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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잘 모르는 유니클로 이야기

조회수 2019. 3. 13. 10: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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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러분. 에디터H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나는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계절의 변화를 소비로 만끽하곤 한다. 특히 새 옷을 사는 게 즐겁다. 새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을 때의 설렘을 나만 즐기는 건 아니겠지. 한 번 좋아하는 브랜드가 생기면 잘 바꾸지 않는다. 내게 잘 맞는 브랜드와 핏을 찾는 건 꽤 까다로운 일이니까. 그래서 오늘은 유니클로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지난 주말에 새로운 스트레이트 진을 구입해 집에 들어오면서, 몇 년 동안 옷장에 수집해온 유니클로 진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 진을 처음 입었던 건 5년 전이었나. 당시 즐겨 입던 스키니핏의 울트라스트레치진을 입고 피팅룸 안의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춰보았다. 어, 예쁜데? 발목까지 기분 좋게 라인이 드러나는 스타일리시한 진이었다. 뒷모습까지 체크해보아도 핏이 좋았다. 게다가 편했다. 무릎을 굽혀 앉아봐도 불편하게 당기는 느낌이 없었다. 정말, 진심으로, 내 인생에서 그렇게 편한 진은 처음이었다. 곧장 같은 디자인의 블루 컬러와 그레이 진을 모두 사서 매장을 나섰다.

[포르투에서 지낼 때 매일 같이 입은 유니클로 진]

그 뒤로 그 브랜드의 진만 입었다. 앵클진부터 보이프렌드진까지 온갖 디자인과 컬러를 섭렵하면서 말이다. 이 글을 쓰면서 최근 찍은 사진을 살펴보았는데 파리 여행부터 도쿄 여행, 포르투갈 여행까지 정말 모든 곳에서 유니클로 진을 입고 있더라.

내가 얼마나 많은 바지를 샀는지 자랑하려고 이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니다. 5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한 브랜드의 진을 꾸준히 입게 될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이야길 하고 싶은 거다. 유니클로는 익숙하고 친근한 브랜드지만, 그들의 철학이나 연구 개발에 대한 노력은 생각만큼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유니클로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청바지만 연구하는 전문 R&D 센터를 설립했다는 걸 알고 계시는지. 매장에 가면 작은 입간판으로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다들 쇼핑에 바빠 자세히 들여다보진 못했을 것 같다. 이 R&D센터의 이름은 ‘진 이노베이션 센터’다. 이름 그대로 오직 청바지에 대한 연구만 이루어지는 곳이다. 대단한 일이다. 유니클로엔 수많은 제품군이 있다. 내가 겨울마다 사 입는 히트텍이나 에어리즘, 셔츠, 룸웨어부터 속옷까지. 그런데 그 중 한 카테고리인 청바지만을 위해 전문 연구 센터를 만들다니.

그렇다면 이 진 이노베이션 센터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청바지의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소재와 트렌드를 반영한 진을 개발한다고. 특히 일부 제품은 세계적인 데님 제조사인 ‘카이하라’와 협업해 만든다. 카이하라 데님은 최상급의 목화를 고집해 프리미엄 데님의 대명사로 불린다.


가장 인상적인 건 제작 과정에서 환경 부담을 줄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마무리 공정에서 사용해야 하는 물을 최대 99%까지 절감해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는 진 워싱 공정을 개발했다고.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진 제품에 친환경 워신 공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의미있는 행보다.

진의 매력은 무한한 가능성이다. 매치하는 아이템에 따라 자유분방하고 발랄해 보이기도 하고, 고급스럽고 포멀해 보이기도 하니까.

밑위가 긴 하이라이즈 스트레이트 진과 시가렛 진에 여러 코디를 더해보았다. 하이라이즈 디자인은 다리가 길어 보일 뿐만 아니라 배 부분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는 장점이 있다. 두 제품 모두 앞서 설명한 카이하라 원단을 사용해 신축성도 뛰어나고 편하다.

개인적으로 즐겨 입는 조합이다. 벌써 3년째 입고 있는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UT에 하이라이즈 스트레이트 진을 함께 입으면 기분도 그렇게 경쾌하더라. 뭔가 5살 정도 어려지는 느낌. 내가 주말에 구입한 청바지가 바로 이 제품이다. 워싱이나 라인이 모두 마음에 들었다. 스키니 진이나 와이드 팬츠와는 다른 클래식한 실루엣이 매력. 솔직히 말하자면 크리스탈이 입고 나오는 광고에 혹해 사버렸는데 스트레이트 실루엣 덕에 체형에 관계없이 예쁘게 소화할 수 있다. 나는 데미지 가공이 들어간 디자인을 택했다. 개인적으로 유니클로의 데미지 진을 좋아하는데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딱 예쁜 가공이기도 하지만, 오래 입어도 해지지 않는다.

