쯤 되면 알아차리셨겠지만, 서재페의 메인 주제는 소풍, 그리고 휴식이다. 물론 하드하게 즐기는 분들도 있지만, 소풍이라는 컨셉에 어울리게 늘어져서 있기 좋고, 어디에 자리를 잡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스테이지를 정말 많이 만들어준 데다 타임테이블이 (정말 엄청나게 무척이나) 빡빡하게 짜여있어서 사실 열심히 놀려고 하면 역설적이게도 여느 페스티벌보다 더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

서재페는 그렇게 흘러가는 봄에 안녕을 고하며 여유롭게 와인 한 잔을 기울이기 좋다. 가끔씩 신나는 노래가 나오면 몸도 튕겨가면서. 아! 우리가 취하려는 건 봄의 기운이지 술이 아님에 항상 주의하자. 하루 종일 좋은 노래를 들으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장소에 있다 보면 조절하기가 어려우니까.


서울 올림픽공원

2019.05.25~26


6월 : 뭐해? 뛰어!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19”

아, 고작 1년 차를 마쳤을 뿐이지만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이하 PTMF)은 당당히 내가 가장 아끼는 페스티벌의 자리를 꿰차버렸다. PTMF의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음악을 통해 평화를 경험한다’는 슬로건 탓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 기간동안 철원의 고석정은 우드스탁 영상에서나 볼 수 있던 대화합이 만개한다.

PTMF의 가장 큰 매력은 비상업성이다. 무료인 티켓값은 말할 것도 없고, 페스티벌에서 고용한 업체가 와서 음료와 음식을 판매하는 여타 페스티벌과는 달리, PTMF는 고석정 내에서 영업 중인 식당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푸드트럭도 오지만, 두부김치와 도토리묵에 막걸리를 마시면서 락페스티벌을 즐긴다는 초유의 경험은 이곳에서만 가능하다.

공짜에, 도토리랑 막걸리? 어쩐지 늘어질 것 같다고? 작년에 공연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도심형 락페스티벌이 유행인 시대의 보기드문 제대로 된 락 페스티벌”이다. 도심형 락 페스티벌에서는 보기 드문 과격한 슬램과 기차놀이, 심지어는 요즘에는 거의 하지 않는 월 오브 데스까지 대규모로 이루어진다. 몇몇 아티스트들은 이런 행동들을 직접 지휘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함께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고석정 스테이지는 충분히 크기 때문에 이런 과격함이 부담스럽다면,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

보통의 락페는 20-30대가 주류다. 하지만 PTMF는 다르다. 철원군 시민들과 군인은 별도의 예매 없이 PTMF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섹스피스톨즈의 노래에 몸을 맡긴 할머니, 이디오테잎의 비트에 바운스를 타는 영유아를 볼 수 있다. PTMF는 세대 간의 화합, 개최지와 개최자 간의 화합, 방문자와 거주자의 화합, 아티스트와 관람객의 화합이라는 과정을 통해 평화라는 대주제를 도출해낸다. 평화를 향해 달리는 기차, 지금 출발합니다. 추추!


경기도 철원군 고석정

2019.06.07-09


7월 : 이제 다시 시작이다

“지산 락 페스티벌”

지산! 락 페스티벌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산 락 페스티벌은 한 번쯤 들어보기 마련이다. 지산 락 페스티벌은 펜타포트와 더불어 우리나라 최대 락 페스티벌로 오래 군림했다. 나도 지산(안산에서 개최됐을 때도 포함)은 몇 차례 참가해서 방방 뛰어다녔고, 사실 나의 첫 페스티벌도 지산이었다. 2010년대 초반의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는 내게 무척이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작년 이맘때쯤 지산을 기다리던 팬들은 CJ ENM의 사업 철수로 눈물을 흘리면서 지산 락 페스티벌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산 락 페스티벌이 그 이름 그대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이번에 새로이 열릴 지산 락 페스티벌은 CJ ENM이 아닌 D2글로벌컴퍼니에 의해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게 후지 락 페스티벌의 라인업이다]

일본의 거대 락 페스티벌인 후지 락 페스티벌과 연계되어 열릴 예정이라, 아직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대략적인 라인업을 추측해볼 수 있긴하다(후지 락은 이미 대략적인 라인업이 나왔다). D2글로벌컴퍼니가 주관한 첫 페스티벌이고, 2대 메인 락 페스티벌인 지산 락 페스티벌을 계승한다고 공언한 걸 생각하면 예상치 못한 설렘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어찌 되었건 예측해 볼 수 있는 헤드라이너는 THE CHEMICAL BROTHERS, SIA, THE CURE.


장소는 지산 락 페스티벌이 전통적으로 열리던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 이번에도 거대한 리조트에서 열리는 여러 이벤트들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주의사항이라면, 스테이지와 스테이지가 제법 멀어서 꼭 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조금 일찍 앞 스테이지를 이탈해야 한다. 그리고 이름에 ‘포레스트’가 들어가는 만큼 뿌리는 모기약은 필수다. 가스 충전식은 압수당하니 분무형으로 준비하자.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

2019.07.26-28


8월 : 언젠가는 이세상을 덮을거야

“서울 인기”

온 동네 힙스터 다 모여라. 서울 인기야말로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힙한 페스티벌이다. 1년 차부터 항상 가고 싶었는데, 당최 상황이 맞지 않아 3번이나 진행된 지금까지도 한 번을 못 갔다. 개근 중인 친구의 표현을 따르자면, 눈에 보이는 사람 중 오혁이 20명, 넉살이 15명, 딘이 30명 있는 페스티벌이라고 한다. 한 번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내 친구의 시야도 놀랍지만, 군중이 되는 걸 거부하는 힙스터가 기꺼이 군중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서울 인기가 얼마나 ‘힙’한 페스티벌인지 알 수 있다.

[이게 공식 지도다…]

거대한 페스티벌은 아니지만, 무시하면 큰코 다친다. 생각보다 많은 영세 업체가 페스티벌 부스로 참여하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부스부터 한라산 소주와 참소라를 팔며 아재 감성을 터트리는 부스까지 별의별 부스가 있어서, 부스 구경하는 재미가 다른 페스티벌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뿐만 아니다. 한여름 가장 더운 시기에 열리는 페스티벌답게 공연장 내부에 수영장이 있다. 최고의 꿀잼 포인트. 반드시 수영복을 가져가야 한다고.

수영장에 수많은 부스에 즐길거리가 많지만 음악은? 무대 배경, 거대한 스테이지도 아닌 작고 아담한 무대에서 아티스트가 공연한다. 밤이 되면 화려한 LED가 번쩍이는데, 꼭 인디 클럽을 야외로 끌어낸 모양새다. 또 다른 구석에서는 디제이가 공연을 한다. 시티팝부터 뽕짝스러운 믹싱까지, 이곳 역시 예측불허다. 새소년처럼 유명해진 밴드부터, 아직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밴드들의 연주, 혹은 디제이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사람들과 춤을 덩실거리며 추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서울 인기는 아직 페스티벌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규모가 작은 페스티벌이다 보니 언제 중지되어도 이상하지 않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올해도 서울 인기가 열릴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벌써 3년째 열리는 이 페스티벌을 두고 “첫 번째는 사건일 수 있고, 두 번째는 우연일 수 있지만, 세 번째는 예정’”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네 번째는 글쎄, 누군가의 일상이 아닐까. 그리고 나는 그 일상이 이어지길 바란다.


서울 난지한강공원

아마도 8월(아직 미정) 


9월 : 우리는 언제나 마지막 축제인 것처럼 살아가지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

EDM 페스티벌의 시대다. EDM 페스티벌이 너무너무 많다. 메이저한 공연만 짚어보면, UMF, WDF(월디 디제이 페스티벌), 5tadium, 스펙트럼 정도를 손꼽을 수 있는데, 열리는 순서는 WDF – UMF – 5tadium – 스펙트럼 순이다. 월드 클럽 돔도 있지만, 올해는 개최가 불분명해서 논외로 친다. 무엇을 갈지는 아티스트 취향에 따라 갈리는 문제겠지만 나는 대개 EDM 페스티벌을 시즌을 마치는 애프터 파티로 즐기길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처럼 9월까지 풀타임으로 뛰게 되면 스펙트럼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되기 마련이다.

[알란 워커라던지, 마시멜로 라던지…]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은 개최사가 SM 엔터테인먼트다. 이제는 SM이 EDM 페스티벌도 해? 싶겠지만, 무시하기엔 생각보다 라인업이 꽤 튼튼하다. 최초 내한도 제법 많이 만들어내고 헤드라이너도 탑급 디제이로 섭외해 온다. 당연히 그래야지! 싶겠지만, EDM 페스티벌이 엄청나게 많은 요즘, 그러기가 쉬운 게 아니다.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은 매년 컨셉을 바꿔가며 페스티벌을 운영하는데, 조형물이나 공연도 컨셉에 영향을 많이 미치므로 무시할게 못된다. 올해의 컨셉은 Project Humanoid, 로봇과 인간의 공존의 실험이라고 한다.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은 화려한 스테이지 디자인으로 유명하니 뭔가 근 미래적인 화려한 퍼포먼스를 기대해 볼만 하다.

EDM 페스티벌답게 주류 부스가 정말 많고, VIP/VVIP로 들어가면 샴페인이나 칵테일도 많이 마실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흥이 넘치다 보면… 그래도 EDM 페스티벌의 자랑인 코스플레이어들과의 포토타임을 잊지 말자. 참고로 내 올해의 코스튬은 공룡옷이다…


장소 미정

2019.0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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