트위드 재킷은 굉장히 차려입은 느낌이 있지만, 하이라이즈 시가렛 진과 코디하니 훨씬 영하고 스타일리시하다. 오피스룩으로도 딱이다. 너무 무겁지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아서 좋다. 하이라이즈 시가렛 진은 이름처럼 슬림하고 깨끗하게 떨어지는 핏이 훌륭하다. 하나 정도 갖고 있으면 코디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베이식 아이템. 기본 아이템이지만 충분히 스타일리시하고 트렌디하다.

입어봤더니 역시나 예쁘다. 딱 내 스타일이다. 차분한 베이지 톤의 재킷과 진한 블루 컬러의 진은 궁합이 참 좋다. 최근엔 여유있는 핏의 스트레이트 진만 즐겨 입었던 터라 이런 스키니 핏 바지는 오랜만이다. 마음 편한 신축성에 비해 라인을 잘 잡아준다. 거울 앞에 서서 옆모습과 뒷모습을 모두 체크해본다. 깨끗하게 빠진 라인에 흡족. 어쩐지 오늘 좀 괜찮은 것 같아서 이 상태로 폭풍 같은 거울 셀카를 찍었다.

내가 유니클로 진에 대한 열정적인 예찬을 펼쳐서 에디터M도 덩달아 입문했다. 스웨터에 스트레이트 진을 코디했다. 짜임이 보이는 크루넥 스웨터와 핏이 똑 떨어지는 데미지 진의 조합이 참 좋다. 단정하면서도 자유분방한 느낌. 가벼운 에코백을 곁들이면 캠퍼스룩으로도 사랑스럽겠다.

앉았을 때 발목위로 똑 떨어지는 길이감이나 보기 좋게 헤진 데미지 디테일을 보자. 에디터M과 잘 어울린다. 

세상에 널린 게 청바지지만 마음에 드는 핏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가 너무 길거나, 롤업을 했을 때 예쁘지 않거나, 워싱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헤진 구멍이 너무 커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앉았을 때도 몸이 편하면서도 스타일리한 바지를 찾기란 얼마나 까다로운 작업인지. 내가 유니클로에 정착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탐험과 실패를 거듭했는지 모른다. 

이건 에디터 기은의 코디. 기은인 본래 레드나 와인 컬러 가디건을 즐겨입는데, 네이비 컬러의 스트레이트 진을 매치했더니 단정하고 예쁘다.

진리의 흰 티에 청바지 패션. 질 좋은 진에는 아무 디테일 없는 화이트 티셔츠가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는 걸 이 사진을 찍으며 또 한 번 깨닫는다.


롤업 했을 때도 예쁘다. 스티치나 마감이 깔끔한 덕분이다. 접어 올렸을 때 스티치가 엉망이거나 실밥이 튀어나오는 진은 매력 없다. 스타일은 만듦새와 디테일에서 나오는 법이거든. 


남자에게 추천해줄 아이템은 없냐고? 남성 독자 여러분을 위해 2019 S/S 신제품 중 예쁜 애들을 몇 개 골라왔다.

남성용 이지 진. 허리 부분이 밴드 처리되었으며, 안감에 스웨트 소재를 적용했다. 활동이 많은 사람도 굉장히 편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을 것. 사진은 남성용 제품이지만 여성용 제품도 있다.

남성용 스트레치 셀비지 슬림피트 진. 개인적으로 셀비지 진을 입은 남자를 참 좋아한다. 단정하지만 힙한 느낌이랄까. 다리가 길어 보이는 슬림피트 디자인에 전통 셀비지 소재를 더했다. 깔끔하고 예쁘게 떨어지는 디자인 덕에 셔츠나 티셔츠에 함께 코디하면 손쉽게 스타일리시해 보일 것.

유니클로에 대해 다룰 일이 생길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기사를 쓰며 꽤 즐거웠다. 너무나 친근하고 가까운 브랜드지만, 너무 익숙해서 잘 몰랐던 브랜드 철학을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유니클로 진의 이번 시즌 컨셉이 ‘마이 라이프, 마이 진’이던데, 나로선 크게 공감 가는 문구다. 내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편안하고 스타일리시하며, 믿음직한 아이템. 어제도 입고 오늘도 입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아이템. 이렇게 좋아하는 브랜드와 아이템을 나눌 수 있어서 즐겁다. 내 일상에 이런 것들이 늘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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